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춘제호상(春題湖上) - 백거이(白居易)
봄날 호수 위에서 짓다
湖上春來似畫圖(호상춘내사화도) : 호수에 봄이 오니 한 폭의 그림과 같고
亂峯圍繞水平鋪(난봉위요수평포) : 크고 작은 봉우리에 에워싸여 수면은 잔잔하네.
松排山面千里翠(송배산면천리취) : 산 위에 늘어선 소나무는 푸르름이 천 겹이고
月點波心一顆珠(월점파심일과주) : 둥근 달은 물결 속에 한 알 진주로 박혀 있네.
碧毯線頭抽早稻(벽담선두추조도) : 올해 벼는 푸른 담요 실타래를 뽑아 놓은 것 같고
靑羅裙帶展新蒲(청나군대전신포) : 새로 돋은 부들은 푸른 비단 치마끈처럼 펼쳐져있네.
未能抛得杭州去(미능포득항주거) : 내가 아직 항주(杭州)를 버리고 떠날 수 없음은
一半勾留是此湖(일반구류시차호) : 반쯤은 이 서호(西湖)가 나를 붙잡고 있기 때문이라네.
* 西湖(서호) :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의 서쪽에 있는 호수(湖水)로 월(越)나라 미인인 서시(西施)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한다.
* 亂峰(난봉) : 어지러운 봉우리들. 산봉우리가 많은 모습을 말함.
* 圍繞(위요) : 둘러싸다. 빙 둘러앉음.
* 水準鋪(수준포) : 수면이 평평하게 퍼지다.
* 排(배) : 늘어서다.
* 点(점) : 둥근 달. 밝은 달 하나.
* 一顆珠(일과주) : 진주 한 알. 과(顆)는 작고 둥근 물건을 세는 단위.
* 碧毯(벽담) : 푸른 담요.
* 線頭(선두) : 실마리. 실밥.
* 抽(추) : 추출하다. 뽑다.
* 早稻(조도) : 올벼. 철보다 일찍 여무는 벼.
* 裙帶(군대) : 치마끈.
* 蒲(포) : 향포(香蒲), 부들.
* 未能拋得(미능포득) : 버리고 떠나지 못하다.
* 句留(구류) : 붙잡다. 차마 떠날 수 없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목종(穆宗) 장경(長慶) 2년(822년) 백거이의 51세 때 지은 시이다. 당시 백거이는 중서사인(中書舍人)으로 있다가 조정이 우이당쟁(牛李黨爭)으로 혼란해지자 지방관을 자처하여 항주자사(杭州刺史)가 되어 부임하였으며, 장경4년(824년)까지 항주자사로 있었다. 백거이가 항주자사로 있을 때 서호에 대한 유명한 시가 3편으로 ‘전당호춘행(錢塘湖春行)’, ‘서호만귀회망고산사증제객(西湖晚歸回望孤山寺贈諸客’과 이 시 ‘춘제호상(春題湖上)’이다.
봄날 서호(西湖)를 바라보며 봄이 오는 아름다운 모습에 젖어 항주를 떠나야 하는데 떠나지 못함은 아름다운 서호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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