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辛丑十一月十九日既與子由別於鄭州西門之外馬上賦詩一篇寄之(신축십일월십구일기여자유별어정주서문지외마상부시일편기지) : 소식(蘇軾)
신축년(1061년) 11월 19일 소식이 그의 동생 소철(蘇轍)과 하남성(河南城) 정주(鄭州)의 서문(西門) 밖에서 헤어지며 말 위에서 지어준 시 한 편
不飲胡為醉兀兀,此心已逐歸鞍發。歸人猶自念庭闈,今我何以慰寂寞!
登高回首坡壟隔,但見烏帽出復沒。苦寒念爾衣裘薄,獨騎瘦馬踏殘月。
路人行歌居人樂,童僕怪我苦悽惻。亦知人生要有別,但恐歲月去飄忽。
寒燈相對記疇昔,夜雨何時聽蕭瑟?君知此意不可忘,慎勿苦愛高官職。
不飮胡爲醉兀兀(불음호위취올올) : 술도 아니 마셨는데 왜 이다지 비틀대는가
此心已逐歸鞍發(차심이축귀안발) : 내 마음 벌써 돌아가는 자네 안장을 따라가네.
歸人猶自念庭闈(귀인유자염정위) : 돌아가는 자네는 그래도 아버지를 생각하련만
今我何以慰寂寞(금아하이위적막) : 이제 나는 무엇으로 적막감을 달래야 할까?
登高回首坡壟隔(등고회수파롱격) : 높이 올라가 머리 돌려 비탈진 밭고랑 쪽을 보니
但見烏帽出復沒(단견오모출복몰) : 다만 동생의 검은 두건만 보이다 말다 하네.
苦寒念爾衣裘薄(고한념이의구박) : 이런 혹한에 얇은 가죽옷만 입은 네가 걱정인데
獨騎瘦馬踏殘月(독기수마답잔월) : 자네 혼자 여윈 말 몰고 새벽 달빛 밟겠네.
路人行歌居人樂(로인행가거인락) : 길가는 행인들 노래하고 주민들은 즐겁고
童僕怪我苦悽惻(동복괴아고처측) : 괴로워 슬퍼하는 나를 시종 아이들이 괴이쩍게 여기네.
亦知人生要有別(역지인생요유별) : 사람이 살다 보면 이별할 때가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但恐歲月去飄忽(단공세월거표홀) : 다만 두려운 건 표류하듯 세월만 흘러가는 것이라네.
寒燈相對記疇昔(한등상대기주석) : 겨울 등잔불 아래 마주 누워서 옛날 일을 생각하며
夜雨何時聽蕭瑟(야우하시청소슬) : 언제 또다시 우리는 소슬한 밤비소리를 함께 들을까?
君知此意不可忘(군지차의불가망) : 동생 자네는 이 마음 잊을 수 없음은 잘 알 터이니
愼勿苦愛高官職(신물고애고관직) : 고관대작 되려고 괴롭게 애쓰며 살아가지 말게나.
* 소식(蘇軾)과 소철(蘇轍) 형제는 1057년에 함께 과거에 급제하여 하남성(河南城)에 같이 부임(赴任)했는데 蘇軾은 봉상현(鳳翔縣)에 蘇轍은 개봉현(開封縣)에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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