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巫山(무산) : 소식(蘇軾)
무산
瞿塘迤邐盡,巫峽崢嶸起。連峰稍可怪,石色變蒼翠。
天工運神巧,漸欲作奇偉。坱圠勢方深,結構意未遂。
旁觀不暇瞬,步步造幽䆳。蒼崕忽相逼,絶壁凜可悸。
仰觀八九頂,俊爽凌顥氣。晃蕩天宇髙,奔騰江水沸。
孤超死不讓,直㧞勇無異。攀縁見神宇,憩坐就石位。
巉巉隔江波,一一問廟吏。遙觀神女容,綽約誠有以。
俯首見斜鬟,拖霞弄修帔。人心隨物變,逺覺含深意。
野老笑吾傍,少年嘗屢至。去隨猿猱上,反以繩索試。
石筍倚孤峯,突兀殊不類。世人喜神怪,論説驚幼稚。
楚賦亦虚傳,神女安有是。次問掃壇竹,云此今尚爾。
枝葉紛下垂,婆婆緑鳯尾。風來自偃仰,若爲神物使。
絶頂有三碑,詰曲古篆字。老人那解讀,偶見不能記。
窮探到峰背,採斫黄楊子。黄楊生石上,堅瘦紋如綺。
貪心去不顧,澗谷千尋縋。山髙虎狼絶,深入坦無忌。
洪濛草樹密,䓗蒨雲霞膩。石竇有洪泉,甘滑如流髓。
終朝自盥潄,冷冽清心胃。浣衣掛樹梢,磨斧就石鼻。
徘徊雲日晚,歸意念城市。不到今十年,衰老筋力憊。
當時伐殘木,牙蘖已如臂。忽聞老人說,終日爲歎喟。
神仙固有之,難在忘勢利。貧賤爾何愛,棄去如脫屣。
嗟爾若無還,絶糧應不死。
瞿塘迤邐盡(구당이리진) : 기다랗게 이어진 구당협(瞿塘峽)이 끝나고
巫峽崢嶸起(무협쟁영기) : 눈앞에 우뚝하게 무협(巫峽)이 솟았네.
連峰稍可怪(연봉초가괴) : 늘어선 봉우리는 점점 괴이해지고
石色變蒼翠(석색변창취) : 바위는 푸르스름 색깔이 바뀌었네.
天工運神巧(천공운신교) : 조화옹이 신묘한 재주를 부려서
漸欲作奇偉(점욕작기위) : 점점 기이한 모양을 만들려 하는구나.
坱軋勢方深(앙알세방심) : 삐죽삐죽 산세가 이제 한창 깊어지니
結搆意未遂(결구의미수) : 짜 맞추려는 하늘 뜻 완수되지 않았네.
旁觀不暇瞬(방관불가순) : 옆에서 보노라니 눈 깜빡할 틈도 없어
步步造幽邃(보보조유수) : 걸음마다 그윽하고 깊은 곳에 다다른다.
蒼崖忽相逼(창애홀상핍) : 시퍼런 낭떠러지 갑자기 내게 달려드니
絶壁澟可悸(절벽름가계) : 까마득한 절벽이 우뚝 서 가슴 뛰게 하네.
仰觀八九頂(앙관팔구정) : 고개 들어 8~9 능선 꼭대기를 바라보니
俊爽凌顥氣(준상능호기) : 빼어난 그 자태가 하늘을 찌르네.
晃蕩天宇高(황탕천우고) : 번쩍번쩍 빛나는 하늘을 쳐다보고
奔騰江水沸(분등강수비) : 출렁출렁 달려가는 강물은 들끓고 있네.
孤超兀不亮(고초올부량) : 우뚝우뚝 뒤질세라 제각기 홀로 섰고
直拔勇無畏(직발용무외) : 용감무쌍 겁도 없이 수직으로 치솟았네.
攀綠見神宇(반록견신우) : 부여잡고 기어올라 신전을 보고는
憩坐就石位(게좌취석위) : 바위를 찾아가 앉아서 쉬었노라.
巉巉隔江波(참참격강파) : 험준한 물결을 사이에 두고는
一一間廟吏(일일간묘리) : 꼬치꼬치 사당지기에게 캐 물어보네.
遙觀神女石(요관신녀석) : 멀리 신녀봉의 바위를 보니
綽約誠有以(작약성유이) : 단정한 자태가 정말로 신녀라 할 것 같네.
