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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東坡居士 蘇軾 詩

九日尋臻闍梨遂泛小舟至勤師院二首(구일심진도이수범소주지근사원이수) : 소식(蘇軾)

by 산산바다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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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九日尋臻闍梨遂泛小舟至勤師院二首(구일심진도이수범소주지근사원이수) : 소식(蘇軾)

     중양절에 범진 스님을 찾아갔다가 나선 김에 배를 띄워 혜근 스님 계신 곳에 이르러 지은 2

 

白髮長嫌歲月侵病眸兼怕酒杯深南屏老宿閑相過東閣郎君懶重尋

試碾露芽烹白雪休拈霜蕊嚼黃金扁舟又截平湖去欲訪孤山支道林

 

湖上青山翠作堆蔥蔥郁郁氣佳哉笙歌叢裏抽身出雲水光中洗眼來

白足赤髭迎我笑拒霜黃菊為誰開明年桑苧煎茶處憶著衰翁首重回

 

 

其一

白髮長嫌歲月侵(백발장혐세월침) : 흰머리 늘 때마다 세월 가는 게 싫었고

病眸兼怕酒杯深(병모겸파주배심) : 눈 아픈 뒤에는 술 마실 때도 걱정 깊었네.

南屛老宿閑相過(남병노숙한상과) : 남병산 스님은 한가로이 오가는데도

東閣郎君懶重尋(동각낭군나중심) : 동각 낭군은 두 번 다시 찾아뵙지 못했네.

試碾露芽烹白雪(시년노아팽백설) : 눈 녹은 물에 노아차 갈아 끓여 마신 뒤

休拈霜蕊嚼黃金(휴념상예작황금) : 서리 맞은 국화 꺾어 꽃잎 씹다 그만두네.

扁舟又戴平湖去(편주우대평호거) : 작은 배 띄워서 물 잔잔한 평호 건너가

欲訪孤山支道林(욕방고산지도림) : 고산에 있는 혜근 스님 만나보고 싶구나

 

 

其二

湖上靑山翠作堆(호상청산취작퇴) : 호수 위 청산은 푸른빛의 더미 되어

蔥蔥鬱鬱氣佳哉(총총울울기가재) : 울울창창 그 기운이 참으로 아름답네.

笙歌叢裏抽身出(생가총리추신출) : 풍악소리 노랫소리 그 속에서 빠져나와

雲水光中洗眼來(운수광중세안래) : 물안개 낀 호수에서 눈 씻으러 왔더니

白足赤髭迎我笑(백족적자영아소) : 스님께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는데

拒霜黃菊爲誰開(거상황국위수개) : 샛노란 국화꽃은 누굴 위해 피었는가?

明年桑苧煎茶處(명년상저전차처) : 내년에는 상저옹이 차 끓이던 곳에서

憶著衰翁首重回(억착쇠옹수중회) : 늙은 나를 생각하며 자꾸 돌아보시겠네.

 

 

동파가 범진과 혜근을 만난 것이 항주에 처음 부임했던 희녕(熙寧) 5(1072)이었는데, ‘내년에는 늙은 나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한 제2수의 마지막 구절을 보면 아마도 이 시는 동파가 희녕 7(1074) 5월에 밀주(密州)로 부임하라는 발령 받은 뒤 항주를 떠나기 전 중양절에 도인들을 만나 작별을 고할 때 쓴 것으로 보인다.

 

* 九日(구일) : 음력으로 九月 九日 중양절(重陽節)을 가리킨다.

* () : 항주(杭州) 상천축사(上天竺寺)에 주석하고 있던 남병범진(南屛梵臻)을 가리킨다.

