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凌虛臺記(능허대기) : 소식(蘇軾)
능허대에 올라 인생무상을 이야기한 단편들
國於南山之下,宜若起居飲食與山接也。四方之山,莫高於終南;而都邑之麗山者,莫近於扶風。以至近求最高,其勢必得。而太守之居,未嘗知有山焉。雖非事之所以損益,而物理有不當然者,此凌虛之所為築也。
方其未築也,太守陳公,杖履逍遙於其下。見山之出於林木之上者,纍纍如人之旅行於牆外,而見其髻也。曰:「是必有異。」使工鑿其前為方池,以其土築臺,高出於屋之簷而止。然後人之至於其上者,怳然不知臺之高,而以為山之踴躍奮迅而出也。公曰:「是宜名凌虛。」以告其從事蘇軾,而求文以為記。
軾復於公曰:「物之廢興成毀,不可得而知也。昔者荒草野田,霜露之所蒙翳,狐虺之所竄伏;方是時,豈知有凌虛臺邪?廢興成毀,相尋於無窮。則臺之復為荒草野田,皆不可知也。
嘗試與公登臺而望:其東則秦穆之祈年、橐泉也,其南則漢武之長楊、五柞,而其北則隋之仁壽、唐之九成也。計其一時之盛,宏傑詭麗,堅固而不可動者,豈特百倍於臺而已哉?然而數世之後,欲求其髣髴,而破瓦頹垣,無復存者,既已化為禾黍荊棘,丘墟隴畝矣,而況於此臺歟?
夫臺猶不足恃以長久,而況於人事之得喪,忽往而忽來者歟?而或者欲以夸世而自足,則過矣。葢世有足恃者,而不在乎臺之存亡也。」既已言於公,退而為之記。
臺於南山之下(대어남산지하) : 대가 남산 아래에 있다면
宜若起居飮食(의약기거음식) : 의당 그곳에서의 생활은
與山接也(여산접야) : 산과 접하여있게 될 것이다.
四方之山(사방지산) : 사방의 산들은
莫高於終南(막고어종남) : 남산보다 더 높은 것이 없고
而都邑之最麗者(이도읍지최려자) : 도읍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는
莫近於扶風(막근어부풍) : 부풍을 따라올 곳이 없다.
以至近(이지근) : 지극히 가까운 곳에서
求最高(구최고) : 가장 높은 것을 찾는다면
其勢必得(기세필득) : 그 형세로 보아 반드시 남산을 발견하게 될 것이나
以太守之居(이태수지거) : 태수는 이곳에 살면서도
未嘗知有山焉(미상지유산언) : 일찍이 산이 있다는 것 조차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雖非事之所以損益(수비사지소이손익) : 비록 어떤 일에 손해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나
而物理有不當然者(이물리유불당연자) : 사물의 이치에 있어서는 당연하지 않은 일이 있었으니
此凌虛之所爲築也(차릉허지소위축야) : 이것이 능허대를 쌓는 까닭이다.
* 凌虛(능허) : 하늘 높이 오르다.
* 国(국) : 성읍(城邑). 도시와 읍.
* 南山(남산) : 종남산(終南山)의 약칭. 섬서성(陝西省) 장안(長安)ㆍ성남(城南) 오십 리의 종남(終南:秦嶺) 산맥(山脈) 중의 한 봉우리.
* 起居飲食(기거음식) : 일상생활.
* 扶風(부풍) : 송나라에서는 봉상부(鳳翔府)로 불리웠다.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봉상현(鳳翔縣)동쪽에 있다.
* 所為築(소위축) : 건축을 하는 이유. 所為는“所以”와 같다.
方其未築也(방기미축야) : 능허대를 쌓기 전에
太守陳公(태수진공) : 태수인 진공이
杖屨逍遙於其下(장구소요어기하) : 지팡이 짚고 짚신 신고 그 아래를 거닐다가
見其山之出於林木之上者 : 나무 숲 위로 산이 솟아난 것이
壘壘然如人之旅行於墻外 : 올망졸망하여 마치 담 밖으로 길을 가는 사람들 같아서
而見其髻也(이견기계야) : 상투를 보는 것 같다
曰是必有異(왈시필유이) : 이것은 반드시 특이한 점이 있을 것이라 하고
使工鑿其前(사공착기전) : 공인들을 시켜 그 앞을 파서
爲方池(위방지) : 네모 난 연못을 만들게 하여
以其土築臺(이기토축대) : 그 흙으로 대를 쌓았는데
出於屋之簷而止 : 지붕 추녀 위로 솟아난 높이에서 멈추었다.
