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중도화양관구거(重到華陽觀舊居) - 백거이(白居易)
전에 머물렀던 화양관에 다시 와서
憶昔初年三十二憶昔(억석초년삼십이) : 옛날을 돌아보니 첫 발 들인 서른두 살
當時秋思已難堪(당시추사이난감 ) : 그때는 쓸쓸한 가을 감당하기 어려웠지
若爲重入華陽院(약위중입화양원 ) : 화양원에 다시 들어오면 어찌 되려나
病鬢愁心四十三(병빈수심사십삼 ) : 흰머리 늘고 근심 많은 마흔세 살에
백거이는 정원(貞元) 21년(805) 봄부터 원화(元和) 원년(806) 여름까지 장안(長安)의 영숭방(永崇坊)에 있는 화양관(華陽觀)에서 기거한 적이 있었는데, 비서성교서랑을 그만둔 뒤 재식겸무명어체용과(才識兼茂明於體用科)에 응시하기 위해서였다.
이 시는 서른두 살 때 임용을 위한 과거 대비 차 처음 화양관에 발을 들인 후, 강주사마(江州司馬)로 좌천되는 등 좌절을 겪으며 십일 년이 지난 마흔세 살에 다시 화양관을 찾았을 때, 입신양명을 위해 앙앙불락했던 당시와는 사뭇 달라진 자신을 돌아보며 소회를 읊은 것이다.
화양관(華陽觀)은 원래 흥신공주(興信公主)의 집이었던 곳으로 검남절도사 곽양의(郭英義)에게 팔렸다가 나중에 관에서 다시 사들여 화양공주의 복을 기리기 위해 도관(道觀)으로 개조한 곳인데, 백거이에게는 과거대비 처를 비롯해 유람지와 병중휴양지 등으로도 인연을 맺으며 이 시를 비롯해 여러 편의 시를 지어 남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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