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감사불우부병서(感士不遇賦幷序) - 도연명(陶淵明)
선비가 때를 만나지 못함을 느끼며
感士不遇賦幷序
咨大塊之受氣,何斯人之獨靈;稟神智以藏照,秉三五而垂名。或擊壤以自歡,或大濟於蒼生,靡潛躍之非分,常傲然以稱情。世流浪而遂徂,物群分以相形,密網裁而魚駭,宏羅制而鳥驚。
彼達人之善覺,乃逃祿而歸耕。山嶷嶷而懷影,川汪汪而藏聲;望軒唐而永嘆,甘貧賤以辭榮。淳源汩以長分,美惡作以異途,原百行之攸貴,莫為善之可娛。奉上天之成命,師聖人之遺書,發忠孝於君親,生信義於鄉閭。推誠心而獲顯,不矯然而祈譽。
嗟乎!雷同毀異,物惡其上,妙算者謂迷,直道者云妄。坦至公而無猜,卒蒙恥以受謗;雖懷瓊而握蘭,徒芳潔而誰亮?哀哉,士之不遇,已不在炎帝帝魁之世。獨祗修以自勤,豈三省之或廢;庶進德以及時,時既至而不惠。無爰生之晤言,念張季之終蔽;湣馮叟於郎署,賴魏守以納計。雖僅然於必知,亦苦心而曠歲。審夫市之無虎,眩三夫之獻說。悼賈傅之秀朗,紆遠轡於促界。悲董相之淵致,屢乘危而幸濟。感哲人之無偶,淚淋浪以灑袂。承前王之清誨,曰天道之無親;澄得一以作鑒,恒輔善而佑仁。夷投老以長饑,回早夭而又貧;傷請車以備槨,悲茹薇而殞身。雖好學與行義,何死生之苦辛!疑報德之若茲,懼斯言之虛陳。何曠世之無才,罕無路之不澀;伊古人之慷慨,病奇名之不立。廣結發以從政,不愧賞於萬邑;屈雄誌於戚豎,竟尺土之莫及!留誠信於身後,慟眾人之悲泣。商盡規以拯弊,言始順而患入。奚良辰之易傾,胡害勝其乃急!
蒼旻遐緬,人事無已;有感有昧,疇測其理。寧固窮以濟意,不委曲而累己。既軒冕之非榮,豈缊袍之為恥。誠謬會以取拙,且欣然而歸止。擁孤襟以畢歲, 謝良價於朝市。
咨大塊之受氣(자대괴지수기) : 아! 큰대지가 기를 부여 하는데
何斯人之獨靈(하사인지독령) : 이 사람들만 홀로 영험함 왜 인가?
稟神智以藏照(품신지이장조) : 신령한 지혜 받고 비춰보는 능력 간직해
秉三五而垂名(병삼오이수명) : 삼강오상 움켜잡고 이름을 드리우는 것이네.
或擊壤以自歡(혹격양이자환) : 어떤 이는 비석치기 하여 스스로 기뻐하고
或大濟於蒼生(혹대제어창생) : 어떤 이들은 뭇 백성을 크게 구제 했다네.
靡潛躍之非分(미잠약지비분) : 평범하나 출세하나 분수 아님이 없으니
常傲然以稱情(상오연이칭정) : 언제나 당당해서 그 마음에 부합했지.
世流浪而遂徂(세류랑이수조) : 세상은 흘러흘러 마침내 가버리니
物群分以相形(물군분이상형) : 사람들 무리로 갈라져 서로 견주네.
密網裁而魚駭(밀망재이어해) : 빽빽한 그물이 만들어지자 물고기 놀라고
宏羅制而鳥驚(굉라제이조경) : 큰 그물이 만들어지자 새가 놀라는 구나.
彼達人之善覺(피달인지선각) : 저 달인들은 잘 깨달았기에
乃逃祿而歸耕(내도록이귀경) : 이에 벼슬 벗아나 귀농했다네.
山嶷嶷而懷影(산억억이회영) : 산은 우뚝우뚝 그림자를 품어주고
川汪汪而藏聲(천왕왕이장성) : 강은 넘실넘실 목소리를 감춰 주었지.
