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樂天 白居易 詩

오년추병후독숙향산사삼절구(五年秋病後獨宿香山寺三絶句)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5.

산과바다

향산사(香山寺)

白居易 詩 HOME

 

 

 

          오년추병후독숙향산사삼절구(五年秋病後獨宿香山寺三絶句) - 백거이(白居易)

          개성(開成) 5(840) 가을, 병을 앓고 난 뒤에 향산사에서 홀로 묵으며 쓴 절구 3

 

 

其一

經年不到龍門寺(경년부도용문사) : 몇 해 동안 한 번도 찾지 못한 용문사

今夜何人知我情(금야하인지아정) : 오늘 밤 어느 누가 내 생각을 알아줄까

還向暢師房裏宿(환향창사방리숙) : 문창 스님 방에서 잠을 청해보는데

新秋月色舊灘聲(신추월색구탄성) : 달 밝은 초가을 밤 여울소리 여전하네.

 

 

其二

飮徒歌伴今何在(음도가반금하재) : 함께 마시고 노래하던 벗들 있는 곳 어디인지

雨散雲飛盡不迴(우산운비진불회) : 뿔뿔이 흩어져서 돌아오는 이 하나 없네.

從此香山風月夜(종차향산풍월야) : 앞으로는 바람 시원하고 달빛 밝은 향산에

祗應長是一身來(지응장시일신래) : 언제까지라도 나 혼자만 올 수밖에 없겠네.

 

 

其三

石盆泉畔石樓頭(석분천반석루두) : 석분천과 석루가 서로 가까이 있는 곳

十二年來晝夜遊(십이년래주야유) : 열두 해 만에 찾아와 밤낮으로 돌아봤네.

更過今年年七十(갱과금년년칠십) : 올해가 지나고 나면 내 나이 일흔인데

假如無病亦宜休(가여무병역의휴) : 병 없이 떠난다 해도 이상할 건 없겠네.

 

 

* 香山寺 : 낙양(洛陽)의 용문산(龍門山) 동쪽 향산(香山)에 있는 사찰이다. 향산은 원래 용문동산(龍門東山)으로 불리다가 무측천(武則天)香山寺를 중수한 뒤 향산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전에 용문서산(龍門西山)으로 불리던 산은 용문산이 되었다.

* 經年 : 일 년 혹은 몇 해가 지나는 동안

* 龍門寺 : 낙양(洛陽) 서남쪽에 있는 절 이름이다. 후위(後魏) 희평(熙平) 원년(516)에 창건된 낙양의 명승지였다. 여기서는 향산사와 용문사를 같은 절로 새겨 읽었다.

* 灘聲 : 여울을 흐르는 세찬 물살이 돌에 부딪쳐 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두보杜甫送韓十四江東省覲이란 시에서 黃牛峽靜灘聲轉, 白馬江寒樹影稀(조용하던 황우협 여울소리로 요란하고 / 백마강에는 잎도 없는 나무들이 비치겠지)’라고 했다.

* 暢師 : 향산사 장로 문창상인(文暢上人)을 가리킨다.

* 新秋 : 초가을

* 長是 : 언제까지나. . 항상.

* 十二年來 : 이 시를 쓴 개성(開成) 5(840)으로부터 11년 전인 대화(大和) 3(829) , 장안(長安) 신창리(新昌里) 집에서 지내던 백거이가 낙양 이도리(履道里)로 거처를 옮긴 해를 가리킨다.

대화(大和) 원년(827) 3, 비서감(秘書監)으로 불려 장안(長安)으로 간 낙천은 금어대(金魚袋)와 자색관복(紫色官服)을 하사받고 신창리(新昌里) 집에 거주하게 되었다.

대화 2(828), 형부시랑(刑部侍郞)에 제수되었지만 건강문제로 백일 동안 긴 휴가를 냈고, 대화 3(829) , 휴가를 채우고도 병에 차도가 없자 형부시랑에서 물러나 태자빈객분사동도(太子賓客分司東都)가 되어 낙양(洛陽) 이도리(履道里) 집에서 만년의 삶을 시작하였다.

이 시는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개성(開成) 5(840) 가을, 한 해 전에 얻은 풍질(風疾)로 한동안 찾지 못한 향산사에서 하룻밤을 묵을 때 쓴 것인데, ‘인생고래희(人生古來稀’)라고 했던 일흔 살을 눈앞에 둔 노인의 독백에서 생로병사를 관조하는 듯한 의연함과 담담함이 읽힌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