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僧清順新作垂雲亭(승청순신작수운정) : 소식(蘇軾)
청순 스님이 새로 지은 수운정에서
江山雖有餘,亭榭苦難穩。登臨不得要,萬象各偃蹇。
惜哉垂雲軒,此地得何晚。天功爭向背,詩眼巧增損。
路窮朱欄出,山破石壁很。海門浸坤軸,湖尾抱雲巘。
蔥蔥城郭麗,淡淡煙村遠。紛紛烏鵲去,一一漁樵返。
雄觀快新獲,微景收昔遁。道人真古人,嘯詠慕嵇阮。
空齋臥蒲褐,芒屨每自捆。天憐詩人窮,乞與供詩本。
我詩久不作,荒澀旋鋤墾。從君覓佳句,咀嚼廢朝飯。
江山雖有餘(강산수유여) : 강산이 비록 남아돌아도
亭榭苦難穩(정사고난온) : 정자는 참으로 자리를 잘 잡기가 어려우니
登臨不得要(등림부득요) : 높은 데서 내려다봄에 요령을 얻지 못하면
萬象各偃蹇(만상각언건) : 온갖 형상이 제 잘난 척 제각기 우뚝할 뿐이라네
惜哉垂雲軒(석재수운헌) : 애석하도다 수운헌이
此地得何晩(차지득하만) :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이 어찌 이리도 늦었는가?
天公爭向背(천공쟁향배) : 하느님이 애써서 향배를 조절해 놓은 데서
詩眼巧增損(시안교증손) : 시인이 솜씨 있게도 글자를 가감하네.
路窮朱欄出(노궁주난출) : 길이 끝나는 곳에 붉은 난간이 나타나고
山破石壁很(산파석벽흔) : 산이 허물어진 곳에 절벽이 험준하네.
海門浸坤軸(해문침곤축) : 바다 하구는 지축을 적시고 있고
湖尾抱雲巘(호미포운헌) : 호수의 끝자락은 구름 속의 산을 안고 있네.
葱葱城郭麗(총총성곽려) : 푸릇푸릇 풀이 돋은 성곽은 아름답고
淡淡烟村遠(담담연촌원) : 엷디엷게 안개 덮인 마을은 아득하네.
紛紛鳥鵲去(분분조작거) : 여기저기 어지러이 새들은 날아가고
一一漁憔返(일일어초반) : 한 명씩 한 명씩 어부와 나무꾼이 돌아오네.
雄觀快新獲(웅관쾌신획) : 웅장한 경관은 새 친구를 즐겁게 하고
微景收昔遁(미경수석둔) : 아련한 경치는 옛 은자를 품고 있네.
道人眞古人(도인진고인) : 도인은 진정한 옛사람이라
嘯詠慕嵇阮(소영모혜원) : 콧노래 흥얼흥얼 혜강 원적 흠모하네.
空齊臥蒲褐(공제와포갈) : 빈 서재의 부들방석에 갈옷 입고 누워
芒屨每自捆(망구매자곤) : 매번 손수 두드려서 짚신을 만드네.
天憐詩人窮(천련시인궁) : 시인이 궁색함을 하늘이 불쌍히 여겨서
乞與供詩本(걸여공시본) : 시를 지을 소재를 나에게 주셨으니
我詩久不作(아시구부작) : 나는야 오랫동안 시를 짓지 않았지만
荒澀旋鋤墾(황삽선서간) : 황량하고 껄끄러움이 이내 없어지겠네.
從君覓佳句(종군멱가구) : 그대를 따라서 먼진 구절을 찾느라
咀嚼廢朝飯(저작폐조반) : 아침도 먹지를 않고 몇 번이고 곱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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