望軒唐而永嘆(망헌당이영탄) : 헌원씨와 도당씨를 바라며 길게 탄식하나니
甘貧賤以辭榮(감빈천이사영) : 가난을 달갑게 여기면서 영화를 사양했다네.
淳源汩以長分(순원율이장분) : 순수한 근원이 흐려져서 영원히 갈라지니
美惡作以異途(미악작이이도) : 아름다움과 추악함 발생해 길을 달리했네.
原百行之攸貴(원백행지유귀) : 모든 행실 귀중하게 여기는 바를 따지고 보면
莫為善之可娛(막위선지가오) : 선행하는 것 보다 더 즐거운 것은 없네.
奉上天之成命(봉상천지성명) : 위 하늘의 이루어진 명령을 떠받들고
師聖人之遺書(사성인지유서) : 성인께서 남기신 책을 스승 삼는다네.
發忠孝於君親(발충효어군친) : 임금과 어버이에게 충과 효를 발하고
生信義於鄉閭(생신의어향려) : 마을에서는 신과 의가 생겨나도록 했네.
推誠心而獲顯(추성심이획현) : 진실한 마음 미루어 나가니 드러나지만
不矯然而祈譽(불교연이기예) : 억지로 해서 명예 얻기를 바라지 않았다네.
嗟乎!(차호!) : 아!
雷同毀異(뢰동훼이) : 보화뇌동해 다른 출신인 나를 비방하고
物惡其上(물악기상) : 사람들은 자기보다 잘난 자를 미워하네.
妙算者謂迷(묘산자위미) : 오묘하게 헤아리는 이를 미혹됐다 하고
直道者云妄(직도자운망) : 곧게 말하는 자를 망령되다고 하네.
坦至公而無猜(탄지공이무시) : 탁 트여 지극히 공정하고 시기가 없거늘
卒蒙恥以受謗(졸몽치이수방) : 끝내 치욕을 뒤집어쓰고 비방을 받게 되네.
雖懷瓊而握蘭(수회경이악란) : 비록 옥을 가슴에 품고난초를 움켜쥔들
徒芳潔而誰亮(도방결이수량) : 괜히 향기롭고 깨끗할 뿐 뉘 밝게 알아줄까?
哀哉士之不遇(애재사지불우) : 슬프도다. 선비가 때를 만나지 못함이여!
已不在炎帝帝魁之世(이부재염제제괴지세) : 이미 염제와 제괴는 세상에 있지 아니하네.
獨祗修以自勤(독지수이자근) : 홀로 공손하게 닦아서 스스로 노력하여
豈三省之或廢(기삼성지혹폐) : 어찌 세 가지 반성을 혹시라도 폐했을까?
庶進德以及時(서진덕이급시) : 덕을 간직해 때에 이르기를 바랐건만
時既至而不惠(시기지이불혜) : 때 이미 이르렀어도 은혜 베풀지 않는구나.
無爰生之晤言(무원생지오언) : 원앙이 만나 이야기한적 없었더라면
念張季之終蔽(념장계지종폐) : 생각건대 장계는 끝내 묻혔을 것이네.
湣馮叟於郎署(혼풍수어낭서) : 낭서에 있던 가여운 풍씨 노인은
賴魏守以納計(뢰위수이납계) : 위 태수 덕에 계책 받아들여졌네.
雖僅然於必知(수근연어필지) : 필히 알아준 분에 의해 겨우 그렇게 되었지만
亦苦心而曠歲(역고심이광세) : 역시 마음고생하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네.
審夫市之無虎(심부시지무호) : 저 시장에 호랑이 없음을 익히 알지만
眩三夫之獻說(현삼부지헌설) : 세 사람이 말을 해 대면 현혹되어 버리네.
悼賈傅之秀朗(도가부지수랑) : 서글프도다! 가의는 빼어나고 밝았지만
紆遠轡於促界(우원비어촉계) : 천리마가 협소한 곳에 얽매인 신세였지.
悲董相之淵致(비동상지연치) : 슬프구나! 동중서는 깊고도 넓었지만
屢乘危而幸濟(루승위이행제) : 자주 위태로웠다가 겨우 구제 되었지.
