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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樂天 白居易 詩

구일취음(九日醉吟)/구월취음(九月醉吟)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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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일취음(九日醉吟)/구월취음(九月醉吟) - 백거이(白居易)

          중양절에 취음(醉吟)

         * 醉吟-白居易

 

 

有恨頭還白(유한두환백) : 한 맺힌 나는 머리 되려 희었건만

無情菊自黃(무정국자황) : 무심하게 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一爲州司馬(일위주사마) : 한번 강주의 사마가 되어선

三見歲重陽(삼견세중양) : 세 번이나 중양의 철을 만나네.

劍匣塵埃滿(검갑진애만) : 칼집에는 먼지만 가득하고

籠禽日月長(농금일월장) : 새장의 새는 날로 달로 커가네.

身從漁父笑(신종어부소) : 신세는 어부가 웃는 대로 내버려두고

門任雀羅張(문임작라장) : 문 앞은 참새그물 펼칠 정도.

問疾因留客(문질인유객) : 손님이 병문안 오면 그를 만류하고

聽吟偶置觴(청음우치상) : 시 읊는 소릴 듣고는 술잔을 놓는다.

歎時論倚伏(탄시논의복) : 시절을 한탄하여 의복(倚伏:禍福)을 따지고

懷舊數存亡(회구수존망) : 옛 친구가 그리워 죽은 이를 헤아려본다.

奈老應無計(내로응무계) : 늙음을 어이하랴, 아무 계책 없는 걸.

治愁或有方(치수혹유방) : 수심 다스릴 방도는 그나마 있나니,

無過學王勣(무과학왕적) : 왕적을 배움보다 나은 것 없기에

唯以醉爲鄕(유이취위향) : 오로지 취향으로 고향을 삼으리.

 

 

* 백거이(白居易, 772846). ()는 낙천(樂天)이고,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등으로 불리었다.

 

* 백거이는 그보다 앞서 강주 사마로 좌천되어 인생에서 가장 불우한 삶을 살았던 시기에도 구월취음(九月醉吟)의 시를 지어 비애의 감정을 넉넉히 극복했다. 47세 때인 818년에 지은 것으로, 당시는 바로 자신의 울분을 늙은 기생의 넋두리에 가탁했던 비파행을 지은 때이기도 하다.

강주 사마로 유배되어 세 번째 중양절. 머리는 희어 가는데, 국화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해마다 노란 꽃을 피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한심하다. 사용할 일이 없어 상자에 넣어 둔 채로 먼지를 뒤집어쓴 칼과도 같고, 새장에 갇힌 채로 시들한 시간을 보내는 작은 새와도 같다. 세간에서 추방된 몸은 굴원과 같아 비웃음을 살 뿐, 찾아오는 사람이라곤 없다. 누군가 병문안을 오면 그대로 그를 만류하여 시 읊고 술잔을 교환한다. 사람의 일이란 뜨고 잠김이 있는 법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옛 친구 가운데 누가 죽었는지 손꼽아 본다. 노쇠해 가는 것은 어쩔 길 없지만, 슬픔을 치유하는 데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저 왕적의 흉내를 내어 술에 젖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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