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강루석망초객(江樓夕望招客) - 백거이(白居易)
해질 무렵 객을 불러 강루에 올라
海天東望夕茫茫(해천동망석망망) : 동쪽 바다와 하늘은 가물가물하고
山勢川形闊復長(산세천형활부장) : 산과 물은 생김새가 길고 넓은데
燈火萬家城四畔(등화만가성사반) : 성 안에서는 집집마다 불을 밝히고
星河一道水中央(성하일도수중앙) : 하늘에서는 별들이 강을 이뤄 흐르네.
風吹古木晴天雨(풍취고목청천우) : 고목을 스치는 바람은 맑은 날 듣는 빗소리 같고
月照平沙夏夜霜(월조평사하야상) : 모래밭을 비치는 달빛은 여름밤에 내린 서리 같은데
能就江樓消暑否(능취강루소서부) : 강루에 왔다고 더위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比君茅舍較淸凉(비군모사교청량) : 그대의 초가보다 이곳이 더 시원한 것 같소.
장경(長慶) 3년(823) 여름, 백거이가 항주자사(杭州刺史)로 있을 때 쓴 작품으로 ‘고목에 바람 부니 맑은 날 비가 오는 것 같고(風吹古木晴天雨), 모래밭에 비친 달빛 여름밤에 내린 서리 같다.(月照平沙夏夜霜)’고 한 두 구절은 여름밤의 아름다운 경치를 읊은 천고의 명구로 사람들에게 애송되는 구절이다.
소식蘇軾은 백거이의 이 시를 읽고 나서 ‘백공이 만년에 쓴 시는 그 경지가 아주 높고 오묘하다(白公晩年詩極高妙)’고 했는데, ‘風吹古木晴天雨, 月照平沙夏夜霜 같은 구절은 젊어서는 이르지 못한 경지(此少時所不到也)’라고 하면서 고목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마치 비 내리는 소리 같다고 한 ‘晴天雨’와 모래밭을 비치는 달빛이 여름밤에 내린 서리 같다고 한 ‘夏夜霜’의 절묘한 착상에 탄복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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