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선상화찬(扇上畫贊) - 도연명(陶淵明)
부채의 그림을 찬하다
序
荷蓧丈人 長沮桀溺 於陵仲子 張長公 丙曼容 鄭次都 薛孟嘗 周陽珪
삼태기를 멘 노인 장저와 걸익, 청렴한 어릉중자. 장장공, 병만용, 정차도, 설맹상, 주양규.
三五道邈(삼오도막) : 삼황오제의 도 아득하거니와
淳風日盡(순풍일진) : 순박한 풍습도 날로 사라졌네.
九流參差(구류참차) : 여러 학파들이 들쭉날쭉
互相推隕(호상추운) : 서로 밀치고 무너뜨렸네.
形逐物遷(형축물천) : 육신은 세상 물정 좆아 옮겨 가니
心無常準(심무상준) : 마음에 일정한 기준 없기 때문.
是以達人(시이달인) : 그래서 통달한 사람들은
有時而隱(유시이은) : 때때로 몸을 숨겼던 것이라.
四體不勤(사체불근) : 사지로 부지런히 힘쓰지 않고
五穀不分(오곡불분) : 오곡도 구분할 줄 모른다 했지.
超超丈人(초초장인) : 높고 뛰어난 하조장인께서는
日夕在耘(일석재운) : 날 저물도록 김매고 계셨지.
遼遼沮溺(료료저닉) : 고매하신 장저와 걸익 두 은자는
耦耕自欣(우경자흔) : 나란히 밭 갈며 스스로 기뻐했지.
入鳥不駭(입조불해) : 날아드는 새는 놀라지 않고
雜獸斯群(잡수사군) : 뭇 짐승들 여기 모여들었지.
至矣於陵(지의어릉) : 지극하도다. 어릉중자여
養氣浩然(양기호연) : 기를 길러 호연했다네.
蔑彼結駟(멸피결사) : 저 네 필 마차 깔보면서
甘此灌園(감차관원) : 텃밭에 물주기를 달가워했네.
張生一仕(장생일사) : 장장공은 한차례 관직에 나갔다가
曾以事還(증이사환) : 일찍이 일을 핑계로 돌아와 버렸네.
顧我不能(고아불능) : 자신을 돌아보며 할 수 없다 하고서
高謝人間(고사인간) : 인간 세계를 시원하게 떠나갔네.
岧岧丙公(초초병공) : 높고 높으신 병만용은
望崖輒歸(망애첩귀) : 벼랑 보고 문득 돌아왔지.
匪驕匪吝(비교비린) : 교만도 아니고 궁색도 아니니
前路威夷(전로위이) : 앞길이 험난하기 때문이었지.
鄭叟不合(정수불합) : 정차도 노인은 세상과 맞지 않아
垂釣川湄(수조천미) : 시내 물가에서 낚시를 드리웠다지.
交酌林下(교작림하) : 숲 아래서 술잔을 나누고
清言究微(청언구미) : 청담으로 미묘함 강구했지.
孟嘗遊學(맹상유학) : 설맹상은 학문에 노닐었는데
天網時疏(천망시소) : 조정의 그물이 마침 성겼다네.
眷言哲友(권언철우) : 명철한 친구들을 돌아보고
振褐偕徂(진갈해조) : 베옷을 떨며 함께 떠났다네.
美哉周子(미재주자) : 아름다워라 주양규 선생이여
稱疾閑居(칭질한거) : 병 핑계로 한가롭게 지냈다네.
寄心清尚(기심청상) : 맑고 고상함에 마음 맡기고
悠然自娛(유연자오) : 유유히 스스로 즐겼다네.
翳翳衡門(예예형문) : 초목 무성한 사립문
洋洋泌流(양양필류) : 콸콸 샘물 흐르누나.
曰琴曰書(왈금왈서) : 금(琴)이요 책이니
顧盼有儔(고반유주) : 돌아보면 짝이 있구나.
飲河既足(음하기족) : 황하 마심이 이미 충분하니
自外皆休(자외개휴) : 이것 외에는 모두 그만두노라.
緬懷千載(면회천재) : 아득히 천 년을 색각하며
托契孤遊(탁계고유) : 은자들과 우정을 맺으리.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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