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催試官考較戲作(최시관고교희작) : 소식(蘇軾)
고시관들의 채점을 독려하여 장남 삼아 짓는다
八月十五夜,月色隨處好。不擇茅檐與市樓,況我官居似蓬島。
鳳咮堂前野桔香,劍潭橋畔秋荷老。八月十八潮,壯觀天下無。
鯤鵬水擊三千里,組練長驅十萬夫。紅旗青蓋互明滅,黑沙白浪相吞屠。
人生會合古難必,此景此行那兩得。願君聞此添蠟燭,門外白袍如立鵠。
八月十五夜(팔월십오야) : 중추가절 팔월이라 보름날 밤에
月色隨處好(월색수처호) : 가는 곳마다 달빛이 너무나 좋아
不擇茅簷與市樓(불택모첨여시루) : 초가의 처마 도시의 누각 구별 없이 비추는데
況我官居似蓬島(황아관거사봉도) : 더군다나 우리 관청은 봉래도와 같네.
鳳味堂前野橘香(봉미당전야귤향) : 봉주당 앞 야생 귤은 향내를 뿜고
劍潭橋畔秋荷老(검담교반추하노) : 검담교 옆 가을 연꽃은 시들기 시작하네.
八月十八潮(팔월십팔조) : 팔월 열여드렛날 전당강의 조수는
壯觀天下無(장관천하무) : 천하에 다시 없는 기막힌 장관일세.
鯤鵬水擊三千里(곤붕수격삼천리) : 붕새가 삼천 리나 물을 치는 것 같고
組練長驅十萬夫(조련장구십만부) : 십만 명의 병사를 멀리 몰고 가는 것 같네.
紅旗靑蓋互明滅(홍기청개호명멸) : 붉은 깃발과 푸른 덮개가 번갈아 명멸하고
黑沙白浪相呑屠(흑사백랑상탄도) : 검은 모래와 흰 물결이 서로 삼켜 없앤다네.
人生會合古難必(인생회합고난필) :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걸 보기 어렵고
此景此行那兩得(차경차행나양득) : 전당강 조수 감상과 향시 채점 병행하기도 어렵네.
願君聞此添蠟燭(원군문차첨랍촉) : 시험관들이 밤새워 시권 채점을 마쳐주기 바라며
門外白袍如立鵠(문외백포여립곡) : 응시자들이 문밖에서 목 빼고 서서 기다린다네.
* 較: ‘校’와 통한다. ‘考校’는 시험관이 응시자들의 시권(試卷)을 살펴본 뒤 평점을 매기는 것을 가리킨다.
* 蓬島(봉도) : 신선들이 산다는 전설 속 봉래산(蓬萊山)을 가리킨다.
* 鳳咮堂(봉주당) : 항주(杭州) 봉황산(鳳凰山) 밑에 있던 건물을 가리킨다. 항주의 관공서가 자리한 곳일 것으로 짐작하며 읽었다.
* 劍潭橋(검담교) : 당시 항주에는 이런 다리가 없었다는 견해도 있다.
* 潮(조) : 전당강(錢塘江)의 조수(潮水)를 가리킨다. 지금도 바닷물이 가장 많이 강 쪽으로 올라오는 음력 8월 18일은 조생일(潮生日)이라 하여 전당강에서 벌어지는 장관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넘친다고 한다.
* 水擊三千里(수격삼천리) : ⟪장자(莊子)ㆍ소요유(逍遙遊)⟫에서 북해(北海)의 곤(鯤)이 붕(鵬)이 되어 남명(南冥)으로 가는데, ‘괴이한 일들을 적은 ⟪제해⟫란 책에서 붕이 남명으로 갈 때 날개를 한 번 치고 날아오르면 물이 삼천 리를 튀어 오르고, 붕은 구만 리 상공으로 올라가 여섯 달을 날아가서 남명에 이르러 쉰다(齊諧者, 志怪者也. 諧之言曰: 鵬之徙於南冥也, 水擊三千里, 摶扶搖而上者九萬里, 去以六月息者也).’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 組練(조련) : 갑옷을 입은 전차병과 연포(練袍)를 입은 보병을 가리킨다. 무장한 병사들을 가리킨다.
* 呑屠(탄도) : 삼키다. 멸하다.
* 白袍(백포) : 아직 출사하지 않은 사인(士人)이 입는 흰옷을 가리킨다. 말직이라도 관직을 가진 사람들이 입는 검은 옷 조포(皂袍)와 구별된다.
* 立鵠(입곡) : 똑바로 서다. 목을 길게 늘이고 방(榜)이 걸리기만 기다리는 응시자들의 모습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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