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추제모란총(秋題牡丹叢) - 백거이(白居易)
가을 모란
晩叢白露夕(만총백로석) : 저물녘엔 기운 없이 이슬에 젖고
衰葉凉風朝(쇠엽양풍조) : 아침에는 시든 잎도 찬바람 맞지
紅艶久已歇(홍염구이헐) : 붉고 고운 모습은 다한 지 오래
碧芳今亦銷(벽방금역소) : 푸른 잎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데
幽人坐相對(유인좌상대) : 세상 떠나 사는 이 마주하고 앉으면
心事共蕭條(심사공소조) : 심사 함께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원화 10년(815), 재상 무원형(武元衡)이 자객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함구한 채 사건이 무마되기만을 바라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범인 체포를 주장하는 글을 올린 낙천은 태자좌찬선대부로서 직언하는 월권을 저질렀다는 비방과 세상을 뜬 모친의 사고까지 자신의 시에 결부시킨 권력자들의 모함을 받은 끝에 강주로 좌천되었는데, 장안을 떠나기 전, 벗들을 만난 자리에서 쓸쓸하고 씁쓸한 심정을 시로 지어 읊은 것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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