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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병풍절구(題詩屛風絶句)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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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병풍절구(題詩屛風絶句) - 백거이(白居易)

             병풍으로 절구시를 짓다

 

 

十二年冬, 微之猶滯通州, 予亦未離湓上, 相去萬里, 不見三年, 鬱鬱相念, 多以吟詠自解.

원화 12년(817) 겨울, 미지가 여전히 통주에 머물고 있고 나 역시 강주를 못 떠나고 있는데,

서로 떨어진 거리가 만리나 되고 만나지 못한 것도 삼 년이나 되어서

생각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그럴 때마다 시를 읊어 우울한 기분을 풀었다.

 

前後欲微之寄示之什, 殆數百篇, 雖藏於篋中, 永以爲好, 不若置之座右, 如見所思.

전후로 미지에게 보내려고 지은 시가 거의 수백 편에 이르는데 상자 속에 넣어두고

오래 지니는 것도 좋겠지만 옆에 두고 보는 것만 못할 것 같아서

 

繇是掇律句中短小麗絶者, 凡一百首, 題錄合爲一屛風, 擧目會心參, 若其人在於前矣.

율구 중에 짧고 잘된 백여 편을 골라 제목을 합해 병풍을 만들었더니

보다 보면 그 사람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통하고는 했다.

 

前輩作事, 多出偶然. 則安知此屛不爲好事者所傳, 異日作九江一故事爾? 因題絶句, 聊以奬之.

옛사람들의 일도 우연히 찾아진 게 많은 것처럼

훗날 이 병풍이 호사자(好事者)들에게 구강의 고사로 전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잘한 일이다 생각하며 절구 시 한 편을 지었다.

 

 

相憶采君詩作障(상억채군시작장) : 그대 그리워 썼던 시로 병풍 만들려고

自書自堪不辭勞(자서자감불사로) : 손수 짓고 쓰고 고치며 품을 들이네.

障成定被人爭寫(장성정피인쟁사) : 병풍이 만들어지면 너도나도 베끼느라

從此南中紙價高(종차남중지가고) : 강남 땅 종이 값이 꽤나 비싸지겠지.

 

 

 

* : 분포(湓浦) 또는 분수(湓水)(현재명 용개하龍開河). 여기서는 백거이의 유배지 강주(江州)를 가리킨다. 백거이는 琵琶行에서도 住近湓江地低濕, 黃蘆苦竹遶宅生(사는 곳이 분강에 가까워 땅이 낮고 습하여 / 집 주변에 누런 갈대와 마른 대나무만 우거졌네)’이라고 했다.

* 鬱鬱(울울) : 근심으로 괴로워하는 모양.

* () : 시편(詩篇). ‘는 거의.

* 座右 : 앉은 자리의 오른쪽을 가리킨다. 옛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문장이나 글씨, 그림 등을 가까이 두고 감상한 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天育驃騎歌란 시에서 故獨寫眞傳世人, 見之座右久更新(그래서 홀로 참모습 그려 세상사람들에게 전했고 / 자리 오른쪽에 두었더니 볼수록 더욱 새롭네)’이라고 했다.

* 所思 : 생각하는 사람 또는 일을 가리킨다.

* 繇是(요시) : 그래서. 그럼으로. 이 때문에. 뒷일이 앞일로부터 이어지는 것을 나타낸다. ‘와 통한다.

* () : 가리다. 모으다.

* 律句 : 격률시(格律詩), 즉 평측(平仄)의 격률을 따른 정형시를 가리킨다.

* 會心 : 마음이 합해지다. 마음을 알다.

* 前輩 : 당조(唐朝) 때 진사 급제자들이 서로를 존중하여 불렀던 호칭이다. 여기서는 옛사람의 뜻으로 새겨 읽었다.

* 作事 : 정책을 펼치는 것.

* : 병풍(屛風)

* 自書自堪 : 스스로 글을 쓰고 스스로 손을 보는 것을 가리킨다.

* 紙價高 : 종이 값이 오르다. 진서晉書좌사전左思傳에서 於是豪貴之家競相傳寫, 洛陽爲之紙貴(돈 많고 권세 있는 집들마다 다투어 좌사의 삼도부三都賦를 베껴 적으려 하는 바람에 낙양의 종이 값이 크게 올랐다).’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다.

 

원화 12(817) 작이다. 낙천은 유배지 강주(江州)에서 여산(廬山)에 초당을 짓고 살고 있었고, 미지는 여전히 통주사마로 좌절의 시기를 보내고 있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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