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薄薄酒二首(並敘) 박박주이수(병서) : 소식(蘇軾)
묽고도 묽은 술
並敘
膠西先生趙明叔,家貧,好飲,不擇酒而醉。常云:薄薄酒,勝茶湯,醜醜婦,勝空房。其言雖俚,而近乎達,故推而廣之以補東州之樂府;既又以為未也,復自和一篇,聊以發覽者之一噱云耳。
其一
薄薄酒,勝茶湯;粗粗布,勝無裳;醜妻惡妾勝空房。五更待漏靴滿霜,不如三伏日高睡足北窗涼。珠襦玉柙萬人相送歸北邙,不如懸鶉百結獨坐負朝陽。生前富貴,死後文章,百年瞬息萬世忙。夷齊盜跖俱亡羊,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都兩忘。
其二
薄薄酒,飲兩鐘;粗粗布,著兩重;美惡雖異醉暖同,醜妻惡妾壽乃公。隱居求誌義之從,本不計較東華塵土北窗風。百年雖長要有終,富死未必輸生窮。但恐珠玉留君容,千載不朽遭樊崇。文章自足欺盲聾,誰使一朝富貴面發紅。達人自達酒何功,世間是非憂樂本來空。
並敘
膠西先生趙明叔,家貧,好飲,不擇酒而醉。常云:薄薄酒,勝茶湯,醜醜婦,勝空房。其言雖俚,而近乎達,故推而廣之以補東州之樂府;既又以為未也,復自和一篇,聊以發覽者之一噱云耳。
교서 선생 조명숙은 집이 가난하나 술을 좋아하였으므로 술을 가리지 않고 마셔 취하였다. 항상 이르기를, “묽디묽은 술이 차보다 낫고, 지지리 못생긴 마누라가 빈방보다 낫다.”고 하였다. 말이 비록 저속하긴 해도 달관한 면이 있어 이를 보충하여 잘 다듬으면 동주 지역의 민요집에 넣을 수도 있을 것인데, 아직은 그리하지 못하고 우선 글을 한 편 지어 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한다.
其一
薄薄酒,勝茶湯;粗粗布,勝無裳;醜妻惡妾勝空房。
박박주 묽디묽은 술이 차보다 낫고, 거칠고 거친 삼베라도 옷 없는 것보다는 나으며, 못생기고 성질 못된 마누라일지라도 독수공방보다는 낫다네.
五更待漏靴滿霜,不如三伏日高睡足北窗涼。
꼭두새벽 조회가는 사람이여, 신발에 차가운 서리가 가득하구나. 어찌 삼복 한낮 서늘한 북창에서 늘어지게 자는 것만 하리오.
珠襦玉柙萬人相送歸北邙,不如懸鶉百結獨坐負朝陽。
구슬 수의 입고 옥관에 들어 만인의 전송으로 북망산천으로 가는 사람아 누덕누덕 떨어진 옷 걸치고 아침 햇살 등에 쬐며 홀로 앉아 있는 사람이 어떠하뇨.
生前富貴,死後文章,百年瞬息萬世忙。
생전에 부귀하고 죽어 문장을 날리겠다고? 백 년이 순식간이거늘 만 년인 양 바쁘구나.
夷齊盜跖俱亡羊,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都兩忘。
천하의 의인인 백이 숙제나 천하의 도적인 도척이나 그게 그거지, 지금 당장 한번 취하여 시비도, 고락도 모두 잊어버림 만 하겠는가?
其二
薄薄酒,飲兩鐘;粗粗布,著兩重;
술이 아무리 맛없어도 두 되 정도 마시고, 베가 아무리 거칠어도 두 겹으로 껴입네.
美惡雖異醉暖同,醜妻惡妾壽乃公。
좋고 나쁜 건 달라도 취하는 것과 따뜻한 건 다르지 않고, 아내가 못생기고 사나워도 늙을 때까지 함께 사네.
隱居求誌義之從,本不計較東華塵土北窗風。
벼슬하지 않은 채 뜻을 구하고 의로움을 따르며, 궁문의 먼지와 북쪽 창문의 바람을 비교하려 하지 않네
百年雖長要有終,富死未必輸生窮。
백 년 세월 길어 보여도 끝이 있게 마련인데, 부자로 죽는 게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 못하다 할 수는 없지만
但恐珠玉留君容,千載不朽遭樊崇。
진주와 보옥을 그대의 죽은 몸 곁에 둔다면, 천년을 멀쩡히 있다가 번숭 같은 도적을 만날 수도 있네.
文章自足欺盲聾,誰使一朝富貴面發紅。
스스로 만족해하는 문장이란 못 읽고 못 듣는 이들을 속이는 것인데, 누가 하루아침에 부귀하게 만들어주고 젊음을 지켜주겠는가?
達人自達酒何功,世間是非憂樂本來空。
달인은 스스로 술의 공로가 무엇인지 아나니 세상 모든 시비와 고락은 원래 공한 것이네.
* 백이숙제(伯夷叔齊) : 은(殷)나라 고죽국(孤竹國-河北省(하북성) 昌黎縣(창여현) 부근에 위치한 조용한 나라)의 왕자였던 백(伯)과 숙(叔)은 장유(長幼)를 나타내는데, 중국 주(周)나라의 전설적인 형제성인(兄弟聖人)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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