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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묘(李白墓)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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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묘(李白墓) - 백거이(白居易)

              이태백의 무덤

 

 

采石江邊李白墳(채석강변이백분) : 채석강 물가에 이태백이 묻혀 있고

繞田無限草連雲(요전무한초연운) : 무덤을 덮은 풀은 하늘에 닿을 듯 자라 있네.

可憐荒壟窮泉骨(가련황롱궁천골) : 가련타 무너진 무덤 속에 뼈만 남아 있겠지만

曾有驚天動地文(증유경천동지문) : 지난날엔 시 한 줄로 하늘과 땅을 울렸었지.

但是詩人多薄命(단시시인다박명) : 하지만 시인들 대다수가 박명했고

就中淪落不過君(취중윤락불과군) : 뜻을 잃고 떠도는 것도 그대를 지나가지 않았네.

渚蘋溪藻猶堪薦(저빈계조유감천) : 물가에 있는 풀과 이끼 잘도 견뎌내는데

大雅遺風已不聞(대아유풍이불문) : 그 옛날 대아의 가르침 더는 들을 수 없네.

 

 

* 采石(채석) : 채석기(采石磯)를 가리킨다. 원명이 우저기(牛渚磯)로 안휘성(安徽省) 마안산시(馬鞍山市) 장강(長江) 동안에서 우저산이 강 북쪽으로 돌출해서 이뤄진 곳인데, 강 폭이 좁고 형세가 험해서 옛날부터 중요 나루였다. 전하는 바로는 이백이 이곳에서 뱃놀이를 하던 중 취중에 물속의 달을 붙잡으려고 하다가 익사했다고 하는데, 태백루(太白樓)와 월정(月亭) 등의 명소가 있다.

* () : 무덤을 가리킨다.

* 連雲(연운) : 하늘에 있는 구름에 이어질 정도로 높거나 많은 것을 가리킨다. ‘荒壟은 돌보는 사람 없어 무너진 무덤을 가리킨다.

* 窮泉(궁천) : 구천(九泉), 즉 무덤 안을 가리킨다.

* 驚天動地(경천동지) : 이백의 시는 하늘과 땅을 모두 감동시킬 만했다는 것을 가리킨다.

* 淪落(윤락) : 떠돌다. 실의에 빠지다. ‘就中其中과 같다.

 

덕종(德宗) 정원(貞元) 15(799), 백거이가 스물여덟 살 때 선주(宣州)에서 지은 작품이다.

이백(李白)은 원래 당도(當塗)에서 죽고 용산(龍山)에 묻혔는데, 원화(元和) 12(817)에 선흡관찰사(宣歙觀察使) 범전정(范傳正) 이백이 남긴 바람에 근거하여 이백의 무덤을 청산(靑山)으로 옮겼기 때문에 백거이가 본 것은 천장(遷葬) 전 옛 무덤이었을 것이다.

옛 무덤의 터는 안휘성(安徽省) 마안산(馬鞍山) 남쪽 채석산(采石山) 밑 채석진(采石鎭)에 있고, 아래는 범전정이 쓴 이백의 묘비문 중 한 대목이다.

 

先祖志在靑山, 遺言宅兆, 頃屬多故, 殯於龍山東麓, 地近而非本意. 墳高三尺, 日益摧圮.

(선조지재청산, 유언택조, 경속다고, 빈어용산동록, 지근이비본의. 분고삼척, 일익최비.)

선조의 뜻이 청산에 있어 묻을 곳을 말로 남겨두었지만

보는 눈이 많아 용산 동쪽 기슭에 묻었으니 땅은 가까워도 본래의 뜻이 아니었고,

무덤의 높이도 겨우 석 자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 범전정范傳正당좌습유한림학사이공신묘비唐左拾遺翰林學士李公新墓碑중에서

 

백거이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과거공부를 시작했고, 공부를 본격 시작한 이듬해인 정원 16(800)에 진사가 되었으니 이 시는 어쩌면 과거를 준비하기 앞선 어떤 시점이었거나 아니면 과거를 준비하던 중 어떤 시점에서 쓴 것일 수 있겠다. 백거이의 작품집에 있는 시는 전체 6구로 되어 있어 마지막 두 구절이 들어 있지 않은데, 학자들은 이 두 구절이 후인들에 의해 덧붙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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