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취음(醉吟) - 백거이(白居易)
술에 취해 읊다
醉來忘渴復忘飢(취래망갈부망기) : 술에 취해 갈증과 배고픔을 잊은 채
冠帶形骸杳若遺(관대형해묘약유) : 옷과 두건, 몸뚱이 내팽개쳐 두었다가
耳底齋鐘初過後(이저재종초과후) : 때 알리는 종소리 듣고서야 비로소
心頭卯酒未消時(심두묘주미소시) : 맘속으로 아침술 덜 깬 것을 알았네.
臨風朗詠從人聽(임풍낭영종인청) : 바람 쐬며 하인들 듣게 낭랑하게 시를 읊고
看雪閑行任馬遲(간설한행임마지) : 말 가는 대로 느릿느릿 눈 구경하며 등청한 뒤
應被衆疑公事慢(응피중의공사만) : 공무에 태만하다 의심받지 않으려고
承前府尹不吟詩(승전부윤불음시) : 전임 부윤 하던 대로 시 같은 건 읊지 않네.
* 杳若(묘약) : 묘연(杳然)하다. 그윽하고 아득하여 눈에 아물아물한 것을 가리킨다.
* 耳底(이저) : 고막
* 齋鐘(재종) : 끼니때를 알리는 큰 종 또는 그 종소리를 가리킨다.
* 朗詠(낭영) : 큰 소리로 음송(吟誦)하는 것을 가리킨다.
* 閑行(한행) : 한가롭게 걷는 느린 걸음을 가리킨다(= 漫步).
* 承前(승전) : 앞사람을 이어받다. 전례를 따르다.
* 府尹(부윤) : 관직명. 한(漢)나라 때 경조윤(京兆尹)으로 시작된 경기(京畿) 지역의 행정정관을 가리킨다. 당조(唐朝)에서는 동도(東都), 서도(西都), 북도(北都) 및 주군(州郡)에서 부(府)로 승격된 곳에는 모두 부윤(府尹)을 두었다.
태화太和 6년(832), 하남윤(河南尹)으로 있을 때 쓴 작품이다.
한 해 전 오랜 벗 원진(元稹)이 나이 쉰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떴고, 예순에 접어든 낙천도 하루가 다르게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있던 때였다. 공무에 게으르게 보일까 봐 시 읊는 것까지 하지 않았다 면서도 낙천은 취중출근을 하고 있었던 것인데, 관직을 떠날 마음을 굳히고 있었던 낙천은 이듬해 하남윤을 사직했고, 명예직인 태자빈객분사(太子賓客分司)로 있던 중 동주자사(同州刺史)로 임명되었지만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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