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再用前韻寄莘老(재용전운기신노) : 소식(蘇軾)
다시 지난번 시의 운자를 사용하여 손신노(孫莘老)에게 부친다.
君不見夷甫開三窟,不如長康號癡絕。癡人自得終天年,智士死智罪莫雪。
困窮誰要卿料理,舉頭看山笏拄頰。野鳧翅重自不飛,黃鶴何事兩翼垂。
泥中相從豈得久,今我不往行恐遲。江夏無雙應未去,恨無文字相娛嬉。〈黃庭堅,莘老婿,能文。
吾不見夷甫開三窟(오불견이보개삼굴)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이보가 굴을 세 개나 팠어도
不如長康號癡絶(불여장강호치절) : 장강이 천치라고 불린 건만 같지 못했음을?
癡人自得終天年(치인자득종천년) : 어리석은 자는 자득하여 천수를 다 누리지만
智士死智罪莫雪(지사사지죄막설) : 지혜로운 자는 지혜에 죽어 그 죄를 씻을 수 없다네.
困窮誰要卿料理(곤궁수요경요리) : 곤궁하다고 누가 그대에게 자기 일을 잘하라고 하겠소?
擧頭看山獨拄頰(거두간산독주협) : 고개를 들어 먼 산을 보며 홀로 뺨을 받힐 텐데
野鳧翅重自不飛(야부시중자불비) : 들오리는 날개가 무거워서 스스로 안 난다지만
黃鶴何事兩翼垂(황학하사양익수) : 황학은 무슨 일로 두 날개가 축 처졌는가?
泥中相從豈得久(니중상종기득구) : 진흙탕 속의 상종이 어찌 오래가겠소?
今我不往行恐遲(금아불왕행공지) : 지금 내가 안 가면 아마 늦을 테지요
江夏無雙應未去(강하무쌍응미거) : 강하의 천하무쌍이 아직 가지 않았을 텐데
恨無文字相娛嬉(한무문자상오희) : 그와 함께 시문으로 즐긴 적이 없어 안타깝소
* 孫莘老(손신노) : 손각(孫覺). 고우(高郵) 사람. 왕안석(王安石)과 친했으나 의견이 달라 중앙정부에서 떠났으나 철종(哲宗) 때 어사중승(御史中丞)이 되어 용도각학사(龍圖閣學士)가 되었다. 희녕(熙寧) 4년 오흥(吳興) 태수가 되어 墨妙亭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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