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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거와병삼수(村居臥病三首)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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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거와병삼수(村居臥病三首) - 백거이(白居易)

              향촌에서의 와병

 

 

其一

戚戚抱羸病(척척포리병) : 몸 쇠하고 병든 것을 근심하며

悠悠度朝暮(유유도조모) : 유유히 하루하루 시절을 보낸다.

夏木纔結陰(하목재결음) : 여름 나무 막 우거지나 싶더니

秋蘭已含露(추난이함노) : 가을 난초에는 벌써 이슬 맺힌다.

 

前日巢中卵(전일소중난) : 얼마 전 둥지 속의 알

化作雛飛去(화작추비거) : 어린 새 되어 날아가고

昨日穴中蟲(작일혈중충) : 예전 구멍 속의 벌레는

蛻爲蟬上樹(태위선상수) : 매미 되어 나무 위에 있네.

 

四時未嘗歇(사시미상헐) : 계절은 끊임없이 바뀌고

一物不暫住(일물불잠주) : 경물도 쉼 없이 변하는데

唯有病客心(유유병객심) : 오직 병든 이내 마음만

沉然獨如故(침연독여고) : 홀로 예전처럼 침울하네.

 

<둥지 속의 알><구멍 속의 벌레>는 미물인 듯하지만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다를 바 없다. 주변에 보이던 벌레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새와 매미로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인간인 백거이는 쇠약해진 몸으로 병든 것을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백거이는 오직 병든 이내마음만 예전처럼 침울하다 고 탄식한다.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고 병을 걱정하며 홀로 괴로운 시절을 보내는 상황에 대한 표현은 다음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其二

新秋久病客(신추구병객) : 초가을, 오랜 병 앓아온 나

起步村南道(기보촌남도) : 마을 남쪽 길로 걸음 하는데

盡日不逢人(진일불봉인) : 하루 다가도록 만나는 사람 없고

蟲聲徧荒草(충성편황초) : 벌레소리만 황량한 초원에 퍼진다.

 

西風吹白露(서풍취백로) : 서풍은 흰 이슬을 재촉하여

野綠秋仍早(야록추잉조) : 푸른 들은 가을이 일찍 오네.

草木猶未傷(초목유미상) : 초목은 아직 시들지 안했으나

先傷我懷抱(선상아회포) : 내가 먼저 늙어 회포를 푸는구나.

 

朱顔與玄鬢(주안여현빈) : 붉은 얼굴과 검은 머리카락

强健幾時好(강건기시호) : 건강한 시절 그 언제였던가?

況爲憂病侵(황위우병침) : 하물며 수심에 병까지 들었으니

不得依年老(부득의년노) : 나이에 맞게 늙지도 못하겠구나.

 

 

其三

種黍三十畝(종서삼십무) : 기장 씨 삼십이랑 뿌리고

雨來苗漸大(우래묘점대) : 비가오니 묘가 점점자라 크는구나.

種薤二十畦(종해이십휴) : 염교(부추)종자 이십 두둑 가꾸어

秋來欲堪刈(추래욕감예) : 가을이 오니 잘 자라 벨 때가 되었구나.

 

望黍作冬酒(망서작동주) : 기장 작황으로 겨울 술을 바라보고

留薤為春菜(류해위춘채) : 염교(부추)는 기다려 봄채소로 하겠네.

荒村百物無(황촌백물무) : 황폐한 마을에는 아무것도 없어

待此養衰瘵(대차양쇠채) : 이것들을 기르는데 쇠퇴하구나.

 

葺廬備陰雨(즙려비음우) : 오두막집 지붕이어 비 옴을 대비하고

補褐防寒歲(보갈방한세) : 털옷을 기워서 추위를 방지하네.

病身知幾時(병신지기시) : 병든 몸 그 시기를 알아

且作明年計(차작명년계) : 또 내년에 계획을 세우네.

 

 

이 시는 43세 하규(下邽)에서 창작한 작품이다. 12구에서 백거이는 병을 앓아 온지 한참 되었고 지금은 마을을 둘러보아도 마주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람과의 왕래가 없음을 적고 있다. 오랜 기간 병을 앓았다고 하는 것은 에서 병든 지 사년이 지났고, 친한 친구의 서신도 끊겼다고 표현한 것으로부터도 알 수 있다.

寄元九村居臥病三首는 같은 시기에 지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병이 난지 사년 이라고 한 것과 오랜 병을 앓았다고 한 것은 동일한 기간으로 간주할 수 있고, 이로써 이미 4년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를 병든객(病客)’이라 칭하는 것으로부터 하규(下邽)에서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病客백거이는 중앙 무대에서도 발을 빼고 있었으며, 하규(下邽)의 변두리에서도 주변인으로 지내고 있었다. 어느 쪽에서도 중심인물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백거이는 1수에서 계절은 끊임없이 바뀌고 경물도 쉼 없이 변하는데, 오직 병든 나의 마음만 유독 예전처럼 침울하여 42)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표현하였다. 2수에서도 역시 病客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오래 전부터 앓아왔다고 했다. 이 작품은 하규에서 지낸지 2년여의 시간을 보낸 후 창작된 것이기 때문에, 한참 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는 것은 하규(下邽)에서의 기간이 평탄하지 못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붉은 얼굴(朱顔)’검은 머리(玄鬢)’로 상징되는 건강한 시절은 하규(下邽)로 오기 전 장안에서의 생활을 나타내는 것이며, 향촌에서의 不平한 생활로 인하여 백거이는 상대적으로 빨리 늙어가는 백거이는 病客의 병든 몸(別行簡)으로 쓸쓸히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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