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감구(感舊) - 백거이(白居易)
지난날을 생각하며
序 : 故李侍郞杓直, 長慶元年春薨; 元相公微之, 太和六年秋薨;
시랑 이표직은 장경 원년(821)에 세상을 떴고,
상공 원미지는 태화 6년(832) 가을에 세상을 떴으며,
崔侍郞晦叔, 太和七年夏薨; 劉尙書夢得, 會昌二年秋薨.
시랑 최회숙은 태화 7년(833) 여름에 세상을 떴고,
상서 유몽득은 회창 2년(842) 가을에 세상을 떴다.
四君子予之執友也. 二十年間凋零共盡, 唯予衰病, 至今獨存, 因咏悲懷, 題爲感舊.
네 사람은 나와 매우 가까웠던 벗으로 스무 해를 함께하며 늙어왔는데,
지금은 나 한 사람만 늙고 병든 채 살아 있어서
마음속에 서린 슬픔과 회포를 담은 시 한 수를 짓고 「감구」란 제목을 달았다.
晦叔墳荒草已陳(회숙분황초이진) : 회숙의 무덤은 잡초조차 오래되었고
夢得墓濕土猶新(몽등묘습토유신) : 몽득의 무덤은 흙이 아직 촉촉하고 새것인데
微之捐館將一紀(미지연관장일기) : 미지가 떠난 지는 열두 해가 되었고
杓直歸丘二十春(표직귀구이십춘) : 표직이 묻힌 지도 어느새 스무 해가 지났네.
城中雖有高第宅(성중수유고제택) : 성 안에는 아직도 옛날 집이 있지만
庭蕪園廢生荊榛(정무원폐생형진) : 정원에는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라고
篋中亦有舊書札(협중역유구서찰) : 상자 속에도 옛날 서찰이 남아 있지만
紙穿字蠹成灰塵(지천자두성회진) : 종이가 좀 먹어 글자를 읽을 수 없네.
平生定交取人窄(평생정교취인착) : 평생을 두고 사귄 벗이 많지 않아서
屈指相知唯五人(굴지상지유오인) : 손가락으로 꼽아도 애오라지 다섯뿐인데
四人先去我在後(사인선거아재후) : 네 사람이 먼저 가고 나만 남아서
一枝蒲柳衰殘身(일지포류쇠잔신) : 갯버들 잔가지처럼 쓸쓸히 늙어가고 있구나.
豈無晩歲新相識(기무만세신상식) : 나이 들어 생기는 친구 어찌 없을까마는
相識眠親心不親(상식면친심불친) : 얼굴만 알 뿐 마음까지 가까워질 수 없으니
人生莫羨苦長命(인생막선고장명) : 명 길게 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말지니라.
命長感舊多悲辛(명장감구다비신) : 오래 살면서 옛 생각하기 슬프고도 괴로우니
* 太和(태화) : 당문종(唐文宗) 이앙(李昂)의 연호로 대화(大和 827~835)와 같다.
* 執友(집우) : 마음이 통하고 뜻이 같은 벗을 가리킨다.
* 凋零(조령) : 시들다. 노인을 가리킨다. 백거이는 「代夢得吟」이란 시에서도 ‘後來變化三分貴, 同輩凋零太半無(후배들 열에 셋은 귀한 신분이 되었는데 / 늙은 벗들은 절반 넘게 세상을 떴네)’라고 읊었다.
* 捐館(연관) : 세상을 뜬 것의 완곡한 표현이다. ‘捐館舍’의 생략형이다.
* 一紀(일기) : 목성(木星)이 하늘을 한 바퀴 도는 시간에서 유래한 12년을 가리킨다. ‘周星’이라고도 한다.
* 故第(고제) : 옛집
* 荊榛(형진) : 잡초가 무성해진 모양을 가리킨다.
* 灰塵(회진) : 먼지. 티끌. 없어지다. 사라지다.
* 定交(정교) : 벗이 되다.
* 蒲柳(포류) : 수양버들 또는 갯버들을 가리킨다.
* 悲辛(비신) : 슬프고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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