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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노신시제가속(自詠老身示諸家屬)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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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노신시제가속(自詠老身示諸家屬) - 백거이(白居易)

          식솔들에게 보이려고 읊어보는 늙은이의 시

 

 

壽及七十五(수급칠십오) : 살다 보니 나이가 일흔다섯 되었고

俸霑五十千(봉점오십천) : 이 나이에 녹봉도 오만 전을 받으며

夫妻偕老日(부처해로일) : 부부가 지금까지 함께 살아 있고

甥侄聚居年(생질취거년) : 조카들까지 한 집에 모여 살고 있네.

粥美嘗新米(죽미상신미) : 햅쌀로 지은 것은 죽도 맛이 있고

袍溫換故綿(포온환고면) : 오래된 솜 갈아 넣은 옷들도 따뜻하며

家居雖濩落(가거수호락) : 찾아오는 사람 없어 집은 조용하지만

眷屬幸團圓(권속행단원) : 식구들 모두 모여 사니 다행이로다.

置榻素屛下(치탑소병하) : 소박한 병풍 아래 침상을 놓고

移爐靑帳前(이로청장전) : 푸른 휘장 앞으로 화로를 옮겨

書聽孫子讀(서청손자독) : 손자 녀석 책 읽는 소리를 듣고

湯看侍兒煎(탕간시아전) : 어린 종 차 달이는 모습을 보네.

走筆還詩債(주필환시채) : 때때로 붓을 들어 밀린 시를 짓고

抽衣當藥錢(추의당약전) : 입던 옷 꺼내 약값으로 대신 치르며

支分閑事了(지분한사료) : 바쁘지 않은 일들도 나눠 하다가

爬背向陽眠(파배향양면) : 등 긁으며 양지 향해 잠을 청하네.

 

 

* 十千 : 일만(一萬).

* 濩落 : 원래는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로이 지내는 것을 가리키는 말에서 나중에는 뜻을 얻지 못하고 쓸쓸하게 지내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 置榻 : 현자를 예우하는 것.

* 素屛 : 채색되지 않은 검소한 흑백병풍.

* 詩債 : 다른 사람에게 요청을 받았거나 아직 답을 하지 못해 빚처럼 남은 시를 말한다.

백거이는 晩春欲携酒尋沈四著作先以六韻寄之란 시에서도 顧我酒狂久, 負君詩債多(돌아보니 술에 빠져 지낸 날이 많아서 / 그대에게 빚진 시가 한두 편이 아니네)’라고 했다.

* 支分 : 처치하다. 안배하다.

 

첫 구절에서 壽及七十五라고 한 것을 보면 임종을 앞두고 쓴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구절 중 五十千의 단위로는 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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