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再和(재화) : 소식(蘇軾)
다시 화답하여
東望海,西望湖,山平水遠細欲無。野人疏狂逐漁釣,刺史寬大容歌呼。
君恩飽暖及爾孥,才者不閑拙者娛。穿巖度嶺腳力健,未厭山水相縈紆。
三百六十古精廬,出遊無伴籃輿孤。作詩雖未造藩閾,破悶豈不賢樗蒲。
君才敏贍兼百夫,朝作千篇日未晡。朅來湖上得佳句,從此不看營丘圖。
知君篋櫝富有余,莫惜錦繡償菅蘧。窮多鬥險誰先逋,賭取名畫不用摹。
東望海, 西望湖.(동망해, 서망호.) : 동쪽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서쪽으로 호수를 바라보니
山平水遠細欲無(산평수원세욕무) : 평평한 산 아득한 강 가늘어져서 보일락 말락
野人疎狂逐漁釣(야인소광축어조) : 야인은 거리낄 게 없어서 고기잡이 나가는데
刺史寬大容歌呼(자사관대용가호) : 자사가 관대하여 고성방가를 허용하네.
君恩飽暖及爾孥(군은포난급이노) : 임금님의 은혜가 하해와 같아서 등따시고 배부름이 처자까지 미치니
才者不閑拙者娛(재자불한졸자오) : 재주 있는 사람은 한가할 틈이 없고 재주 없는 사람도 저마다 즐긴다네.
穿巖度嶺脚力健(천암도령각력건) : 바위틈을 뚫고 다리 힘이 좋으니 고개를 넘어
未厭山水相縈紆(미염산수상영우) : 산과 물이 꼬불꼬불 멀리 뻗어도 싫지 않네.
三百六十古精廬(삼백육십고정려) : 삼백육십 군데의 오래된 절이 있으나
出遊無伴籃輿孤(출유무반람여고) : 나가서 놂에 짝이 없어 남녀가 외로웠네.
作詩雖未造藩閾(작시수미조번역) : 나는 시 짓는 것이 문턱에도 아직 못 갔지만
破悶豈不賢摴蒱(파민개불현저포) : 소일한 데야 어찌 저포(賭博) 보다 못하랴?
君才敏瞻兼百夫(군재민첨겸백부) : 그대는 재주가 넘쳐서 일당백(一當百)이니
朝作千篇日未晡(조작천편일미포) : 아침에 일어나 천 편을 지어도 해가 아직 안 저무네.
朅來湖上得佳句(걸래호상득가귀) : 호수가를 오가며 멋진 싯귀를 얻었으니
從此不看營丘圖(종차불간영구도) : 이제부턴 산수화를 안 보아도 되겠네.
知君篋櫝富有餘(지군협독부유여) : 그대는 상자와 궤짝이 넘치는 줄 아나니
莫惜錦繡償菅蘧(막석금수상관거) : 금수(錦繡)를 아까워 말고 솔새와 패랭이 값을 갚아주게나
窮多鬪險誰先逋(궁다투험수선포) : 궁지에 몰리는 싸움이 험악해지는 법 누가 먼저 달아날 수 있으랴?
賭取名畵不用摹(도취명화불용모) : 내기로 좋은 그림 뺏으면 될 것이니 굳이 내 손으로 베낄 필요는 없다네.
* 摴蒱(저포) : 도박
* 一當百(일당백) : 한 사람이 백 사람을 당해낸다는 뜻
* 錦繡(금수) : 수를 놓는 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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