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백발(白髮) – 백거이(白居易)
흰머리
親愛日零落(친애일령낙) : 사랑하는 이들 매일 세상을 떠나고
在者仍別離(재자잉별리) : 살아있는 자와도 여전히 헤어져 지낸다.
身心久如此(신심구여차) : 몸과 마음이 오래도록 이러했으니
白髮生已遲(백발생이지) : 흰머리 생기는 것도 이미 늦은 것이겠지.
凡人年三十(범인년삼십) : 보통 사람은 서른이 되야
外壯中已衰(외장중이쇠) : 외모가 쇠하기 시작하거늘
但思寢食味(단사침식미) : 그저 자고 먹을 생각만하니
已減二十時(이감이십시) : 스물에 이미 몸이 쇠약해졌고.
況我今四十(황아금사십) : 하물며 내 나이 지금 사십이니
本來形貌羸(본내형모리) : 본래 생김새도 볼품없는 대다가
書魔昏兩眼(서마혼량안) : 독서에 빠져 두 눈은 침침하고
酒病沉四肢(주병침사지) : 술병으로 사지(원기)를 잃었네.
백거이는 아침 햇살 사이 아래서 빗질을 하면서 떨어진 흰 머리카락을 보고 늙고 병들어가는 자신의 처지에 상념을 느낀다. 백거이 시 속에는 ‘白髮’이라고 하는 시어가 74여 차례 등장하고, 흰머리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 시어 ‘華髮’과 ‘花髮’은 각각 1회와 8회 출현한다. 그밖에 ‘눈(雪)’과 ‘서리(霜)’으로 표현된 백발까지 포함하면 근 100여 차례 출현한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신체적기능이 떨어지면서 빈번한 발병과 흰머리와 같은 노화 증상이 출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 시는 40세에 하규(下邽)에서 모친 복상기간에 지은 것이다. 이 해에 백거이 모친 陳氏는 장안 宣平里에서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백거이는 모친상으로 下邽 義津鄕 金氏村에 퇴거해있었으며, 그 해 10월, 조부 鍠과 부친 季庚의 묘를 下邽로 이장하였다. 작품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 매일 세상을 떠나고 ,살아있는 자와도 여전히 헤어져 지내는 상황을 나타냈는데, ‘매일’ 죽어가는 이가 있다고 한 것은 같은 해 여식 金鑾子도 요절했기 때문이다. 모친과 여식의 죽음은 분명 백거이에게 심한 심리적인 타격을 주었을 것이며, 이것이 발병이나 병세가 악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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