然後人之至於其上者 : 그러한 뒤에는 사람들이 그 위에 올라와 보고는
怳然不知臺之高(황연불지대지고) : 황홀한 듯 대가 높은 것은 모르고
而以爲山之踴躍奮迅而出也 : 산이 뛰어 솟아나온 것이라 여기게 되었다.
公曰(공왈) : 진공께서 말했다.
是宜名凌虛(시의명릉허) : “이곳은 의당히 능허라 이름 지어야겠다.” 하고는
以告其從事蘇軾(이고기종사소식) : 그의 밑에서 일하는 소식에게 고하여
而俾爲之記(이비위지기) : 그에 관한 글을 짓도록 하였다.
* 杖屨(장구) : 지팡이와 신.
* 太守(태수) : 관직명. 송나라 시대에는 지주(知州) 또는 지부(知府).
* 陳公(진공) : 당시의 지부(知府)인 진희량(陳希亮)을 말하며, 자(字)는 공필(公弼)이다.
* 髻(계) : 상투.
* 纍纍(누누) : 올망졸망한 모양. 주렁주렁한 모양.
* 鑿(착) : 뚫다. 파다.
* 屋之危(옥지위) : 지붕 높이. 危는 높다.
* 怳然(황연) : 문득 깨닫는 모양. 황홀한 모양.
* 踴躍(용약) : 펄쩍 뛰어오르다.
* 奮迅(분신) : 맹렬한 힘으로 분기함. 날래다.
* 從事(종사) : 송나라 때의 관직명.당시 소식은 봉상부의 첨서판관(签書判官)으로 있었으며 태수 진희량의 직속이었다.
軾復於公曰(식복어공왈) : 나 소식은 전공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物之廢興成毁(물지폐흥성훼) : 만물이 멸망하고 생겨나는 것과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不可得而知也(불가득이지야) :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昔者荒草野田(석자황초야전) : 옛날에는 거친 풀 우거진 들과 밭으로
霜露之所蒙翳(상로지소몽예) : 서리와 이슬이 자욱히 덮이고
狐虺之所竄伏(호훼지소찬복) : 여우와 독사가 숨어 엎드려있던 곳이었으니
方是時(방시시) : 그러한 때에야
豈知有凌虛臺耶(기지유능허대야) : 어찌 이 능허대가 있게 될 줄 알았겠습니까?
廢興成毁(폐흥성훼) : 멸망하고 생겨나고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相尋於無窮(상심어무궁) : 끝없이 서로 이어져 찾아오는 것이니,
則臺之復爲荒草野田 : 이 대가 다시 거친 풀 우거진 들과 밭이 될 럴지도
皆不可知也(개불가지야) : 모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 荒草(황초) : 잡초. 거칠게 자라서 무성한 풀.
* 蒙翳(몽예) : 덮다. 가리다.
* 狐虺(호훼) : 여우와 살무사(독사).
* 竄伏(찬복) : 잠복.
* 相尋(상심) : 서로 순환함. 尋은“循”과 통하여 순환한다는 뜻.
嘗試與公(상시여공) : 시험 삼아 공을 모시고
登臺而望(등대이망) : 대에 올라가 바라보니
其東則秦穆公之祈年槖泉也 : 그 동쪽은 진 목공의 기년궁과 탁천궁이 있던 곳이고
其南則漢武之長楊五柞 : 그 남쪽은 한 나라 무제의 장양궁과 오조궁이 있던 자리이며
而其北則隋之仁壽(이기북칙수지인수) : 그 북쪽은 수나라의 인수궁과
唐之九成也(당지구성야) : 당나라의 구성궁이 있던 곳입니다.
計其一時之盛(계기일시지성) : 그 한때의 성함을 헤아려 보건대
宏傑詭麗(굉걸궤려) : 장대하고 화려하며
堅固而不可動者(견고이불가동자) : 견고해서 움직일 수 없는 정도가
豈特百倍於臺而已哉 : 어찌 이 능허대의 백배에 그칠 따름이겠습니까?
