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별행간(別行簡) - 백거이(白居易)
동생 행간과 이별하며
漠漠病眼花(막막병안화) : 병으로 눈은 흐릿흐릿하고,
星星愁鬢雪(성성수빈설) : 근심에 귀밑머리 듬성듬성 샌다.
筋骸已衰憊(근해이쇠비) : 이 몸은 이미 쇠약해져
形影仍分訣(형영잉분결) : 몸과 그림자 자주 분리된다.
梓州二千里(재주이천리) : 재주와 검문은 이 천리나 떨어져
劒門五六月(검문오륙월) : 한 번 다녀오려면 대여섯 달이 걸리는데.
豈是遠行時(기시원행시) : 이곳에서 언제나 먼 길 나설까
火雲燒棧熱(화운소잔열) : 구름 붉게 물들 듯 마음타는데.
何言巾上淚(하언건상누) : 어찌 수건에 눈물뿐이라 하겠는가?
乃是腸中血(내시장중혈) : 그것은 내 가슴속의 피거늘.
念此早歸來(념차조귀내) : 이를 생각해서 빨리 오거라
莫作經年別(막작경년별) : 기나긴 이별을 만들지 말고
* 行簡(행간) : 백거이 동생. 백거이는 4형제 중 둘째이며, 첫째는 白幼文, 셋째는 白行簡, 넷째는 白幼美이다.
* 漠漠(막막) : 어둑어둑하다. 빽빽하다. 소리 없이 고요하다. 광활하다. 쓸쓸하다. 두보杜甫는「茅屋爲秋風所破歌」에서 ‘俄頃風定雲黑色, 秋天漠漠向昏黑(잠깐 사이 바람 멎고 구름 검어지더니 / 어두컴컴한 가을 하늘 저녁으로 향하네)’이라고 읊었다.
* 眼花(안화) : 눈이 침침하다. 두보(杜甫)는 「飮中八仙歌」에서 ‘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하지장이 말을 타면 흔들 흔들 배를 탄듯 / 눈 앞이 침침해져 우물에 빠져 잠이 드네)’이라고 읊었다.
* 星星(성성) : 머리카락이 하얘진 것을 가리킨다.
* 鬢雪(빈설) : 귀 밑머리가 희끗희끗하다.
* 衰憊(쇠비) : 쇠약해지다. 쇠락하다.
* 形影(형영) : 사람의 신체와 그림자
* 分訣(분결) : 나누다. 헤어지다. 분해하다.
* 梓州(재주) : 지명(쓰촨四川에 속함)
* 劍門(검문) : 산 이름 또는 관關 이름(쓰촨성四川省 검각현劍閣縣 북쪽)
* 豈是(기시) : 어찌 ~하겠는가. ~아닌가.
* 火雲(화운) : 붉게 물든 구름. 더운 여름을 가리키기 도 한다.
* 經年(경년) : 한해 혹은 몇 해가 지나다.
이 작품은 아우와의 이별을 제재로 한 작품인데, 1구∼4구에서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음을 표현했다. 하규(下邽)에서 지내던 이 시기에 백거이는 眼疾로 고통 받고 있었다. 眼疾이라고 하는 신체 특정부위의 질병과 관련된 작품은 다른 질병에 비하여 이 시기에 상대적으로 많이 창작되었다. 백거이 나이 40세∼74세 34년간에 걸쳐 묘사된 눈병 관련 작품의 창작지를 살펴보면 하규(下邽)에서 창작된 것이 두 번째로 많다.
別行簡은 夜雨有念과 같이 백거이 나이 43세에 창작한 것이다. 이때 아우 행간은 검남 동천부 절도사 盧坦이 불러 벼슬을 주어 梓州(재주) 땅에 있었으며, 백거이는 쇠약해진 몸에 안질까지 걸린 상태로 하규(下邽)에 있는 상황이었다. 백거이는 오랜 근심으로 머리가 하얗게 새고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쇠약해져있었다. 동생 행간이 임지로 가는 길에 더위로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과 함께 조속한 시기에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주변인과 헤어져있는 외로운 상황은 본인의 몸이 불편한 처지에 더 부각될 수 있다. 이에 백거이는 신체적인 노화와 眼疾을 거론하며 그 외로움을 더욱 애절하게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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