俯首見斜鬟(부수견사환) : 고개 숙여 기우뚱한 쪽머리를 보이고는
拖霞弄修帔(타하롱수피) : 놀을 끄는 듯 기다란 치마를 펄럭이네.
人心隨物變(인심수물변) : 인심은 사물을 따라 변한다는 말은
遠覺含深意(원각함심의) : 깊은 뜻이 있음을 아련히 느끼거니
野老笑我旁(야노소아방) : 촌 늙은이 내 옆에서 웃으며 이야기하고
少年嘗屢至(소년상루지) : 젊었을 적엔 여러 번 갔다 왔었다네.
去隨猿猱上(거수원노상) : 갈 때는 원숭이를 따라서 올라가고
反以繩索試(반이승삭시) : 돌아올 땐 줄을 타고 돌아왔었지.
石筍倚孤峰(석순의고봉) : 외로운 봉우리에 석순이 나 있는데
突兀殊不類(돌올수불류) : 우뚝한 게 다른 곳과 무척이나 다르네.
世人喜神怪(세인희신괴) : 세상 사람 너무나도 신괴(神怪)한 걸 좋아하여
論設驚幼穉(논설경유치) : 이야기로 아이 들을 놀라게 하였네.
楚賦亦虛傳(초부역허전) : 초나라의 신녀 부(賦)도 헛말이고
神仙安有是(신선안유시) : 신선이 도대체 어디에 있었겠나?
次問掃壇竹(차문소단죽) : 이어서 대비로 제단을 청소하나 물으니
云此今尙爾(운차금상이) : 이것은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네.
翠葉紛下垂(취엽분하수) : 푸른 잎이 어지러이 밑으로 드리워져서
婆娑綠鳳尾(파사록봉미) : 너울너울 춤을 추는 푸른 봉의 꼬리 같네.
風來自偃仰(풍래자언앙) : 바람 불면 저절로 누웠다가 일어나는 게
若爲神物使(약위신물사) : 마치 무슨 신선이 시키는 것 같네.
絶頂有三碑(절정유삼비) : 꼭대기엔 세 개의 비석이 있는데
詰曲古篆字(힐곡고전자) : 꼬불꼬불한 옛날의 전서체이네.
老人那解讀(노인나해독) : 이 늙은이가 어떻게 글을 읽을 줄 알겠나?
偶見不能記(우견불능기) : 그러니 어쩌다 보았지만 기억할 순 없네.
窮探到峰背(궁탐도봉배) : 봉우리의 뒷면까지 샅샅이 구경하고
採斫黃楊子(채작황양자) : 회양목이 있어서 그 열매를 땄네.
黃楊生石上(황양생석상) : 회양목은 바위 위에서 자라나는데
堅瘦紋如綺(견수문여기) : 단단하고 가늘고 나뭇결이 비단 같네.
貪心去不顧(탐심거불고) : 뒤도 아니 돌아보고 욕심스레 가노라면
澗谷千尋縋(간곡천심추) : 골짜기에 천 길 되는 밧줄이 걸렸네.
山高虎狼絶(산고호랑절) : 산이 높아 범과 이리도 자취가 끊겼지만
深人坦無忌(심인탄무기) : 깊숙이 들어가니 걸리는 것 없이 평탄하네.
溟濛草樹密(명몽초수밀) : 어둑어둑 초목이 빽빽하게 서 있고
葱蒨雲霞膩(총천운하니) : 자욱한 구름과 노을이 축축 하네.
石竇有洪泉(석두유홍천) : 바위틈에 커다란 샘이 솟는데
甘滑如流髓(감골여류수) : 달콤하고 미끈한 게 흐르는 골수 같네.
終朝自盥漱(종조자관수) : 아침 내내 스스로 세수하고 이 닦으면
冷冽淸心胃(냉렬청심위) : 서늘하여 심장과 위장을 맑게 해주네.
浣衣卦樹稍(완의괘수초) : 옷을 빨아서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磨斧就石鼻(마부취석비) : 도끼를 갈려고 숫돌로 나아가네.
徘徊雲日晩(배회운일만) : 이리저리 배회하다 해가 저물면
歸意念城市(귀의념성시) : 돌아가고픈 마음에 시가지가 그립구나.
