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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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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유별불광화상(山下留別佛光和尙)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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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하유별불광화상(山下留別佛光和尙) - 백거이(白居易)

           산을 내려가면서 불광사 여만 스님께

 

 

勞師送我下山行(노하송아하산행) : 스님께서 힘드시게 산 아래까지 바래다주시니

此別何人識此情(차별하인식차정) : 이번 이별에 섞인 속내 아는 이가 누구일까

我已七旬師九十(아이칠순사구십) : 내 나이 일흔이고 스님은 아흔 고령이시니

當知後會在他生(당지후회재타생) : 우리가 다시 만나는 건 내세나 되어야 하겠지

 

 

* 백거이는 정원(貞元) 19(803)에 낙양에 있는 불광사(佛光寺)에서 여만선사(如滿禪師)에게 계를 받고 유발제자가 된 뒤에 40년 넘게 교유하였다.

 

* 여만선사(如滿禪師)는 마조(馬祖) 문하에서 불법을 익힌 선지식으로 일찍이 당순종(唐順宗)을 만나 붓다의 가르침에 관해 문답을 나눈 뒤 순종의 공경과 아낌을 받으며 이름이 알려진 고승인데, 당시 사람들이 아래와 같은 그의 게송을 즐겨 음송했다고 한다.

 

心中寬廣山川小(심중관광산천소) : 마음은 넓어서 세상을 담고도 남고

眼內澄淸日月明(안내징청일월명) : 눈은 맑아 해와 달을 밝게 비치며

耳邊天籟人間寂(이변천뢰인간적) : 귀에 들리는 온갖 소리 조화롭기만 하고

脚下灰沙不染塵(각하회사불염진) : 발은 흙 위를 걸어도 더럽혀지지 않네.

 

 

백거이는 회창(會昌) 5(845)에 낙양에서 상치지회(尙齒之會)라는 경로잔치를 마련했는데, 이때 모인 백거이를 비롯한 일곱 명의 나이를 합산했더니 570세였다 하고, 그 해 여름 향산사(香山寺)에서 이원상(李元爽)과 여만선사 두 사람이 더 모였을 때는 아홉 명의 나이를 합한 것이 800살에 가까웠다고 한다.

백거이는 화공을 불러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게 하고 그것을 각자의 시와 함께 소장하여 기념이 될 수 있게 했는데, 이후로 문인묵객들 사이에서 九老圖九老詩같은 모방작품들이 유행했다고 한다.

 

여만선사는 향산사 경로잔치가 있던 해에 세랍 95세로 불광사에서 입적했고, 백거이도 그 이듬해 8월에 여만선사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떴다.

시에서 쓴 대로 이때가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인데, 백거이는 눈을 감기 전에 여만선사의 부도탑 근처에 묻어달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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