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樂天 白居易 詩

기원구(寄元九)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1.

산과바다

지면패랭이꽃

白居易 詩 HOME

 

 

 

            기원구(寄元九) - 백거이(白居易)

            원구(微之)에게

 

 

一病經四年(일병경사년) : 몸 아파 누운 지난 몇 년 동안에

親朋書信斷(친붕서신단) : 친구들 서신이 모두 끊어졌네.

窮通合易交(궁통합역교) : 형편 따라 교우까지 바뀌는 세상

自笑知何晩(자소지하만) : 늦게야 알고서 씁쓸하게 웃음 짓네.

元君在荆楚(원군재형초) : 미지(원구)는 지금 강릉 땅에서

去日唯雲遠(거일유운원) : 나와 멀리 떨어져서 지내는데

彼獨是何人(피독시하인) : 그이 혼자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心如石不轉(심여석부전) : 마음이 반석처럼 변함없는가?

憂我貧病身(우아빈병신) : 어려운 내 살림과 몸 아픈 걸 걱정하여

書來唯勸勉(서래유권면) : 글 써서 보내면 오로지 격려의 말

上言少愁苦(상언소수고) : 위에서는 걱정 너무 하지 말라 말하고

下道加餐飯(하도가찬반) : 밑에서는 밥 잘 챙겨 먹으라고 말하네.

憐君爲謫吏(연군위적리) : 슬프도다! 자네 역시 쫓겨난 관리로서

窮薄家貧褊(궁박가빈편) : 궁핍한 집 살림이 말이 아닐 텐데도

三寄衣食資(삼기의식자) : 세 번이나 옷과 밥과 돈을 함께 돈을 보냈으니

數盈二十萬(수영이십만) : 지금까지 받아 쓴 돈이 이십만 전에 이르네.

豈是貪衣食(기시탐의식) : 어찌 입고 먹는 것을 탐할까마는

感君心繾綣(감군심견권) : 자네의 속 깊은 정 내 마음을 울리니

念我口中食(염아구중식) : 내 입에 들어갈 것을 걱정하면서

分君身上暖(분군신상난) : 자네 몸의 온기를 내게 나눠준 것 아닌가

不因身病久(불인신병구) : 내가 앓는 이 병이 오래되지 않았고

不因命多蹇(불인명다건) : 내가 겪은 불행이 많지 않았다면

平生親友心(평생친우심) : 내가 평생 사귀었던 많은 친구들

豈得知深淺(기득지심천) : 그 마음의 깊이를 어찌 알 수 있었겠나!

 

 

* 元九(원구) : 백거이의 친구 원진(元稹 779~831)으로 자는 미지(微之) 또는 위명(威明)이다. 선비족 탁발부의 후예로 백거이와 함께 신악부(新樂府)를 제창했다. 세상 사람들이 항상 두 사람을 병칭하여 원백(元白)이라고 했다.

* 窮通(궁통) : 형편이 어려울 때와 좋을 때를 가리킨다. ‘窮通이하 두 구절은 사람의 지위가 달라짐에 따라 세상인심이 변하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易交는 친구를 바꾸는 것을 가리킨다. 장자莊子양왕讓王에서 古之得道者, 窮亦樂通亦樂, 所樂非窮通也; 道德於此, 則窮通爲寒暑風雨之序矣.’라고 했다.

* 元君(원군) : 원진(元稹)을 가리킨다. 당시 원진은 강릉(江陵)에 유배되어 4년째를 맞고 있었다. 강릉은 형초(荆楚)의 중심지다.

* 去日(거일) : 헤어지던 날을 가리킨다.

* 石不轉(석부전) : 마음이 마치 반석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 加餐飯(가찬반) : 음식을 많이 올려 몸을 돌보게 하는 것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위로의 말을 가리킨다.

* 謫吏(적리) : 유배 중인 관리, 즉 원진을 가리킨다.

* 貧褊(빈편) : 살림이 매우 궁핍한 것을 가리킨다.

* 繾綣(견권) : 뒤엉키다. 뒤얽히다. 단단히 뭉쳐 풀어지지 않다. 감정이 깊고 도타운 것을 가리킨다. 친구가 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 : 원래 발을 절뚝거리는 것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고생스러운 형편을 가리킨다.

 

이 시를 지은 원화(元和) 9(814)은 백거이가 위촌(渭村)에서 모친의 시묘를 살고 있던 때였는데 시묘하는 3년 동안 백거이의 살림과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을 알게 된 원진이 자신도 강릉(江陵)으로 유배되어 형편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지 않은 녹봉에서 일정 금액을 떼어 내서 백거이를 도와주고 있었다.

이 시는 백거이가 원진의 속 깊은 우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은 것인데 마지막 네 구절에서 말한 것에서 보듯 가난과 질병, 얄궂은 운명까지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깊고 도타운 우정을 가진 친구가 누구인지 또한 알기 어려운 것을 알 수 있다.

술을 함께 마시는 친구는 누구라도 가질 수 있고 될 수도 있지만 어려울 때 함께 눈물 흘리며 울어줄 수 있는 친구는 갖는 것도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