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자영(自詠) - 백거이(白居易)
스스로 읊다
夜鏡隱白髮(야경은백발) : 밤에 거울 속에 백발이 숨어있고
朝酒發紅顔(조주발홍안) : 아침술에 얼굴이 붉어진다.
可憐假年少(가련가년소) : 가련하다, 여생이 얼마 되지 않음이여
自笑須臾間(자소수유간) : 짧은 인생, 절로 우습다.
朱砂賤如土(주사천여토) : 주사를 흙처럼 천하게 여겨
不解燒爲丹(부해소위단) : 태우면 단약이 됨을 알지 못한다.
玄鬢化爲雪(현빈화위설) : 검은 머리 백발이 되어도
未聞休得官(미문휴득관) : 아직 벼슬을 그만 두지 못한다.
咄哉箇丈夫(돌재개장부) : 한심하여라, 못난 한 사내여
心性何墮頑(심성하타완) : 심성이 얼마나 게으르고 어리석은가.
但遇詩與酒(단우시여주) : 시와 술만 만나면 야
便忘寢與餐(편망침여찬) : 잠자고 먹는 일도 잊어버린다.
高聲發一吟(고성발일음) : 소리 높여 한번 읊으면
似得詩中仙(사득시중선) : 마치 시 속의 신선이라도 된 것 같다.
引滿飮一琖(인만음일잔) : 가득 채워 술 한 잔 마시면
盡忘身外緣(진망신외연) : 세상일은 모두를 잊어버린다.
昔有醉先生(석유취선생) : 그 옛날 취선생은
席地而幕天(석지이막천) : 땅을 자리로 삼고 하늘을 장막으로 삼는다.
于今居處在(우금거처재) : 지금 거처할 곳이 있어
許我當中眠(허아당중면) : 나는 그 속에서 잠을 잘 수가 있다.
眠罷又一酌(면파우일작) : 잠에서 깨면 또 술 한 잔 마시고
酌罷又一篇(작파우일편) : 마시고 나서 또 한 편의 시를 읊는다.
回面顧妻子(회면고처자) : 고개 돌려 처자식을 보니
生計方落然(생계방낙연) : 생계는 이제 막막하다.
誠知此事非(성지차사비) : 정말 이런 일이 잘못인 줄 알고
又過知非年(우과지비년) : 또 내 나이 잘못을 아는 나이 50세가 지났다.
豈不欲自改(개부욕자개) : 어찌 스스로 고치려하지 않았을까만
改卽心不安(개즉심부안) : 고치면 마음이 편하지 못하였다.
且向安處去(차향안처거) : 우선 마음 편히 가지면서
其餘皆老閑(기여개노한) : 그 나머지 일은 모두 버려두고 살리라.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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