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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酒聖 陶淵明 詩

도연명사진도(陶淵明寫眞圖) - 도연명(陶淵明)

by 산산바다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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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연명사진도(陶淵明寫眞圖) - 도연명(陶淵明)

             도연명 초상화(宋 謝薖 撰古詩)

 

 

陶淵歸去潯陽曲(도연귀거심양곡) : 도연명이 심양(潯陽)의 고향 마을로 돌아가

杖藜蒲鞵巾一幅(장려포혜건일폭) : 명아주 지팡이에 짚신 신고 한 폭의 두건 쓰고 있네.

陰陰老樹顚黃鸝(음음로수전황리) : 울창한 늙은 나무에는 누런 꾀꼬리 울고

艶艶東籬粲霜菊(염염동리찬상국) : 곱고 고운 동쪽 울타리에는 서리 맞은 국화 피었어라.

世紛無盡過眼空(세분무진과안공) : 세상일 분분하여 끝이 없으나 눈 앞 스치면 없어지고

生不事豊隨意足(생불사풍수의족) : 살아가는 일 풍족하지 못하나 뜻을 따라 만족한다오.

廟堂之資老蓬蓽(묘당지자노봉필) : 조정에서의 타고난 성품이 가난한 집에서 늙으니

環堵蕭條僅容膝(환도소조근용슬) : 좁은 방은 쓸쓸하여 겨우 몸 하나 사는 초라한 공간이라네.

大兒頑鈍懶詩書(대아완둔라시서) : 큰 아이는 완악하고 둔하여 시서(詩書) 게을리 하고

小兒嬌癡愛梨栗(소아교치애이률) : 작은 아이는 어리고 미련하여 배와 밤만 좋아하네.

老妻日暮荷鋤歸(노처일모하서귀) : 늙은 아내 해 저물자 호미 메고 돌아오니

欣然一笑共蝸室(흔연일소공와실) : 흔연히 한번 웃고 좁은 방을 함께한다오.

哦詩未遺愁肝腎(아시미유수간신) : 시 읊어도 마음 속의 시름 버리지 못하니

醉裏呼兒供紙筆(취이호아공지필) : 취중에 아이 불러 종이와 붓 대령하라 하네.

時時得句輒寫之(시시득구첩사지) : 때때로 시구(詩句) 생각나면 즉시 쓰니

五言平淡用一律(오언평담용일률) : 오언(五言)으로 평담(平淡)하게 한 운율 쓰노라.

田家酒熟夜打門(전가주숙야타문) : 농가에 술 익자 밤에 문 두드리니

頭上自有漉酒巾(두상자유록주건) : 머리 위에는 본래 술 거르는 두건 있다오.

老農時問桑麻長(노농시문상마장) : 늙은 농부 때때로 뽕나무와 삼나무 자라는 것 물으며

提壺挈榼來相親(제호설합래상친) : 술병 들고 와서 서로 친숙하네.

一樽徑醉北窓臥(일준경취북창와) : 한 잔 술에 바로 취하여 북쪽 창 아래에 누워

蕭然自謂羲皇人(소연자위희황인) : 깨끗하게 스스로 희황인(羲皇人)이라 이르노라.

此公聞道窮亦樂(차공문도궁역락) : 이 분은 도를 알아 궁해도 즐거워하니

容貌不枯似丹渥(용모불고사단악) : 용모가 초췌하지 않아 붉은 물에 담근 듯하네.

儒林紛紛隨溷濁(유림분분수혼탁) : 유림(儒林)들 분분하여 혼탁함 따르니

山林高義久寂寞(산림고의구적막) : 산림의 높은 의리 오래도록 적막하다오.

假令九原今可作(가령구원금가작) : 만약 황천길에서 지금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다면

擧公藍輿也不惡(거공남여야불오) : ()의 가마를 드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 도연명의 초상(肖像)에 붙인 시로 사진(寫眞)이란 사람의 용모를 그리고 색을 입혀 안색(顔色)과 정신(精神)이 진짜 살아 있는 사람처럼 그리는 것을 말한다. 이 시는 도연명(陶淵明)의 문장 속에 있는 구절을 뽑아 도연명의 행장(行狀)을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 사과(謝薖)는 송()나라 휘종(徽宗) 때 사람으로 형인 사일(謝逸)과 함께 강서시파(江西詩派)에 속하는 인물이다.

이덕홍(李德弘) 1541(중종 36)-1596(선조 29)艮齋集(간재집)속집 4권에 杖藜蒲鞵(장려포혜), 廟堂(묘당), 漉酒巾(록주건) 등의 구()는 완연히 도연명을 그려 내었다. 끝구에 가령 구원(九原)에서 이제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다면이라고 말한 것은 또한 유상(遺像)을 보고 존모(尊慕)하는 마음을 이길 수 없음을 분명하게 말한 것이니, 하필 구구하게 사진(寫眞)이라고 제목을 달 필요가 있겠는가.” 하였다.

 

* 蓬篳(봉필) : 蓬戶篳門(봉호필문)의 줄임말로, 쑥대와 대나무를 엮어 문을 만든 가난한 집을 이른다.

* 環堵蕭條僅容膝(환도소조근용슬) : ()은 사방의 둘레이며 도()는 담장의 길이와 넓이가 각각 1인 매우 작은 집을 이른다. 도연명의 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환도(環堵)의 작은 집이 쓸쓸하다.[環堵蕭然]” 하였고, 歸去來辭(귀거래사)겨우 무릎을 용납할 만한 작은 방이 편안하기 쉬움을 깨닫는다.[審容膝之易安]” 하였으므로 이 두 글을 인용한 것이다.

* 蝸室(와실) : 달팽이 집이란 뜻으로 작은 방을 이른다.

* 蕭然自謂羲皇人(소연자위희황인) : 희황(羲皇)은 태호(太昊) 복희씨(伏羲氏)로 이때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순박하였으므로 말한 것이다.

* 擧公藍輿也不惡(거공남여야불오) : 세속이 혼탁하여 오래도록 산림에 도의(道義)의 기풍이 없으니, 가령 도연명이 살아난다면 비록 그를 위하여 마부의 천한 일을 하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 藍輿(남여) : 뚜껑이 없는 작은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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