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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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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부(閑情賦)幷序 - 도연명(陶淵明)

by 산산바다 202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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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부(閑情賦)幷序 - 도연명(陶淵明)

             마음을 가라앉히는 부(여인을 그리워하는 정)

 

 

幷序

張衡作定情賦》,蔡邕作靜情賦》,檢逸辭而宗淡泊始則蕩以思慮而終歸閑正將以抑流宕之邪心諒有助於諷諫綴文之士弈代繼作並因觸類廣其辭義余園閭多暇復染翰為之雖文妙不足庶不謬作者之意乎

애초에 장형이 <定情賦정정부>를 지었고 채옹이 <靜情賦정정부>를 지었다. 화려한 문체를 제한하고 담박함을 숭상하여, 처음에는 많은 생각으로 어지러웠으나 나중에는 바른 곳으로 돌아갔다. 장차 그것으로써 방탕하여 사심으로 흐르는 것을 막으면 진실로 풍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장을 짓는 선비들이 대대로 글 짓는 일을 이어왔다. 본래 모두 비슷한 점이 있으며 그것을 넓혀서 뜻을 알린 것이다. 나는 시골에서 여가가 많아 다시 붓을 적셔 그것을 짓는다. 비록 문장의 정교함은 부족하지만 대체로 글 짓는 사람의 대의는 그르치지 않았을 것이다.

 

 

<一>

夫何瓌逸之令姿(부하괴일지령자) : 아 진기하고 아름다운 자태여

獨曠世以秀群(독광세이수군) : 홀로 세상의 무리에서 빼어나도다.

表傾城之艷色(표경성지염색) : 경국지색의 미모를 뽐내니

期有德於傳聞(기유덕어전문) : 전하여 알려지게 되면 덕행에 보탬이 되기 바란다.

佩鳴玉以比潔(패명옥이비결) : 패옥이 울리니 고결함을 드러내고

齊幽蘭以爭芬(제유란이쟁분) : 그윽한 난초와 향기를 다투네.

淡柔情於俗內(담유정어속내) : 세속의 부드러운 정에는 담담하고

負雅志於高雲(부아지어고운) : 고상한 뜻은 높은 구름을 품는다.

悲晨曦之易夕(비신희지역석) : 새벽의 밝은 빛 저녁마다 바뀜을 슬퍼하고

感人生之長勤(감인생지장근) : 삶의 수고로움을 애달파한다.

同一盡於百年(동일진어백년) : 한 나절도 백년과 마찬가지라는데

何歡寡而愁殷(하환과이수은) : 어찌 즐거움은 적고 슬픔은 많은가

褰朱幃而正坐(건주위이정좌) : 붉은 휘장 걷고 바로 앉아

汎淸瑟以自欣(범청슬이자흔) : 가야금을 연주하여 스스로 맑은 소리를 즐긴다.

送纖指之餘好(송섬지지여호) : 섬섬옥수에 남은 여운 보내주네

攘皓袖之繽紛(양호수지빈분) : 펄럭이던 흰 소매 자락 걷어 올리고

瞬美目以流眄(순미목이류면) : 아름다운 눈 깜박이면서 눈매를 홀기네.

含言笑而不分(함언소이불분) : 말과 웃음 머금으나 나누지 않는구나.

曲調將半(곡조장반) : 곡조가 중간에 이르니

景落西軒(경락서헌) : 해는 서쪽 난간으로 떨어진다.

悲商叩林(비상고림) : 가을바람 숲을 스치며 슬피 울고

白雲依山(백운의산) : 흰 구름 서산에 걸리누나.

仰睇天路(앙제천로) : 우러러 하늘을 바라보고

俯促鳴絃(부촉명현) : 고개 숙여 현을 튕기노니

神儀嫵媚(신의무미) : 신비한 외모 아리땁고

擧止詳姸(거지상연) : 행동거지 얌전하고 고와라.

激淸音以感余(격청음이감여) : 맑은 소리 퉁기어 나를 감동시켰으니

願接膝以交言(원접슬이교언) : 바라건대 무릎 맞대고 이야기 나누자

欲自往以結誓(욕자왕이결서) : 몸소 찾아가서 고백할까?

懼冒禮之爲諐(구모례지위건) : 결례라며 허물하시면 어찌 할런가?

待鳯鳥以致辭(조이치사) : 기다렸다 봉황 통해 말을 올릴까?

恐他人之我先(공타인지아선) : 다른 이가 먼저 가면 어찌 할런가?

意惶惑而靡寧(의황혹이미녕) : 어쩌지 못하고 몸살을 앓는데

魂須臾而九遷(혼수유이구천) : 순식간에 혼백은 구천으로 가는구나.

