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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樂天 白居易 詩

기제여산구초당겸정이림사도려(寄題廬山舊草堂兼呈二林寺道侶)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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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 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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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제여산구초당겸정이림사도려(寄題廬山舊草堂兼呈二林寺道侶) - 백거이(白居易)

     여산의 옛 초당에 대한 시를 지어 동림사와 서림사 도반에게 보내다

 

 

三十年前草堂主(삼십년전초당주) : 삼십년 전 만 해도 젊었던 초당주인

而今雖在鬢如絲(이금수재빈여사) : 지금은 귀밑머리 새하얗게 센데다가

登山尋水應無力(등산심수응무력) : 산에 올라 물 보기도 힘에 부치니

不似江州司馬時(불사강주사마시) : 강주사마 지낼 때와 같지 않구려

漸伏酒魔休放醉(점복주마휴방취) : 술 마시는 건 참아내며 취하는 날 없지만

猶殘口業未抛詩(유잔구업미포시) : 입으로 짓는 버릇 남아 시는 버리지 못했다오.

君行過到爐峰下(군행과도노봉하) : 그대 혹시 길을 가다 향로봉을 지나거든

爲報東林長老知(위보동림장로지) : 동림사 어른 스님께 안부라도 여쭤주오.

 

 

* 廬山草堂(여산초당) : 백거이가 여산에 지은 초당을 가리킨다.

* 二林寺(이림사) : ‘이림사라는 절 이름으로 읽지 않고 여산에 있는 동림사(東林寺)와 서림사(西林寺) 두 곳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었다.

* 道侶(도려) : 불가(佛家)의 용어로 함께 수행하고 수련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도반(道伴)이라고도 한다.

* 江州(강주) : 지명

* 司馬(사마) : 관직명

* 酒魔(주마) : 이야기 속에 나오는 주충(酒蟲)으로 음주의 폐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 爐峰(노봉) : 여산(廬山)의 주봉인 향로봉(香爐峯)을 가리킨다.

* 長老(장로) : 나이가 많은 승려에 대한 존칭이다.

 

백거이가 여산(廬山)을 돌아보다 향로봉(香爐峯)의 풍광에 반해 유애사(遺愛寺)라는 절 옆에 초당을 지은 것은 원화(元和) 11(816)이고, 재상 무원형(武元衡)이 평로절도사 이사도(李師道)가 보낸 사람에 의해 암살된 사건에 대해 나라의 치욕을 씻기 위해 잔적을 체포할 것(急請捕賊, 以雪國耻)’을 주청한 상소 때문에 권력자들의 미움을 사 강주사마로 쫓겨 가게 된 것은 초당을 짓고 난 이듬해인 원화 12(817)이다.

 

첫 구절에서 삼십 년 전 초당 주인(三十年前草堂主)’이라고 한 것에 더해 넷째 구절에서 강주사마 시절과 다르다(不似江州司馬時)’고 한 것을 보면 시를 지은 시기가 대략 백거이가 세상을 뜨기 전 어느 해일 것으로 보이는데, 술을 그리고 좋아했던 사람이 술을 참아 취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면서도 평생을 함께해 온 시()만은 끝내 끊지 못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천부시인 백거이의 탄식을 한층 더 아리게 읽을 수밖에 없다. 백거이가 바로 시마(詩魔)’라는 별호를 가진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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