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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樂天 白居易 詩

중은(中隱)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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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은(中隱) - 백거이(白居易)

          은둔 속에서

 

 

大隱住朝市(대은주조시) : 제대로 된 은자는 조정과 저자에 있고

小隱入久樊(소은입구번) : 은자입네 하는 이들 산야로 들어가지만

丘樊太冷落(구번태냉락) : 산야는 고요하나 쓸쓸하기 짝이 없고

朝市太囂喧(조시태효훤) : 조정과 저자는 너무 소란스럽네.

不如作中隱(불여작중은) : 그 둘 모두 한직에 있는 것만 못하니

隱在留司官(은재유사관) : 중은(中隱)이란 일 없는 직에 머무르는 것이라.

似出服似處(사출복사처) : 출사한 것 같으면서 은거한 것 같고

非忙亦非閑(비망역비한) : 바쁜 것도 그렇다고 한가한 것도 아니라네.

不勞心與力(불노심여력) : 몸과 마음 힘들어 할 까닭도 없고

又免饑與寒(우면기여한) : 추위와 주림도 면할 수가 있으며

終歲無公事(종세무공사) : 한 해가 다 가도록 해야 할 일 없지만

隨月有俸錢(수월유봉전) : 다달이 녹봉은 꼬박꼬박 나온다네.

君若好登臨(군약호등임) : 그대 만약 산에 가길 좋아한다면

城南有秋山(성남유추산) : 성 남쪽에 아름다운 가을 산 있고

君若愛游蕩(군약애유탕) : 그대 만약 노닐기를 좋아한다면

城東有春園(성동유춘원) : 성 동쪽에 봄마다 풍경 좋은 곳이 있고

君若欲一醉(군약욕일취) : 그대 만약 술이라도 생각나는 날이면

時出赴賓筵(시출부빈연) : 때때로 술자리 손님이 될 수도 있으며

洛中多君子(낙중다군자) : 낙양에는 군자입네 하는 이들 많으니

可以恣歡言(가이자환언) : 한 데 섞여 온갖 말 나눌 수 있네.

君子欲高臥(군자욕고와) : 그대 만약 편히 누워 조용히 지내고 싶으면

但自深俺關(단자심엄관) : 다른 것 말고 대문만 닫아두면 될 테니

亦無車馬客(역무차마객) : 찾아오는 귀한 손님 있을 리 없고

造次到門前(조차도문전) : 대문 앞이 소란하고 바쁠 일도 없네.

人生處一世(인생처일세) :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을 살면서

其道難兩全(기도난양전) : 두 가지 모두 보전키가 쉽지 않으니

賤即苦凍餒(천즉고동뇌) : 천해지면 추위와 배고픔을 겪게 되고

貴即多憂患(귀즉다우환) : 귀해지면 걱정과 환란 그치지 않네

唯此中隱士(유차중은사) : 오직 하나 힘이 없는 관리가 되면

致身吉且安(치신길차안) : 그 몸이 복되고 편안해질 터이니

窮通與豊約(궁통여풍약) : 막힌 것과 터진 것 넉넉함과 모자람

正在四者間(정재사자간) : 그 네 가지 사이에서 살게 되리라

 

 

백거이(白居易)'거이(居易)''쉽게 산다.'는 뜻일까. 쉽게 사는 비결을 여기에 풀어 보이고 있다. 한직(閑職)의 관리 노릇을 하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유유자적 살아가는 삶이다.

그걸 '중은(中隱)'이라고 이름 붙였다. 조정과 저자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대은(大隱)'은 걱정과 환란을 떠안아야 하고, 조용한 데를 찾아 산속으로 숨어드는 '소은(小隱)'은 가난과 쓸쓸함을 피하기 어렵다. 둘 다 피곤하긴 마찬가지다.

* 窮通與豊約 : 곤궁과 달통, 풍요와 검약

 

공자는 살면서 '시중(時中)'을 제일 어렵다고 했다. 때와 상황에 따라 바르게 처신하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답이 정해진 길은 없다.

'중은' 역시 하나의 길이다.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라는 말이 있다. '적당한 거리 두기', 요사이 2020년부터 유행하는 코로나19'중은'을 가르쳐주고 있는지 모른다. '중은'을 권하는 데는 백거이의 개인적인 관리 생활의 체험이 분명히 들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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