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노병상잉이시자해(老病相仍以詩自解) - 백거이(白居易)
늙어가며 잇따라 몸이 아파 시를 지어 달래보다
榮枯憂喜與彭殤(영고우희여팽상) : 번성과 쇠퇴, 걱정과 환희, 장수와 요절 모두
都似人間戱一場(도사인간희일장) : 인간세상에서 벌이는 한바탕 놀이 같은 것인데
蟲臂鼠肝猶不怪(충비서간유불괴) : 벌레 다리던 쥐 간이 되던 이상할 것 하나 없고
鷄膚鶴髮復何傷(계부학발부하상) : 주름이 늘고 머리가 샌다고 슬퍼할 일 무엇인가?
昨因風發甘長往(작인풍발감장왕) : 작년에 중풍을 맞아 달게 떠나자 싶었더니
今遇陽和又小康(금우양화우소강) : 올 봄 따뜻한 봄기운에 병이 조금 나아졌네.
(春暖來風痹稍退也.)
(봄이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풍으로 인한 마비가 조금 물러갔다.)
還似遠行裝束了(환사원행장속료) : 먼 길 떠날 차비를 모두 마친 마당에
遲回且往亦何妨(지회차왕역하방) : 조금 늦게 간다 해서 잘못될 게 무엇인가?
* 相仍 : 잇따라. 끊임없이. 변함없이. 여전히.
* 自解 : 스스로 달래다. 스스로 설명하다.
* 榮枯憂喜 : 번성과 쇠퇴, 걱정과 환희를 말한 것이고, ‘彭殤’은 장수한 팽조(彭祖)와 요절한 상(殤)을 병칭한 것이다.
* 蟲臂鼠肝 : 조물주가 형체를 만들 때 변화에 정해둔 것이 없어서 사람이라도 다음에는 벌레의 다리나 쥐의 간이 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장자莊子ㆍ대종사大宗師⟫에서 ‘偉哉造化! 又將奚以汝爲? 又奚以汝適? 以汝爲鼠肝乎? 以汝爲蟲臂乎(천지의 조화가 굉장하구나! 그대를 또 무엇으로 만들려 하고 그대를 또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그대를 쥐의 간으로 만들려 하는가? 아니면 그대를 벌레의 다리로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했다.
* 鷄皮鶴髮 : 피부에 주름이 지고 머리가 하얗게 새어 늙어가는 것을 가리킨다.
* 風發 : 풍병(風病)이 생긴 것을 가리킨다.
* 長往 : 떠난 뒤에 돌아오지 않다. 세상을 피해 은둔하는 것을 가리킨다. 죽음의 완곡한 표현이기도 하다.
* 陽和 : 봄 또는 봄날의 따뜻한 기운
* 小康 : 병에 조금 차도가 있는 것을 가리킨다.
낙천은 개성(開成) 4년(839)에 풍질(風疾)로 드러눕게 되었는데, 이 시는 이듬해인 개성 5년(840) 봄, 병에 조금 차도가 보였을 때 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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