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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一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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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一 - 백거이(白居易)

        도잠의 시체(詩體)를 본받아

 

 

序說(서설)

余退居渭上(여퇴거위상) : 내가 (관직에서) 물러나 위수 가에 살면서

杜門不出(두문불출) : 문 밖 출입을 하지 않았다.

時屬多雨)시속다우) : 그때는 비가 많은 철이라

無以自娛(무이자오) : 스스로 즐거워할 만한 일이 없었다.

會家醞新熟(회가온신숙) : 마침 집에서 새로 빚은 술이 익어서

雨中獨飮(우중독음) : 빗속에 혼자 술을 마셨는데

往往酣醉(왕왕감취) : 가끔은 크게 취해

終日不醒(종일불성) : 온종일 깨지 않았다.

懶放之心(나방지심) : 게으르고 풀어진 마음에

彌覺自得(미각자득) : 더욱 스스로 만족함이 있어서

故得于此而有以忘于彼者(고득우차이유이망우피자) : 이것을 얻으면 저것을 잊었다.

因詠陶淵明詩(인영도연명시) : 도연명의 시를 읽다가

適與意會(적여의회) :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

遂效其體(수효기체) : 그 체를 모방하여

成十六篇(성십육편) : 열여섯 편을 지었다.

醉中狂言(취중광언) : 취중에 미친 듯 말하고

醒輒自哂(성첩자신) : 깨어나면 문득 겸연쩍었다.

然知我者(연지아자) : 하지만 나를 아는 이들에게는

亦無隱焉(역무은언) : 역시 숨길 것이 없겠다.

 

* 백거이는 전반기의 인생과 시풍이 후반기에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는데, 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44세에 강주사마로 폄적된 사실과 더불어 42세에 지은 <도잠의 시체를 흉내내어(效陶潛體詩)>16수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효도잠체시>는 그가 좌습유(左拾遺)를 지내다가 경조호참군으로(京兆戶參軍) 좌천되었는데, 마침 모친 진()씨가 세상을 떠나 삼년상을 치르는 와중에 지은 시로써, 백거이의 한적시 감상시와 비교하면 곧 이 시에서 밝힌 결심과 경향이 거의 서로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앞에서 필자는 이미 강주사마로 폄적된 이후 중은(中隱)’을 택하여, 자신의 현재를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였고, 이 결과 북창삼우(北窓三友)’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음을 밝혔다. 그런데 강주사마로 좌천되기 전에 쓴 <효도잠체시>를 보면, 그의 이러한 사상경향이 강주사마로 좌천된 이후 현실화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의 <효도잠체시> 소인(小引)을 잠시 보자.

내가 渭水가로 물러나 살며 문을 닫아걸고 나가지 않았다. 당시는 우기(雨期)가 되어 스스로 즐거움이 없었다. 마침 집안에 술이 익었다. 빗속에 홀로 술을 마시고 종종 취하니 종일토록 술이 깨지 않았다. 나태하고 방종한 마음은 점점 스스로 만족을 느꼈다. 그래서 이것에서 얻으니 저것을 잊게 되었다. 그래서 도연명시를 읊다가 마침내 마음에 합당한 것을 얻었다. 마침내 그의 시체(詩體)를 모방하여 16편을 이루었다. 술에 취한 가운데 미친 듯 노래하고, 술이 깨면 문득 스스로 겸연쩍게 웃는다. 그렇지만 나를 아는 자에게는 이것을 숨길 것이 없다.

 

 

其一

不動者厚地(부동자후지) : 움직임이 없는 것은 두터운 땅이고

不息者高天(불식자고천) : 쉼이 없는 것은 높은 하늘이며

無窮者日月(무궁자일월) : 다함이 없는 것은 해와 달이고

長在者山川(장재자산천) : 오래도록 있는 것은 산과 강이네

松栢與龜鶴(송백여구학) : 소나와 잣나무와 거북이와 두루미는

其壽皆千年(기수개천년) : 그 수명이 모두 천년을 가지만

嗟嗟群物中(차차군물중) : 오호라 이 세상 여러 가지 사물 중에

而人獨不然(이인독불연) : 오로지 사람 하나 그렇지 못하구나.

早出向朝市(조출향조시) : 아침 일찍 집을 나가 시장으로 갔다가

暮已歸下泉(모이귀하천) : 저녁이면 이미 죽어 황천으로 가는구나.

形質及壽命(형질급수명) : 형체 이룬 물질과 살다 가는 목숨이란

危脆若浮烟(위취약부연) : 위태롭고 허약하기 뜬구름과 닮았구나.

堯舜與周孔(요순여주공) : 요임금 순임금 주공과 공자 모두

古來稀聖賢(고래희성현) : 고래로 매우 드문 성현들이지만

借問今何在(차문금하재) : 지금 어디 있는지 물어보아도

一去亦不還(일거역불환) :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我無不死藥(아무불사약) : 나야말로 불사약 갖고 있지 않으니

兀兀隨化遷(올올수화천) : 아무리 애를 써도 때가 되면 가겠지.

所未定知者(소미정지자) : 아직 그런 깨달음 이르지 못한 자는

修短遲速間(수단지속간) : 늦고 빠른 속에서 수행도 짧네.

幸及身健日(행급신건일) : 다행히 이 몸 탈 없는 날에

當歌一樽前(당가일준전) : 술잔을 앞에 두고 노래 불러 마땅하리.

何必待人勸(하필대인권) : 구태여 다른 사람 권할 때를 기다릴까

持此自爲飮(지차자위음) : 술잔을 들고서 스스로 마시면 될 것인데.

 

 

* 嗟嗟(차차) : 감탄사

* 下泉 : 황천(黃泉)

* 借問 : 물어보다, 여쭤보다.

* 兀兀(올올) : 열심히 꾸준히 노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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