不到今卉年(부도금훼년) : 안 간지가 금년으로 삼십 년이 되었나니
衰老筋力憊(쇠로근력비) : 노쇠하여 근력이 없어진 탓이네.
當時伐殘木(당시벌잔목) : 당시에 베다가 남겨 둔 그 나무는
牙蘖已如臂(아얼이여비) : 싹이 벌써 팔뚝만큼 굵어져 있겠네.
忽聞老人說(홀문노인설) : 갑자기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終日爲歎喟(종일위탄위) : 온종일 이 일로 감탄하였다네.
神仙固有之(신선고유지) : 신선이란 존재는 본래부터 있다지만
難在忘勢利(난재망세리) : 문제는 권세와 이익을 잊기 어려워서라네.
貧賤爾何愛(빈천이하애) : 그대는 어찌하여 빈천을 사랑하여
棄去如脫屣(기거여탈사) : 신녀봉을 짚신 벗듯 버리고 떠나갔네.
嗟爾若無還(차이약무환) : 아아 그대 만약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絶糧應不死(절량응불사) : 곡기 끊고 신선 되어 장생불사했을 텐데.
* 巫山 : 四川省과 湖北省 경계에 있는 山. 巫山 七百里 十二峰으로 主峰은 神女峰이다
* 瞿(구) : 놀라다 塘(당) : 못
* 瞿塘 : 瞿塘峽(구당협) 높은 산 사이로 물이 흐르는 三峽(세 골짜기)의 첫 번째 골짜기
* 三峽 : 瞿塘峽, 巫峽(무협), 西陵峽(서릉협)으로 이어지는 골짜기로 四川省과 湖北省의 경계인 양자강 중류에 있음
* 迤(타) : 잇닿아 있다 邐(리) : 이어지다
* 巫峽(무협) : 삼협의 두 번째 골짜기
* 崢(쟁) : 가파르다 嶸(영) : 가파르다 崢嶸 : 한껏 높다
* 稍(초) : 점점, 약간, 자못 可怪 : 괴상하게 여길 만하다
* 石色 : 돌의 색깔 蒼(창) : 푸르다 翠취:푸르다
* 蒼翠(창취) : 싱싱하게 푸르다
* 天工 : 자연의 조화, 하늘의 기능[역할]
* 神巧(신교) : 신비롭도록 교묘하다, 신묘하다.
* 奇(기) : 뛰어나다 偉(위) : 뛰어나다
* 坱(앙) : 삐죽삐죽한 모양, 가득 찬 모양, 끝이 없는 모양
* 軋(알) : 삐걱거리다, 밀어 제치다, 서로 밀고 당기다
* 方 : 바야흐로, 모두
* 結構 : 구조. 얼개, 모양새 意 : 대저, 생각건대
* 遂(수) : 성공하다, 뜻대로 되다
* 結構意未遂(결구의미수) : 모양새 무릇 뜻대로 만들지 못하더라
자연의 조화가 뛰어난 경관을 만들었으나
봉우리들의 다툼으로 뜻대로 모양새를
만들지 못했다
* 旁觀(방관) : 방관하다, 방임하다, 상관하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다
* 暇(가) : 겨를, 틈 瞬(순) : 순간. 눈 깜짝할 사이
* 步步 : 걸음걸음, 한 걸음 한 걸음
* 造 : 넣다, 이루다, 벌여놓다
* 幽 : 그윽하다 邃(수) : 멀다, 아득하다, 깊다
* 幽邃(유수) : 그윽하고 깊숙하다
* 蒼崖(창애) : 아주 높은 절벽
* 逼(핍) : 핍박하다, 접근하다, 좁아지다, 쪼그라들다
* 凜(름) : 늠름하다
* 悸(계) : 가슴이 두근거리다
* 仰觀八九頂(앙관팔구정) : 여덟아홉 봉우리 우러러 보니
巫峽의 양쪽에 12 峰이 있고 主峰은 신녀봉이다.