然而數世之後(연이수세지후) : 그러나 몇 세대 뒤에
欲求其彷彿(욕구기방불) : 그 비슷한 모습이라도 찾아보려 해도
而破瓦頹垣(이파와퇴원) : 깨어진 기와나 무너진 담장조차도
無復存者(무복존자) :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없고
旣已化爲禾黍荊棘(기이화위화서형극) : 이미 벼와 기장 가시덩굴이 이 자라난
丘墟隴畝矣(구허롱무의) : 언덕과 둔덕 및 밭이랑으로 변하여 있습니다.
而況於此臺歟(이황어차대여) : 그런데 하물며 이 누대야 어찌 되겠습니까?
* 秦穆(진목) : 진 목공(秦 穆公). 춘추시대 진(秦)나라의 군주.
* 祈年(기년),橐泉(탁천) : 기년궁은 진 혜왕 때 지은 것이며, 탁천궁은 진 효공 때 지은 궁으로 진 혜왕 때 궁전이라는 것은 잘못이며 일설에는 진목공의 묘가 탁천궁 아래에 있었다 한다.
* 漢武(한무) : 한 무제(漢 武帝)유철(劉徹),
* 長楊(장양),五柞(오작) : 장양궁은 장안(長安)의 서쪽, 지금의 산시성(陝西省) 주우현(盩屋縣)의 동남쪽에 있던 궁전. 오작궁은 섬서성 주질현(陝西省 盩厔縣)동남쪽에 있다.
* 仁壽(인수) : 인수궁. 수나라 문제 때 지은 궁이다.
* 九成(구성) : 구성궁. 당 태종 이세민이 중수(重修)한 궁이다.
* 髣髴(방불) : 仿佛. 마치~인듯하다. 유사하다.
* 頹垣(퇴원) : 무너진 담장.
* 禾黍荊棘(화서형극) : 벼와 기장, 가시덩굴.
* 丘墟(구허) : 폐허. 묘지.
* 隴畝(농무) : 밭이랑.
* 宏傑詭麗(굉걸궤려) : 광대하고 화려함.
* 特(특) : 그치다.
* 既已(기이) : 이미.
* 而况於(이황어) : 하물며, 더군다나.
夫臺猶不足恃以長久 : 이러한데도 오래도록 의지할 수가 없는 것이 거늘
而況於人事之得喪(이황어인사지득상) : 하물며 사람들 일의 득실이야
忽往而忽來者歟(홀왕이홀래자여) : 갑자기 와서 살아지는 것임에야 어떠하겠습니까?
而或者欲以夸世(이혹자욕이과세) : 그런데도 어떤 사람이 세상에 뽐내면서
而自足則過矣(이자족칙과의) : 자기만족을 추구하려 한다면 잘못일 것입니다.
蓋世有足恃者(개세유족시자) : 세상에는 의지할만한 것이 있기는 하지만
而不在乎臺之存亡也(이불재호대지존망야) : 그것은 이 대의 존망에 관계되는 일은 아닙니다.
旣已言於公(기이언어공) : 전공에게 다 말씀드리고
退而爲之記(퇴이위지기) : 물러 나와 그것을 글로 적는 바이다.
* <능허대기(凌虛臺記)>는 소식(蘇軾)의 산문(散文)으로 소식은 송(宋) 인종(仁宗) 가우(嘉祐) 6년(1061)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라 봉상첨판(鳳翔签判)이 되었으며, 가우(嘉佑) 8년(1063) 봉상태수 진희량(陳希亮) 밑에서 능허대라는 대를 짓고 있었다. 태수가 소식에게 능허대에 관한 글을 지으라고 부탁하여 이 글을 쓴 것이다. 종남산을 바라보기 위해 지은 능허대는 고대의 궁전과 비길 수가 없으며, 고대의 궁전과 능허대도 세월이 지나면 황폐해지고 사람의 일생도 일순간에 사라지니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으므로 능허대를 지어 놓고 자랑하지 말라는 뜻을 적은 것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東坡居士 蘇軾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亡伯提刑郎中挽詩二首(망백제형랑중만시이수) : 소식(蘇軾) (0) | 2022.09.12 |
---|---|
和子由苦寒見寄(화자유고한견기) : 소식(蘇軾) (0) | 2022.09.12 |
凌虛臺(능허대) : 소식(蘇軾) (0) | 2022.09.12 |
渼陂魚(미피어) : 소식(蘇軾) (0) | 2022.09.12 |
次韻和子由欲得驪山澄泥硯(차운화자유욕득여산징니연) : 소식(蘇軾) (0) | 2022.09.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