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절비옹(折臂翁)/신풍절비옹(新豊折臂翁) - 백거이(白居易)
팔뚝 부러진 노인
新豐老翁八十八(신풍노옹팔십팔) : 신풍의 늙은이, 나이는 여든 여덟 살
頭鬢眉鬚皆似雪(두빈미수개사설) : 머리털, 눈썹, 수염이 모두 눈처럼 희다.
玄孫扶向店前行(현손부향점전항) : 현손이 부축하여 점포 앞으로 나가는데
左臂憑肩右臂折(좌비빙견우비절) : 왼팔 어깨에 달려있고 오른팔은 꺾여있다.
問翁臂折來幾年(문옹비절내기년) : 팔 부러진 지 몇 년 되는가를 묻고
兼問致折何因緣(겸문치절하인연) : 겸하여 무슨 일로 부러진 것인지도 물었다.
翁云貫屬新豐縣(옹운관속신풍현) : 노인이 이르기를, “나는 본래 신풍 사람인데
生逢聖代無征戰(생봉성대무정전) : 태평성대에 태어나 전쟁이란 없었지요.
慣聽梨園歌管聲(관청리원가관성) : 이원의 자제들이 연주하는 음악소리만 들어와
不識旗槍與弓箭(부식기창여궁전) : 깃발과 창 그리고 활과 살은 알지도 못했었다.
無何天寶大徵兵(무하천보대징병) : 난데없이 천보연간에 크게 징집령이 있어
戶有三丁點一丁(호유삼정점일정) : 집집마다 장정이 셋이면 한 명씩을 뽑았지요.
點得驅將何處去(점득구장하처거) : 뽑은 장정을 몰아다가 어디로 떠나보냈는가.
五月萬里雲南行(오월만리운남항) : 오월에 만 리 먼 운남 땅으로 갔다오.
聞道雲南有瀘水(문도운남유로수) : 운남 땅에는 노수라는 강물이 있다고 들었는데
椒花落時瘴烟起(초화낙시장연기) : 산초꽃이 떨어질 철에는 풍토병이 있다고 하였소.
大軍徒涉水如湯(대군도섭수여탕) : 대군이 맨발로 열탕 같은 물을 건너는데
未過十人二三死(미과십인이삼사) : 다 건너지도 못해서 열이면 두 세 명은 죽었다오.
村南村北哭聲哀(촌남촌배곡성애) : 남촌 북촌에 통곡소리가 너무나 애절했으니
兒別爺娘夫別妻(아별야낭부별처) : 아이는 부모와 헤어지고 남편은 아내와 이별했었소.
皆云前後征蠻者(개운전후정만자) : 모두들 말하기를, 전후하여 남만 땅으로 전쟁 간 사람
千萬人行無一廻(천만인항무일회) : 천만 명이 나갔으나 돌아온 사람 하나 없다고 하였소.
是時翁年二十四(시시옹년이십사) : 당시에 노인의 나이는 스물네살 청년이었다오.
兵部牒中有名字(병부첩중유명자) : 병부의 명단에 내 이름이 있어
夜深不敢使人知(야심부감사인지) : 밤이 깊어지자 감시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하고서는
偸將大石鎚折臂(투장대석추절비) : 몰래 큰 돌을 가지고 내 팔뚝을 쳐서 꺾어버렸다오.
張弓簸旗俱不堪(장궁파기구부감) : 활 당기고 깃발 흔드는 일을 모두 못하여
從茲始免征雲南(종자시면정운남) : 이때부터 비로소 운남 땅으로 원정 가는 일을 면하였소.
骨碎筋傷非不苦(골쇄근상비부고) : 뼈가 부서지고 근육이 상하여 고통스럽지 않으리오 마는
且圖揀退歸鄕土(차도간퇴귀향토) : 장차 고향으로 물러나 돌아갈 길을 찾아야만 했었다오.
此臂折來六十年(차비절래륙십년) : 팔 부러진 지 이제 예순 한해
一肢雖廢一身全(일지수폐일신전) : 한 팔은 병신이지만 이 한 몸 살아 있소
至今風雨陰寒夜(지금풍우음한야) : 지금까지 비바람 치는 차가운 밤에는
直到天明痛不眠(직도천명통부면) : 날 새도록 아파서 잠들지 못한다오.
痛不眠終不悔(통부면종부회) : 아파서 잠들지 못해도 끝내 후회하는 않는다오.
且喜老身今獨在(차희노신금독재) : 또한 늙도록 혼자 살아남았으니 기쁘다오.
不然當時瀘水頭(부연당시로수두) : 그렇지 않았다면 당시에 노수 머리에서
身死魂孤骨不收(신사혼고골불수) : 몸은 죽고 혼백은 흩날리고 뼈는 뒹굴어
應作雲南望鄕鬼(응작운남망향귀) : 틀림없이 운남의 망향귀신 되어
萬人塚上哭呦呦(만인총상곡유유) : 만인총 무덤 위에서 훌쩍훌쩍 통곡하고 있었으리라
老人言君聽取(노인언군청취) : 노인의 말을 그대는 들어라
君不聞開元宰相宋開府(군부문개원재상송개부) :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개원의 재상 송개부는
不賞邊功防黷武(부상변공방독무) : 변방의 공을 상주지 않고 욕된 전쟁을 막은 것을
又不聞天寶宰相楊國忠(우부문천보재상양국충) : 또 듣지 못했는가? 천보의 재상 양국충이
欲求恩幸立邊功(욕구은행립변공) : 황제의 은총을 얻으려하여 변방의 공을 세웠다는 것을
邊功未立生人怨(변공미립생인원) : 변방의 공을 세우기도 전에 백성의 원망이 생긴 것을
請問新豐折臂翁(청문신풍절비옹) : 신풍의 팔 부러진 노인에게 물어 보았으면 하노라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樂天 白居易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단동지야사가(邯鄲冬至夜思家)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
촌야(村夜)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자오야제(慈烏夜啼)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7 |
태항로(太行路)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6 |
비재항(悲哉行)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