* 仰觀 : 우러러 보다
* 爽(상) : 시원하다, 호쾌하다
* 俊爽(준상) : 멋있고 호탕하다
* 淩(능) : 능가하다, 업신여기다
* 顥(호) : 크다, 넓다, 빛나다 顥氣 : 天上의 맑은 기운
俊爽淩顥氣(준상능호기) : 준수하여 하늘 위 맑은 기운 능가하고
준수한 산봉우리들이 하늘 위의 맑은
기운보다 더 시원하고 당당하다
* 晃(황) : 밝다, 빛나다
* 蕩(탕) : 방탕하다, 넓고 크다, 광대하다
* 晃蕩(황탕) : 曠盪(광탕), 광활하다
* 曠(광) : 비다, 넓다, 탁트이다
* 盪(탕) : 蕩. 넓고 텅 빈 모양 天宇 : 하늘, 천하, 세상
* 奔(분) : 달리다 騰(등) : 오르다
* 奔騰(분등) : 거세게 흐르다 沸(불) : 솟아오르다
* 超 : 뛰어나다, 빼어나다 兀(올) : 우뚝하다
* 不讓 : 물러나지 않다
孤超兀不讓(고초올불양) : 홀로 빼어나게 우뚝하여 물러나지 않고
여덟아홉 봉우리가 각각 홀로 우뚝하게 서서
양보하지 않고 제자리에 꿋꿋이 서 있다
* 直 : 겨루다, 대적하다
* 拔(발) : 쳐서 빼앗다, 차지하다, 점령하다
* 直拔 : 쳐서 빼앗다. 無畏(무외) : 두려움이 없다
直拔勇無畏(직발용무외) : 쳐서 빼았아 용감하고 겁 없나니
여덟아홉 봉우리들이 각각 용감하게
그 자리를 차고 앉아 두려움이 없네.
* 攀緣(반연) : 휘어잡고 의지하다, 휘어잡고 올라가다
* 神宇 : 祀堂
攀緣見神宇(반연견신우) : 부여잡고 올라가 사당을 보고
절벽을 등반하여 祀堂을 발견하고
* 憩(게) : 쉬다 就 : 나아가다 石位 : 돌비석, 돌제단
* 巉(참) : 가파르다
* 巉巉(참참) : 산이 깎아 세운 듯 높고 가파른 모양
* 江波 : 강의 물결
巉巉隔江波(참참격강파) : 강 물결 건너편 깍아 세운 돌산을
* 一一 : 하나하나, 낱낱이, 모조리
* 廟吏(묘리) : 사당을 지키는 벼슬아치, 사당지기
* 遙(요) : 멀리, 소요하다
* 神女石 : 巫山에 들른 楚懷王(초회왕)이 침실에서 자고 있는데 神女가 들어와서 雲雨之情(운우지정)을 나누었다. 懷王(회왕)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神女는 글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 綽(작) : 몸이 가냘프고 맵시 있다 約(약) : 아름답다
* 綽約(작약) : 가냘프고 아리따운 誠 : 참으로
* 綽約誠有以(작약성유이) : 가냘프고 아리따워 정말 같더라
가냘프고 아리따운 모습이 진짜 神女일 수도 있겠다.
* 俯(부) : 구부리다, 고개를 숙이다
* 鬟(환) : 산의 모양, 쪽진 머리
* 俯首見斜鬟(부수견사환) : 머리 숙여 비스듬한 산 그림자 보니
머리를 숙여 물에 비친 비스듬한 神女峰 그림자를 보니
* 拖(타) : 끌어당기다 霞(하) : 노을
* 弄(농) : 가지고 논다
* 修 : 꾸미다, 고치다, 엮어 만들다
* 帔(피) : 수건
* 拖霞弄修帔(타하농수피) : 노을 당겨 수건 삼아 희롱하고 있어
물에 비친 神女가 마치 노을을 끌어 당겨 수건 삼아 가지고 노는 것 같다
* 遠 : 크다, 많다 深意 : 깊은 뜻
* 遠覺含深意(원각함심의) : 함축한 깊은 뜻 크게 깨닫더라
물에 비친 신녀봉의 흔들리는 모습에 감복하여
* 人心隨物變(인심수물변) : '사람의 마음이 物의 변화에 따른다.' 라는 말이 함축하는 깊은 뜻을 크게 깨달았다
* 野老 : 촌로, 시골에 사는 늙은이
* 笑 : 談笑, 웃으면서 이야기하다
* 旁(방) : 곁, 옆
* 嘗(상) : 일찍이, 이전에, 겪다, 맛보다
* 屢(루) : 누차, 여러
* 猱(노) : 원숭이 繩(승) : 밧줄, 노끈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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