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제이차운창죽(題李次雲窗竹) - 백거이(白居易)
이차운의 창가 대숲에 쓰다
不用裁爲鳴鳳管(불용재위명봉관) : 잘라서 봉황소리 내는 젓대 만들 것도 아니고
不須截作釣魚竿(불수절작조어간) : 잘라서 고기 낚는 낚싯대 만들 것도 아니라네.
千花百草凋零後(천화백초조령후) : 꽃이란 꽃 풀이란 풀 모두 시들고 떨어진 뒤
留向紛紛雪裏看(유향분분설리간) : 눈 펄펄 날리는 날 비취빛 보려고 두는 거지
대나무가 속이 비어 있어도 몸통이 단단한 것은 군자가 사리에 밝고 용모가 준수한 것을 닮았고,
한 마디 한 마디 큰 키로 자라는 것은 신중하면서도 끊임없이 정진하는 것을 닮았고,
푸른빛 한 가지로 옥과 같은 맑은 기질을 보이는 것은 군자의 고결한 품성을 닮았으며,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곧게 서 있는 것은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군자의 바르고 곧은 지조를 닮았다고 했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솔과 대와 매화 세 가지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는 한편, 대나무에 매화와 난초와 국화를 더해 사군자(四君子)라 칭하며 그 기상과 품성을 기렸다.
소식(蘇軾) 같은 사람은 한 발 더 나아가 ‘고기 없는 밥상은 상관없지만(可使食無肉) 대나무 없는 집에서는 살지 못한다(不可使居無竹)’고 할 정도였다니 옛사람들의 자별한 대나무 사랑이 남의 일 같지 않게 읽히는 시다.
시제에 들어 있는 ‘李次(虛)雲’이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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