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등향노봉정(登香爐峯頂) - 백거이(白居易)
향로봉 정상을 오르며
迢迢香爐峯(초초향노봉) : 아득하다, 향로봉이여
心存耳目想(심존이목상) : 마음으로는 듣고 싶고 보고 싶었어라.
終年牽物役(종년견물역) : 해가 다가도록 세상일에 끌리어
今日方一往(금일방일왕) : 오늘에야 한번 오르는구나.
攀蘿蹋危石(반나답위석) : 넝쿨을 부여잡고 높은 바위 타고
手足勞俯仰(수족노부앙) : 굽어보고 쳐다보아 손발이 피곤하여라.
同遊三四人(동유삼사인) : 함께 노닌 사람이 서너 명
兩人不敢上(양인부감상) : 두 사람은 감히 오르지도 못했어라.
上到峯之頂(상도봉지정) : 위로 향로봉 정상에 올라보니
目眩心怳怳(목현심황황) : 눈은 어지럽고 마음은 두려웠어라.
高低有萬尋(고저유만심) : 높고 낮은 높이는 만 길인데
濶狹無數丈(활협무삭장) : 넓고 좁은 폭은 몇 길도 안 되어라.
不窮視聽界(부궁시청계) : 끝없는 보이고 들리는 세계
焉識宇宙廣(언식우주광) : 우주의 광활함을 어찌 알겠는가.
江水細如繩(강수세여승) : 양자강은 노끈처럼 가늘고
湓城小於掌(분성소어장) : 분성은 손바닥보다 작아라.
紛吾何屑屑(분오하설설) : 어지럽거니, 나는 그리도 자잘한가?
未能脫塵鞅(미능탈진앙) : 아직도 세속의 굴레를 벗지 못하여라.
歸去思自嗟(귀거사자차) : 돌아가려니 생각할수록 한탄스러워
低頭入蟻壤(저두입의양) : 고개 숙이고 개미 땅 속으로 들어가노라.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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