 

 

<二>

願在衣而爲領(원재의이위령) : 바라건대 임의 옷깃이 되고 싶소

承華首之餘芳(승화수지여방) : 꽃다운 얼굴의 남은 향기를 품고자 하오나

悲羅襟之宵離(비라금지소리) : 비단 옷깃을 저녁이 되어 벗어버림이 슬프고

怨秋夜之未央(원추야지미앙) : 가을 밤 다하지 못함이 한스럽다오.

願在裳而爲帶(원재상이위대) : 바라건대 치마의 허리띠 되고자 하오.

束窈窕之纖身(속요조지섬신) : 아름다운 가는 허리 묶고 싶으나

嗟溫凉之異氣(차온량지이기) : 서러워라 추위와 더위의 변덕스런 날씨에

或脫故而服新(혹탈고이복신) : 수시로 옷을 벗고 새 옷을 갈아입겠지

願在髮而爲澤(원재발이위택) : 바라건대 머리카락에 바르는 기름이 되고 싶소.

刷玄鬢於頹肩(쇄현빈어퇴견) : 어깨에 드리운 검은 머리 빛내고자 하오만

悲佳人之屢沐(비가인지루목) : 어여쁜 임이 자주 머리를 감으시니

從白水以枯煎(종백수이고전) : 맑은 물에 씻기어 버릴지니 서럽다오.

願在眉而爲黛(원재미이위대) : 바라건대 눈썹 위에 칠하는 먹이 되고 싶소.

隨瞻視以閒揚(수첨시이한양) : 임의 눈매를 따라 살풋 살풋 움직이고자 하오

悲脂粉之尙鮮(비지분지상선) : 연지와 분이 더욱 아름다워

或取毁於華妝(혹취훼어화장) : 때로는 아름다운 화장에 지워질까 애달파라.

願在莞而爲席(원재완이위석) : 바라건대 왕골로 자리가 되려 하오.

安弱體於三秋(안약체어삼추) : 삼추의 선선한 계절에 여린 몸 쉬게 하고 싶소만

悲文茵之代御(비문인지대어) : 아름다운 이불로 바뀌어

方經年而見求(방경년이견구) : 해를 넘기고 찾게 될 것이 슬프다.

願在絲而爲履(원재사이위리) : 원컨대 명주가 될 테니 신으로 삼으시오.

附素足以周旋(부소족이주선) : 고운 발에 붙어서 돌아다니고 싶사오만

悲行止之有節(비행지지유절) : 행동거지에 절도가 있어서

空委棄於床前(공위기어상전) : 쓸쓸히 침대머리에 벗어둘 것이 슬프구나.

願在晝而爲影(원재주이위영) : 원컨대 대낮에는 그림자 되려오.

常依形而西東(상의형이서동) : 언제나 임의 몸을 따라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싶으나

悲高樹之多蔭(비고수지다음) : 높은 나무 그늘이 얼마나 짙은가

慨有時而不同(개유시이부동) : 때때로 함께 할 수 없음이 한스럽다오.

願在夜而爲燭(원재야이위촉) : 원컨대 밤에는 등불(관솔불)이 되겠소.

照玉容於兩楹(조옥용어량영) : 두 기둥에서 옥 같은 얼굴 비추고 싶소만

悲扶桑之舒光(비부상지서광) : 태양이 빛을 펼치면

奄滅景而藏明(엄멸경이장명) : 문득 빛은 스러지고 밝음이 묻혀버릴까 슬프오.

願在竹而爲扇(원재죽이위선) : 대나무라면 부채가 되고 싶소.

含凄飇於柔握(함처표어유악) : 부드럽게 쥐고 흔들어주면 시원한 바람을 머금고 싶소.

悲白露之晨零(비백로지신령) : 백로라 흰서리 내릴 때

顧襟袖以緬邈(고금수이면막) : 소매부리에서 멀리 떨어질 것이 슬프오.

願在木而爲桐(원재목이위동) : 내가 나무라면 오동나무가 되겠소.

作膝上之鳴琴(작슬상지명금) : 무릎 위에서 울리는 오동나무가 되려오.

悲樂極以哀來(비악극이애래) :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온다는데

終推我而輟音(종추아이철음) : 나를 밀어내고 연주를 그침이 슬프오.

考所願而必違(고소원이필위) : 내 바란 바를 살펴보니 모두가 어긋나고

徒契契以苦心(도계계이고심) : 헛되이 괴로움만 남을 터이니

擁勞情而罔訴(옹로정이망소) : 괴로운 마음 하소할 곳도 없으니

步容與於南林(보용여어남림) : 남쪽 숲에서 멋대로 거닌다.

