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권주기원구(勸酒寄元九) - 백거이(白居易)
원구에게 술 권하며
薤葉有朝露(해엽유조로) : 부추 잎에는 아침이슬이 맺혀 있고
槿枝無宿花(근지무숙화) : 무궁화 가지에는 하루 지난 꽃이 없네.
君今亦如此(군금역여차) : 그대 처한 지금 형편 이와 같아서
促促生有涯(촉촉생유애) : 살아가는 날마다 명 재촉을 받고 있네.
旣不逐禪僧(기불축선승) : 기왕에 스님네들 쫓아내지 않았다면
林下學楞伽(임하학능가) : 숲 속으로 들어가서 능가경을 배우고
又不隨道士(우불수도사) : 도사들 따라다닌 적은 없지만
山中煉丹砂(산중연단사) : 산중으로 들어가 단약을 만들게
百年夜分半(백년야분반) : 사람의 한평생 밤이 절반이고
一歲春無多(일세춘무다) : 한 해의 봄철도 날이 많지 않은데
何不飮美酒(하불음미주) : 어떻게 좋은 술 마시지 않고
胡然自悲嗟(호연자비차) : 어쩌자고 혼자서 슬퍼하기만 하겠는가?
俗號銷愁藥(속호소수약) : 사람들 술을 일러 시름 없애는 약이라는데
神速無以加(신속무이가) : 빠르기가 그지없어 더할 것이 없다네.
一杯驅世慮(일배구세려) : 한 잔을 마시면 세상 근심 사라지고
兩杯反天和(양배반천화) : 두 잔을 마시면 하늘과도 조화롭고
三杯卽酩酊(삼배즉명정) : 세 잔을 마시면 크게 취해서
或笑任狂歌(혹소임광가) : 웃다가 미친 듯이 노래도 하게 되네.
陶陶復兀兀(도도부올올) : 즐거워졌다가 또 다시 멍해지기도 하니
吾孰知其他(오숙지기타) : 내가 어찌 다른 것을 알 수 있겠는가?
況在名利途(황재명리도) : 하물며 명리를 구하는 길에 서랴
平生有風波(평생유풍파) : 사는 동안 험한 풍파 많이도 겪었다네.
深心藏陷阱(심심장함정) : 마음속 깊은 곳에 함정을 감춰두고
巧言織網羅(교언직망라) : 듣기 좋은 말로써 잡아매어 두네.
舉目非不見(거목비불견) : 눈 들어 바라보면 안 볼 수가 없으니
不醉欲如何(불취욕여하) : 취하는 것 말고 해야 할 일 무엇인가?
* 元九(원구) : 백거이의 친구 원진(元稹 779~831)으로 자는 미지(微之) 또는 위명(威明)이다. 선비족 탁발부의 후예로 백거이와 함께 신악부(新樂府)를 제창했다. 세상 사람들이 항상 두 사람을 병칭하여 원백(元白(이라고 했다.
* 薤(해) : 부추(옛 이름은 염교). 해로가(薤露歌)라는 상여가 나갈 때 부르는 노래에는 사람의 목숨이 부추잎 위에 맺힌 이슬처럼 덧없이 사라진다는 슬픈 뜻이 담겨 있다.
* 無宿花(무숙화) : 하루 지난 꽃이 없다. 《산해경山海經》에‘君子國有薰華草朝生夕死(군자국에 훈화초라는 것이 있어서 아침에 나서 저녁에 진다).’는 기록이 있다. 고대에는 무궁화라는 이름이 사용되지 않았고 근화(槿花), 훈화(薰華)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 促促(촉촉) : 매우 급한 모양
* 楞伽(능가) : 능가경. 반야, 법화, 화엄 등 대승의 여러 경전에서 전하는 사상이 종합되어 있는 경전이다.
* 胡然(호연) : 어찌하여
* 酩酊(명정) : 심하게 취하다.
* 陶陶(도도) : 즐겁다. 유쾌하다.
* 兀兀(올올) : 움직이지 않는 모양. 멍한 모양.
* 網羅(망라) : 법률. 법망. 사람을 속박하는 것
* 舉目(거목) : 눈을 들어 보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樂天 白居易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득전사인서문안질(得錢舍人書問眼疾)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11 |
---|---|
안암(眼暗)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11 |
기원구(寄元九)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11 |
촌거와병삼수(村居臥病三首)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11 |
기동병자(寄同病者)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