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수하병간(首夏病間) - 백거이(白居易)
병에 차도가 있던 초 여름날
我生來幾時(아생내기시) : 나 태어난 후,
萬有四千日(만유사천일) : 만 사천일.
自省於其間(자생어기간) :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非憂卽有疾(비우즉유질) : 근심에 빠져 있지 않으면 병이 났었지.
老去慮漸息(노거려점식) : 늙어가며 점점 근심이 없어지고
年來病初愈(년내병초유) : 올해 들어 병도 막 나아가고
忽喜身與心(홀희신여심) : 홀연 몸과 마음 즐거워지니
泰然兩無苦(태연량무고) : 편안한 마음에 심신의 고통 모두 사라진다.
況茲孟夏月(황자맹하월) : 게다가 이 초여름
淸和好時節(청화호시절) : 화창하고 좋은 시절.
微風吹裌衣(미풍취겹의) : 산들바람이 겹옷에 불어와
不寒復不熱(불한복부열) : 춥지도 덥지도 않구나.
移榻樹陰下(이탑수음하) : 걸상을 나무그늘 아래로 옮겨두고
竟日何所爲(경일하소위) : 하루 종일 무엇을 하는가?
或飮一甌茗(혹음일구명) : 차를 마시기도 하고
或吟兩句詩(혹음량구시) : 시를 두어 구 읊조리기도 한다.
內無憂患迫(내무우환박) : 마음 억누르는 근심이 없고
外無職役羈(외무직역기) : 몸 속박하는 직무가 없으니,
此日不自適(차일부자적) : 이날을 유유자적 즐기지 않으면
何時是適時(하시시적시) : 언제 다시 즐거운 시간 있으랴?
백거이의 병에 초연한 자세는 이 시 首夏病間 작품에서 더욱 잘 표현되었다.
시의 초반에 백거이는 지금까지 살아온 40 여년의 시간인 만사천일을 ‘병과근심 뿐’이었다고 회상하였다. 이제 40의 나이가 되고 늙어감에 따라 근심도 없어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인해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고 했다. 사실 이 시를 창작할 때 백거이는 병중에 있었다. 물론 시제에 ‘病間’이라는 시어로 병이 호전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5구에서도 ‘막 병이 좋아졌다’고 표현했기 때문에 병이 호전되어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시 백거이의 병은 호전되었을 뿐 완치되지 않았고, 여전히 병중에 있었다. 여전히 병석에 있던 백거이는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것으로 심신의 고통이 사라진다고 하며 당시의 상황을 수용하고 즐길 것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백거이는 만병의 근원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평정심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했다.
나 알았네, 모든 병은 情에서 온다는 것을, 情이 있으니 어떻게 평정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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