栖木蘭之遺露(서목란지유로) : 목란 떨어지는 이슬에 젖어들고

翳靑松之餘陰(예청송지여음) : 청송에 서린 그늘에 숨는다.

儻行行之有覿(당행행지유적) : 서성거림 속에 문득 보이노니

交欣懼於中㦗(교흔구어중) :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되는 마음아

竟寂寞而無見(경적막이무견) : 결국 적막하리. 그 무엇도 보지 못하리.

獨悁想以空尋(독연상이공심) : 홀로 근심하며 헛되이 찾았음을

 

 

<三>

斂輕裾以復路(렴경거이복로) : 가벼운 소매 자락을 걷고 오던 길을 되짚는다.

瞻夕陽而流歎(첨석양이류탄) : 석양을 바라보며 탄식한다.

步徙倚以忘趣(보사의이망취) : 갈 곳을 모르고 배회하노니

色慘悽而矜顔(색참처이긍안) : 처량한 내 안색 굳어 있으리.

葉燮燮以去條(엽섭섭이거조) : 이파리는 소소히 떨어져 내리네.

氣凄凄而就寒(기처처이취한) : 싸늘하여라 추워지누나.

日負影以偕沒(일부영이해몰) : 해는 그림자 등에 지고 함께 저물고

月媚景於雲端(월미경어운단) : 달은 구름 사이에서 얼굴을 비춘다.

鳥悽聲以孤歸(조처성이고귀) : 새는 처량하게 울면서 홀로 돌아가고

獸索偶而不還(수색우이불환) : 짝을 찾는 짐승들 돌아오지 않는다.

悼當年之晩暮(도당년지만모) : 슬프다 시들어가는 젊음이여

恨兹歲之欲殫(한자세지욕탄) : 이 해가 저물어 감을 한하노라.

思宵夢以從之(사소몽이종지) : 생각난다. 그녀를 쫓아가던 꿈길이

神飄颻而不安(신표요이불안) : 정신이 벌렁벌렁 안정되지 않는구나.

若憑舟之失棹(약빙주지실도) : 배를 부리다 노를 잃은 것 같아라

譬緣崖而無攀(비연애이무반) : 벼랑을 오르는데 붙잡을 것이 없어라

于時(우시)            : 지금은

畢昴盈軒(필묘영헌) : 필성과 묘성의 별빛이 난간을 채우는 계절임에랴

北風凄凄(북풍처처) : 북풍은 쌀쌀하게 뺨을 때린다.

㤯㤯不寐(㤯㤯불매) : 그녀 모습 가물거리네. 잠들지 못하네.

衆念徘徊(중념배회) : 온갖 생각 속에서 배회하노라.

 

 

<四>

起攝帶以伺晨(기섭대이사신) : 일어나 허리띠 매고 날 밝기를 기다리니

繁霜粲於素階(번상찬어소계) : 수북이 쌓인 서리 흰 섬돌에서 빛난다.

雞斂翅而未鳴(계렴시이미명) : 닭은 날개를 접고 울지 않는다.

笛流遠以淸哀(적류원이청애) : 피리소리 멀리 퍼지니 맑아서 더 슬프다.

始妙密以閒和(시묘밀이한화) : 처음에는 섬세하고 평화롭더니

終寥亮而藏摧(종요량이장최) : 끝내 높은 소리로 멀리 퍼지니 슬프고 애달프다.

意夫人之在玆(의부인지재자) : 저 부인이 여기 있다고 생각하고

託行雲以送懷(탁행운이송회) : 떠가는 구름에 마음 부친다.

行雲逝而無語(행운서이무어) : 떠가는 구름 가고는 말이 없다.

時奄冉而就過(시엄염이취과) : 시간은 살처럼 흘러가 버린다.

徒勤思以自悲(도근사이자비) : 헛되이 근심하며 스스로 슬퍼하니

終阻山而帶河(종조산이대하) : 끝내 산에 막히고 강에 막힌다.

迎淸風以袪累(영청풍이거루) : 맑은 바람 맞으며 번뇌를 떨치고

寄弱志於歸波(기약지어귀파) : 약한 뜻일랑 거친 물결에 부친다.

尤蔓草之爲會(우만초지위회) : <만초>는 만남을 탓하고

誦召南之餘歌(송소남지여가) : <소남>이 전하는 시를 읊는다.

坦萬慮以存誠(탄만려이존성) : 만 가지 생각에서 벗어나 성실로 살피며

憩遙情於八遐(게요정어팔하) : 사방으로 흔들리는 수만 정을 끊어버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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