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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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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엄등소(與子儼等疏) - 도연명(陶淵明)

by 산산바다 202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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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엄등소(與子儼等疏) - 도연명(陶淵明)

               아들 엄 등에게 주는 글

 

 

告儼

天地賦命生必有死自古賢聖誰能獨免子夏有言死生有命富貴在天四友之人親受音旨發斯談者將非窮達不可妄求壽夭永無外請故耶

吾年過五十少而窮苦每以家弊東西遊走性剛才拙與物多忤自量為己必貽俗患僶俛辭世使汝等幼而饑寒余嘗感孺仲賢妻之言敗絮自擁何慚兒子此既一事矣但恨鄰靡二仲室無萊婦抱茲苦心良獨內愧少學琴書偶愛閑靜開卷有得便欣然忘食見樹木交蔭時鳥變聲亦復歡然有喜常言五六月中北窗下臥遇涼風暫至自謂是羲皇上人意淺識罕謂斯言可保日月遂往機巧好疏緬求在昔眇然如何

疾患以來漸就衰損親舊不遺每以藥石見救自恐大分將有限也汝輩稚小家貧每役柴水之勞何時可免念之在心若何可言然汝等雖不同生當思四海皆兄弟之義鮑叔管仲分財無猜歸生伍舉班荊道舊遂能以敗為成因喪立功他人尚爾況同父之人哉潁川韓元長漢末名士身處卿佐七十而終兄弟同居至於沒齒濟北汜稚春晉時操行人也七世同財家人無怨色。《高山仰止景行行止雖不能爾至心尚之汝其慎哉吾復何言

 

 

아들 엄, , , , 동에게 주는 글

천지가 만물에 생명을 부여하여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기 마련이다.

예로부터 어진 이도 성스러운 이도 이것만은 피할 수 없었다.

공자의 제자였던 자하(복상)삶과 죽음은 운명 속에서 벌써 정해진 것이며, 부귀는 하늘이 안배하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공자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자하께서 이런 생각을 하셨다는 것은 곤궁과 영달은 멋대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수명의 길고 짧음도 정해진 수가 있어 달리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겠느냐?

내 나이 벌써 50이 넘었다.

젊어서부터 궁하고 힘들게 살다보니 집안이 가난하여 늘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살았단다.

하지만 성격은 강하고 재주는 아둔하여 항상 세상과 어울리지 못했다.

그러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끝까지 가다간 세속의 환란을 피할 길이 없을 것 같아 억지로 관직을 사퇴하고 세상을 피해 은거하다보니 어려서부터 너희들을 춥고 배고픈 생활로 내몰고 말았구나.

언젠가 유중(有衆)(민중이나 백성)의 현명한 아내가 담담하게 자신의 지조를 지킨다면 생활이 빈곤하여 헤어진 솜이불을 덮고 산다한들 자식들에게 무슨 부끄러움이 있을 소냐?”라고 한 말에 깊이 감동을 받았단다.

그건 그렇고, 청렴결백하게 명예와 세상을 피한 이중 같은 이웃도 없고, 집안에 어질고 후덕한 래부 같은 아내도 없는데 쓸데없이 자기 혼자 이런 고민을 안고 있으니 이것이 정말 부끄러울 뿐이구나!

어려서 거문고를 배웠고 책을 읽었다.

조용하게 혼자 있는 것이 좋았단다.

책을 읽고 깨닫는 바가 있으면 너무 기뻐 밥 먹는 것조차 잊었단다.

잎사귀 무성한 나무와 나무 그늘을 보거나 때맞추어 새들이 날아와 지저귀면 마음이 절로 들떴단다.

그래서 늘 5월이나 6월에 북쪽으로 난 창 아래에 누워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 내가 바로 복희 이전의 태고적 사람이구나.’ 했단다.

마음속에 품은 뜻이 차분하고 담담하여 굳이 무엇을 만들거나 구하는 바가 없다면 스스로를 깨끗하고 높게 지킨다고 할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 재치와 속임수도 점점 멀어지고 오로지 고인의 경지를 추구하게 되니 이런 유유자적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 줄 아느냐!

병을 얻은 뒤로 몸이 점점 쇠약해졌으나 다행히 친척과 옛 친구들이 버리지 않고 약을 마련하여 나를 도왔단다.

다만 내가 죽은 뒤 어린 너희들이 가난 때문에 늘 생계를 걱정하고 힘들게 일해야 할 테니 언제 그것을 면할 수 있을까 이것이 걱정될 뿐이다.

마음속에 깊이 맺혀 있으니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느냐?

너희들이 비록 같은 어미에게서 난 형제들은 아니지만 사해의 모든 사람이 형제다라는 이치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포숙과 관중은 모은 재물을 나눌 때 터럭만큼도 셈을 따지지 않았고 서로 시기하지 않았다.

귀생과 오거는 정과 의리가 돈독하여 서로 기대고 돕고 살았단다.

그래서 그들은 끝내는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었단다.

친척이 아닌데 이렇게 할 수 있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모두 한 아버지에게서 난 형제 아니냐!

영천의 한원장(韓元長)은 동한 시대의 명사로 재상이란 높은 자리에 있었고 80까지 사시다가 세상을 뜨셨는데 형제들이 끝까지 함께 살았다.

북조 사람 치춘(稚春)은 진 왕조에서 덕행으로 이름이 높은 분이셨는데 7대가 분가하지 않고 함께 살면서도 누구도 원망하는 기색이 없었다고 한다.

<시경詩經>높은 산은 사람이 우러러보고 큰길은 가려 한다는 구절이 있다.

이런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충심으로 그렇게 하려면 너희들은 삼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더 할 말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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