* 闍黎(도려) : 산스크리트 아짜리아acarya의 음역 아사리(阿闍梨), 즉 불가(佛家)에서 제자를 가르치고 제자의 행위를 바르게 지도하여 그 모범이 될 수 있는 승려를 가리킨다. 출가아사리(出家阿闍梨), 수계아사리(受戒阿闍梨), 교수아사리(敎授阿闍梨), 수경아사리(受經阿闍梨), 의지아사리(依止阿闍梨) 등 다섯 아사리가 있는데, 체발아사리(剃髮阿闍梨)를 더해 여섯 아사리로 부르기도 한다. ‘사리로 읽기도 하는 것은 고승(高僧), 승인(僧人), 화상(和尙)을 뜻하는 중국어의 독음 ‘shélí’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 病眸(병모) : 아픈 눈을 가리킨다.

* 南屛(남병) : 항주(杭州)에 있는 산 이름으로 서호(西湖) 명승 중 한 곳이다.

* 老宿(노숙) : 나이가 많고 경력과 자질이 풍부한 사람을 가리킨다. 불가(佛家)에서 승랍(僧臘)이 많고 수행이 깊은 화상을 가리킨다.

* 相過(상과) : 서로 오가다. 한유韓愈長安交遊者贈孟郊란 시에서 親朋相過時, 亦各有以娛(친하게 지내는 벗 서로 오갈 때 / 둘이 모두 그것을 즐거움으로 알았네)’라고 했다.

* 東閣(동각) : 고대에 재상이 불러 손님을 접대한 곳을 가리킨다.

* 郎君(낭군) : 상서랑(尙書朗)을 가리킨다. 당대(唐代) 신입 진사(進士)의 호칭이다.

* 露芽(노아) : () 이름이다. 초목의 새싹을 가리킨다. 이시진(李時珍)본초강목本草綱目ㆍ명에서 말하기를 唐人尙茶, 茶品益衆, 有雅州之蒙頂, 石花, 露芽, 穀芽爲第一(당나라 때 사람들이 차를 숭상하여 차의 명품이 갈수록 많아졌는데 아주의 몽정, 석화, 노아, 곡아를 제일로 쳤다)’이라고 했다.

* 霜蕊(상예) : 국화(菊花)를 가리킨다. 소식蘇軾送顔復兼寄王巩이란 시에서 苦恨相思不相見, 約我重陽嗅霜蕊(보고 싶어도 보지 못해 괴롭다고 하면서 / 국화꽃 피는 중양절에 만나자고 약속했네)’라고 했다.

* 平湖(평호) : 항주(杭州)의 서호(西湖)를 가리킨다.

* 孤山(고산) : 서호(西湖) 안에 있는 고봉(孤峰)으로 풍광이 수려하고 그윽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임포(林逋)가 이곳에서 매화와 학을 기르며 은거했는데, 사람들이 그를 고산처사(孤山處士)라고 불렀다.

* 支道林(지도림) : 동진(東晉)의 고승(高僧) 지둔(支遁)(314~366)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혜근(惠勤)을 가리킨다. 혜근은 고산(孤山)의 지과사(智果寺)에 있던 승려로 소식(蘇軾)臘日游孤山訪惠勤惠思二僧이란 시를 쓰기도 했다.

* 蔥蔥(총총) : 초목이 푸르고 무성한 것 또는 기세가 왕성한 것을 가리킨다. 이백李白侍從遊宿溫泉宮作이란 시에서 日出瞻佳氣, 蔥蔥繞聖君(해가 뜨니 상서롭고 맑은 기운이 / 기세도 좋게 영명하신 우리 군주 에워싸고 있구나)’이라고 했다.

* 鬱鬱(울울) : 향기가 진하고 의태가 장엄하고 아름다운 것을 가리킨다.

* 拒霜黃菊(거상황국) : 서릿발에도 끄떡없는 국화菊花의 의젓함을 가리킨다. ‘拒霜은 따로 목부용(木芙蓉)이란 꽃을 가리키기도 한다.

* 桑苧(상저) : 뽕나무와 모시를 심는 것, 즉 농사를 가리킨다. 육우(陸羽)의 별호(桑苧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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