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수하동제교정유개원관 인숙완월(首夏同諸校正游開元觀 因宿琓月) - 백거이(白居易)
초여름 어느 날 교정들과 개원관으로 놀러 가서 함께 달을 보며 밤을 새다
我與二三子(아여이삼자) : 나랑 다른 사람 몇이서 함께
策名在京師(책명재경사) : 책명을 하느라 도성에 있었는데
官小無職事(관소무직사) : 자리가 말직이고 하는 일도 별로 없어
閑于爲客時(한우위객시) : 한가하게 손님 노릇이나 하고 있을 때
沉沉道觀中(침침도관중) : 도관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가
心賞期在玆(심상기재자) : 마음이 즐거워 자리 정하고
到門車馬回(도문거마회) : 문 앞에서 수레와 말 돌려보낸 뒤
入院巾杖隨(입원건장수) : 수건과 지팡이 들고 안으로 들어갔었네.
淸和四月初(청화사월초) : 때 좋다 날 맑고 화창한 사월
樹木正華滋(수목정화자) : 나무마다 가지와 잎이 무성해져서
風淸新葉影(풍청신엽영) : 맑은 바람 새 잎들을 흔들어대도
鳥戀殘花枝(조연잔화지) : 꽃 핀 가지에 앉은 새들 떠나지 않았네.
向夕天又晴(향석천우청) : 해질녘에 하늘이 활짝 개이고
東南餘霞披(동남여하피) : 동남쪽 붉은 노을이 옷을 비출 때
置酒西廊下(치주서랑하) : 서쪽에 있는 회랑 아래 술 갖다 놓고
對月杯行遲(대월배행지) : 달 기다리며 느긋하게 잔을 돌리는데
須臾金魄生(수유금백생) : 순식간에 둥근 달 떠오르는 게
若與吾徒期(약여오도기) : 마치 우리와 약속이라도 해둔 것 같았네.
光華一照耀(광화일조요) : 밝은 빛이 환하게 비추자마자
殿角相參差(전각상참치) : 전각마다 삐죽삐죽 처마 끝을 드러내서
終夜淸景前(종야청경전) : 밤새도록 수려한 풍경을 보며
笑歌不知疲(소가부지피) : 웃고 노래 부르며 피곤한 줄 몰랐네.
長安名利地(장안명리지) : 장안이 명리의 땅이라고 하지만
此興幾人知(차흥기인지) : 이런 재미 아는 이 몇이나 될까?
* 首夏(수하) : 초여름. 음력 4월.
* 開元觀(개원관) : 도관의 이름. 강릉성(江陵城) 안에 있으며 당조(唐朝) 개원(開元) 연간에 창건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 校正(교정) : 교서(校書)와 정자(正字) 두 관직을 이어 부른 것인데 둘 모두 전적(典籍) 관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관직이다.
* 二三子(이삼자) : 몇 사람. 스승이 제자를 부르거나 임금이 신하를 부를 때도 쓴다. 제위諸位. 《논어論語ㆍ팔일八佾》에서 ‘二三子何患於喪乎?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爲鐸(그대들은 어찌하여 스승이 벼슬을 얻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는가? 천하에 도가 없어진 지 오래되었으니 하늘이 그대들의 스승을 장차 목탁으로 삼을 것이오)’이라고 했다.
* 策名(책명) : 과거에 급제하다. 과거시험을 보려고 신청하다. 책명위질(策名委質), 즉 벼슬에 나아가는 사람이 이름을 책(策)에 쓰고 제왕 앞에서 신하가 되기를 분명히 하는 것의 생략형이다.
* 京師(경사) : 제왕이 있는 도성. 천자의 군대. 조정.
* 沉沉(침침) : 소리가 없이 조용하다. 궁실이 깊다. 무성한 모양. 물이 깊은 모양. 비가 많이 내리는 모양. 침착하고 신중하다. 마음이 무겁다. 물체가 무겁다.
* 心賞(심상) : 마음이 즐겁다. 진심으로 사랑하다. 애지중지하다.
* 華滋(화자) : 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윤택하다. 용모가 아름답다. 문장이 아름다운 것을 가리킨다.
* 霞披(하피) : 옷 위로 노을빛이 비추는 것을 가리킨다.
* 杯行(배행) : 늘어앉아서 술을 마시는 것을 가리킨다.
* 須臾(수유) : 아주 짧은 시간
* 金魄(금백) : 둥근 달을 가리킨다. 이백李白은 「古風2」에서 ‘圓光虧中天, 金魄遂淪沒(달빛이 하늘에서 이지러지다가 / 마침내 둥근 달 사라져버리네)’이라고 읊었다.
* 殿角(전각) : 전각의 처마 끝을 가리킨다.
* 參差(참치) : 길고 짧고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아니한 것을 가리키는 참치부제(參差不齊)의 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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