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過木櫪觀(과목력관) : 소식(蘇軾)
목력관을 지나며
石壁高千尺,微蹤遠欲無。飛檐如劍寺,古柏似仙都。
許子嘗高遁,行舟悔不迂。斬蛟聞猛烈,提劍想崎嶇。
寂寞棺猶在,修崇世已愚。隱居人不識,化去俗爭籲。
洞府煙霞遠,人間爪發枯。飄飄乘倒景,誰復顧遺軀。
石壁高千尺(석벽고천척) : 바위 절벽 높이가 천자나 되고
微蹤遠欲無(미종원욕무) : 오가는 모습 멀어지며 희미해져 가네.
飛簷如劍寺(비첨여검사) : 날아갈 듯 처마는 검문산의 절집 같고
古柏似仙都(고백사선도) : 오래된 측백나무 선도관을 닮았구나
許子嘗高遯(허자상고둔) : 일찍이 허정양이 은둔했다는 그곳을
行舟悔不迂(행주회불우) : 배 타고 오면서 들르지 않은 게 후회스럽네.
斬蛟聞猛烈(참교문맹렬) : 교룡의 목을 벨 때 사나운 소리 들었을 텐데
提劍想崎嶇(제검상기구) : 칼 뽑을 때는 험난할 걸 생각했겠네.
寂寞棺猶在(적막관유재) : 적막한 산에 관(棺)이 아직 남아있다고
修崇世已愚(수숭세이우) : 믿고 받드는 사람들 어리석다고 하겠네.
隱居人不識(은거인불식) : 은둔할 때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다가
化去俗爭吁(화거속쟁우) : 신선 되어 떠난 뒤에 장탄식을 늘어놨지
洞府煙霞遠(동부연하원) : 선계는 속세로부터 먼 곳에 있고
人間瓜髮枯(인간과발고) : 사람의 손발톱과 머리칼도 없어졌을 것이네.
飄飄乘倒景(표표승도경) : 바람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간 뒤에
誰復顧遺軀(수복고유구) : 남겨진 몸뚱이 누가 다시 돌아보겠나!
* 高遁 : 은거(하다). ‘高遯’으로도 쓴다. 소식은 「入峽」이란 시에서도 ‘試看飛鳥樂, 高遁此心甘(날아다니는 새들의 즐거움을 보노라면 / 물러나 사는 마음 흡족하고 달가우리)’라그 하였다.
* 劍寺 : 검문산(劍門山) 위에 있는 양산사(梁山寺)를 가리킨다.
* 仙都 : 쓰촨(四川) 풍도현(鄷都縣) 평도산(平都山)에 있는 선도관(仙都觀)을 가리킨다. 소식이 「서포정전書鮑靚傳」의 발문에서 ‘余嘗遊忠州鄷都觀, 則陰君與王方平上升處也. 古松柏數千株, 皆百圍(내가 일찍이 음진군 음장생과 왕방평이 신선이 되어 올라갔다는 충주의 풍도관을 돌아봤는데, 오래된 측백나무 수천 그루가 모두 한아름씩 자라 있었다).’라고 했다. ‘圍’는 두 팔을 합한 ‘아름’을 가리키기도 하고, 엄지와 검지를 모아 만드는 동그라미의 길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 斬蛟 : 초(楚)나라 때 차비(次非)란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배를 휘어 감는 교룡 두 마리의 몸뚱이를 잘라버리고 배에 탄 사람들을 구한 것을 가리킨다.
* 人間爪髮枯 : ⟪열자列子⋅천서편天瑞篇⟫에서 ‘皮膚爪髮, 隨世隨落(피부와 손발톱, 머리카락은 한편으로는 자라고 한편으로는 탈락한다).’이라고 했다.
* 倒景 : 도영(倒影)의 뜻이다. ‘景’은 ‘影’과 같다. 하늘 가장 높은 곳을 가리킨다. 석양을 가리킨다. 햇빛을 가리킨다. 물에 비친 그림자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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