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한단동지야사가(邯鄲冬至夜思家) - 백거이(白居易)
한단에서 동짓날 밤에 집 생각하며
邯鄲驛裏逢冬至(감단역리봉동지) : 한단역에서 동짓날을 맞아
抱膝燈前影伴身(포슬등전영반신) : 등불 앞에 앉으니 그림자와 짝이 된다.
想得家中夜深坐(상득가중야심좌) : 생각나노니 고향집에선 밤 깊도록 앉아
還應說著遠行人(환응설착원행인) : 필시 먼 길 떠난 내 이야기 하고 있으리라.
* 邯鄲(한단) : 지금의 하북성(河北省) 한단시(邯鄲市). 한단(邯鄲)은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서울로 당시 가장 번화하였던 대도시였다.
* 冬至(동지) : 24절후(節侯)의 하나. 양력 12월 21~22일 무렵에 해당하고 음력으로는 동짓달(11월)에 들며 밤이 가장 길다. 옛날에는 동짓날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서 노는 풍습이 있었다.
* 驛(역) : 驛站(역참). 본래 과거에 국가와 지방정부간에 각종 문서를 전달하는 관원을 위해 숙식이나 휴식, 말 교체 등을 제공하던 장소.
* 抱膝(포슬) : 무릎을 안다.
* 還應(환응) : 반드시. 분명히
* 說著(설저) : 이야기 하고 있다. 著는 ‘~하고 있다’는 뜻.
* 遠行人(원행인) : 집을 떠나 먼 곳에 있는 사람. 즉 백거이 자신을 말한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덕종(德宗) 정원貞元 20년(804) 백거이의 33세 때 지은 시로 백거이는 당시 비서성 교서랑(秘書省校書郎)으로 있었으며, 동짓날 고향을 떠나 있어 온 가족이 모이는 동짓날 행사에 참석 못하게 되자 한단역에 앉아 등불을 켜고 고향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읊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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