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구일취음(九日醉吟)/구월취음(九月醉吟) - 백거이(白居易)
중양절에 취음(醉吟)은
* 醉吟-白居易의 號
有恨頭還白(유한두환백) : 한 맺힌 나는 머리 되려 희었건만
無情菊自黃(무정국자황) : 무심하게 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一爲州司馬(일위주사마) : 한번 강주의 사마가 되어선
三見歲重陽(삼견세중양) : 세 번이나 중양의 철을 만나네.
劍匣塵埃滿(검갑진애만) : 칼집에는 먼지만 가득하고
籠禽日月長(농금일월장) : 새장의 새는 날로 달로 커가네.
身從漁父笑(신종어부소) : 신세는 어부가 웃는 대로 내버려두고
門任雀羅張(문임작라장) : 문 앞은 참새그물 펼칠 정도.
問疾因留客(문질인유객) : 손님이 병문안 오면 그를 만류하고
聽吟偶置觴(청음우치상) : 시 읊는 소릴 듣고는 술잔을 놓는다.
歎時論倚伏(탄시논의복) : 시절을 한탄하여 의복(倚伏:禍福)을 따지고
懷舊數存亡(회구수존망) : 옛 친구가 그리워 죽은 이를 헤아려본다.
奈老應無計(내로응무계) : 늙음을 어이하랴, 아무 계책 없는 걸.
治愁或有方(치수혹유방) : 수심 다스릴 방도는 그나마 있나니,
無過學王勣(무과학왕적) : 왕적을 배움보다 나은 것 없기에
唯以醉爲鄕(유이취위향) : 오로지 취향으로 고향을 삼으리.
* 백거이(白居易, 772년ㅡ846년).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號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등으로 불리었다.
* 백거이는 그보다 앞서 강주 사마로 좌천되어 인생에서 가장 불우한 삶을 살았던 시기에도 구월취음(九月醉吟)의 시를 지어 비애의 감정을 넉넉히 극복했다. 곧 47세 때인 818년에 지은 것으로, 당시는 바로 자신의 울분을 늙은 기생의 넋두리에 가탁했던 〈비파행〉을 지은 때이기도 하다.
강주 사마로 유배되어 세 번째 중양절. 머리는 희어 가는데, 국화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해마다 노란 꽃을 피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한심하다. 사용할 일이 없어 상자에 넣어 둔 채로 먼지를 뒤집어쓴 칼과도 같고, 새장에 갇힌 채로 시들한 시간을 보내는 작은 새와도 같다. 세간에서 추방된 몸은 굴원과 같아 비웃음을 살 뿐, 찾아오는 사람이라곤 없다. 누군가 병문안을 오면 그대로 그를 만류하여 시 읊고 술잔을 교환한다. 사람의 일이란 뜨고 잠김이 있는 법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옛 친구 가운데 누가 죽었는지 손꼽아 본다. 노쇠해 가는 것은 어쩔 길 없지만, 슬픔을 치유하는 데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저 왕적의 흉내를 내어 술에 젖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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