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遊徑山(유경산) : 소식(蘇軾)
경산을 유람하고
眾峰來自天目山,勢若駿馬奔平川。中途勒破千里足,金鞭玉𩍐相回旋。
人言山住水亦住,下有萬古蛟龍淵。道人天眼識王氣,結茅宴坐荒山巔。
精誠貫山石為裂,天女下試顏如蓮。寒窗暖足來樸渥,夜缽呪水降蜿蜒。
雪眉老人朝叩門,願為弟子長參禪。爾來廢興三百載,奔走吳會輸金錢。
飛樓湧殿壓山谷,朝鐘暮鼓驚龍眠。晴空偶見浮海蜃,落日下數投林鳶。
有生共處覆載內,擾擾膏火同烹煎。近來愈覺世路隘,每到寬處差安便。
嗟余老矣百事廢,卻尋舊學心茫然。問龍乞水歸洗眼,欲看細字銷殘年。
龍井水洗病眼有效。
衆峰來自天目山(중봉래자천목산) : 천목산에서 뻗어 나온 수많은 산봉우리
勢若駿馬奔平川(세약준마분평천) : 준마가 평원을 달리는 기세 같구나
中途勒破千里足(중도륵파천리족) : 도중에 고삐 풀린 천리마가 되어서
金鞭玉𩍐相回旋(金鞭玉𩍐상회선) : 금 채찍과 옥 발판이 번갈아 빙빙 돌아가네.
人言山住水亦住(인언산주수역주) : 달리던 산줄기는 멈춰 서고 물줄기도 멎는 곳
下有萬古蛟龍淵(하유만고교룡연) : 그 밑에 오래된 교룡의 못이 있다고 하네.
道人天眼識王氣(도인천안식왕기) : 도인의 높은 안목이 왕기를 알아보고
結茅宴坐荒山嶺(결모연좌황산령) : 활량한 꼭대기에 띠 집 짓고 쉬었다네.
精誠貫山石爲裂(정성관산석위렬) : 정성이 산을 꿰뚫어 바위를 쪼갠 제자 두었고
天女下試顔如蓮(천녀하시안여련) : 연꽃 같은 천녀의 시험도 거뜬히 통과했다네.
寒窗暖足來朴朔(한창난족래박삭) : 발을 덥히려고 겨울 창에 토끼가 찾아오고
夜鉢呪水降蜿蜒(야발주수강완연) : 비를 빌어 바리때에 용이 내려왔다네.
雪眉老人朝叩門(설미노인조고문) : 눈썹 하얀 노인이 아침에 문을 두들기며
願爲弟子長參禪(원위제자장참선) : 제자가 되어 길이길이 참선하고 싶다고 했네.
爾來廢興三百載(이래폐흥삼백재) : 그 뒤로 삼백 년간 흥망을 거듭했나니
奔走吳會輸金錢(분주오회수금전) : 절강 지방을 쫓아다니며 시주 돈을 날랐다네.
飛樓湧殿壓山破(비루용전압산파) : 나는 누각 치솟은 불당이 으깰 듯이 산을 눌러
朝鐘暮鼓驚龍眠(조종모고경용면) : 아침 종과 저녁 북이 용의 잠을 깨우네.
晴空仰見浮海蜃(청공앙견부해신) : 맑은 하늘 우러러 신기루를 쳐다보고
落日下數投林鳶(낙일하수투림연) : 석양 무렵에 굽어보며 숲을 찾는 솔개를 보네.
有生共處覆載內(유생공처복재내) : 생명 있는 존재들이 천지 안에 함께 사는 건
擾擾膏火同烹煎(요요고화동팽전) : 훨훨 타는 기름 횃불에 함께 지지고 볶이는 것이네.
近來愈覺世路隘(근래유각세로애) : 세상 길 좁은 줄을 근래에 더 잘 알아서
每到寬處差安便(매도관처차안편) : 느긋한 곳에 이를 때마다 적이 편안해지네.
嗟余老矣百事廢(차여노의백사폐) : 아 아! 나는 노쇠하여서 만사가 다 끝났으니
却尋舊學心茫然(각심구학심망연) : 옛날의 학문이나 하려고 해도 마음이 막막하네.
問龍乞水歸洗眼(문용걸수귀세안) : 용에게 물을 빌어 돌아가서 눈을 씻고
欲看細字鎖殘年(욕간세자쇄잔년) : 잔글씨나 보면서 여생을 보내련다.
龍井水洗病眼有效(용정수세병안유효) : 용정수에 눈병을 씻어냄을 본받네.
* 徑山(경산) : 징산산 [저장(浙江) 성 북부, 항저우(杭州) 부에 있는 산.]
* 천목산 (天目山)은 절강성(浙江省) 항주시(杭州市)에 위치한 산으로
서호(西湖)의 산과 절강(浙江) 북부에 위치한 산 대부분이 천목산맥(天目山脉)에 속하여
절강(浙江)에서 큰 의미를 갖는 곳이다. 오월(吴越)지역을 굽어 살핀다.
* 天目山에 선원사(禅源寺)는 상당히 큰 규모의 절인데 임제종(臨濟宗)의 본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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