感哲人之無偶(감철인지무우) : 명철하신 분들이 짝이 없음 느꼈나니
淚淋浪以灑袂(루림랑이쇄몌) : 눈물 주루륵 흘러 옷소매를 적시누나.
承前王之清誨(승전왕지청회) : 선왕의 맑으신 가르침을 계승하나니
曰天道之無親(왈천도지무친) : 천도는 사사롭게 친함이 없다 하셨지.
澄得一以作鑒(징득일이작감) : 하늘 맑음은 하나 얻어 거울이 되니
恒輔善而佑仁(항보선이우인) : 항상 선을 도와주고 인을 보우하네.
夷投老以長饑(이투로이장기) : 백이는 늙도록 오랫동안 굶주렸고
回早夭而又貧(회조요이우빈) : 안회는 일찍 죽고 또 가나했네.
傷請車以備槨(상청차이비곽) : 수례 청해 곽을 준비함이 비통하고
悲茹薇而殞身(비여미이운신) : 고사리 먹다가 죽어감이 서글프도다.
雖好學與行義(수호학여행의) : 비록 배움 좋아하고 의를 행했지만
何死生之苦辛(하사생지고신) : 어찌하여 죽고 삶이 괴롭고도 힘든가?
疑報德之若茲(의보덕지약자) : 덕에 대한 보답이 이 같은지 의아하고
懼斯言之虛陳(구사언지허진) : 이 말 헛되이 늘어놓았을까 두렵네.
何曠世之無才(하광세지무재) : 시대에 인재가 없음이 어찌 오래겠는가?
罕無路之不澀(한무로지불삽) : 길이 막히지 않음이 없는 경우는 드무네.
伊古人之慷慨(이고인지강개) : 아 옛사람들 비분강개 하나니
病奇名之不立(병기명지불립) : 뛰어난 명성이 서지 못함을 아파함이라.
廣結發以從政(광결발이종정) : 이광은 소년 시절부터 군에 종사해서
不愧賞於萬邑(불괴상어만읍) : 만 읍의 보상에도 부끄럽지 않았더라.
屈雄誌於戚豎(굴웅지어척수) : 외척과 풋내기에게 웅대한 뜻을 굽혔고
竟尺土之莫及(경척토지막급) : 끝내 한 척의 땅에도 이르지 못했더라.
留誠信於身後(류성신어신후) : 죽은 후에 진실과 미더움을 남겼으니
慟眾人之悲泣(통중인지비읍) : 뭇사람의 슬픈 울음을 자아내누나.
商盡規以拯弊(상진규이증폐) : 왕상은 간언을 대해서 폐단을 구제 했으니
言始順而患入(언시순이환입) : 말이 처음은 순조로웠으니 환난 밀려들어 왔더라.
奚良辰之易傾(해량진지역경) : 좋은 때가 쉽게 기울어짐은 왜이며
胡害勝其乃急(호해승기내급) : 왜 뛰어난 자를 해침은 급하단 말인가?
蒼旻遐緬(창민하면) : 푸른 하늘은 멀고도 아득하고
人事無已(인사무이) : 사람의 일들은 끝이 없어라.
有感有昧(유감유매) : 하늘은 감응이 있는지 모르는지
疇測其理(주측기리) : 그 이치를 뉘라서 알겠는가?
寧固窮以濟意(녕고궁이제의) : 차라리 궁함을 지켜서 내 마음을 성취할 것이지
不委曲而累己(불위곡이루기) : 마음 버리고 굽혀 자신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리.
既軒冕之非榮(기헌면지비영) : 좋은 수레 면류관이 영화가 아닌 바에야
豈缊袍之為恥(기缊포지위치) : 어찌하여 솜옷인들 부끄러움이 되랴?
誠謬會以取拙(성류회이취졸) : 진실로 잘못 만나고 서툴렀던 것이니
且欣然而歸止(차흔연이귀지) : 장차 흔쾌하게 돌아와 멈춰야지.
擁孤襟以畢歲(옹고금이필세) : 고독한 마음 안고서 세월을 마칠 일이니
謝良價於朝市(사량가어조시) : 조정과 저자에서의 좋은 가격은 사양하리.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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