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장강(長江) - 두보(杜甫)
양자강
衆水會涪萬(중수회부만) : 부주와 만주 지역 물길 모이어
瞿塘爭一門(구당쟁일문) : 구당협 한 골짝을 내리 치닫네.
朝宗人共挹(조종인공읍) : 조종 의리 사람들 모두 지키니
盜賊爾誰尊(도적이수존) : 도적 무리 너희를 누가 높이랴.
孤石隱如馬(고석은여마) : 외로운 바위 보니 말이 숨었나
高蘿垂飮猿(고라수음원) : 덩굴 끝의 원숭이 물을 마시네.
歸心異波浪(귀심이파랑) : 고향 향한 마음은 물결 아닌데
何事卽飛翻(하사즉비번) : 어인 일로 이처럼 요동을 치나.
위 시는 두보의 나이 53세 때인 당(唐) 대종(代宗) 영태(永泰) 1년(765)에 운안(雲安)에 머물러 있으면서 쓴 것으로, 세차게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장강을 보고 일부 몰지각한 무리가 권력에 눈이 어두워 살육전을 벌이는 현실과 고향을 떠나 타향을 떠도는 자신의 고독한 처지를 한탄한 것이다.
* 장강(長江) : 양자강의 다른 이름이다.
* 구당협(瞿塘峽) : 물길이 험난하기로 이름난 '삼협(三峽)' 가운데 한 구역이며, '부주(涪州)'와 '만주(萬州)'는 그 주변의 고을 이름이다.
* 조종(朝宗) : 《시경(詩經)》 면수편(沔水篇)의 "넘실넘실 흐르는 저기 저 물들, 하나같이 바다로 향해 가누나[沔彼流水 朝宗于海]"에서 인용한 말로, 중국 천하의 모든 강물이 지형이 낮은 동쪽 바다로 흘러가듯 천하의 모든 제후들이 천자(天子)를 떠받들며 두 마음을 품지 않는다는 뜻이다.
* 도적 무리 : 최간(崔간)을 가리킨다. 이해 윤10월에 검교서산병마사(檢校西山兵馬使)로 있던 최간이 양자강 상류 지역인 촉(蜀)땅에서 검남절도사(劍南節度使) 곽영의(郭英義)를 죽이고 반란을 일으켜 그 일대가 엄청난 혼란에 빠졌는데, 천하의 모든 강물이 바다로 돌아가듯 천하의 모든 사람이 천자를 옹호하는 현실에서 군신간의 도리를 어기고 반란을 일으킨 너희 도적을 어느 누가 존경하겠느냐는 말이다.
처음 4구는 강물을 빌려 시사(時事)를 그린 것으로, 크고 작은 여러 강이 하나로 합쳐져 마치내 바다로 돌아가듯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도리는 영원불변의 법칙인데, 이를 저버리는 해우이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되어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사회적인 교훈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음 4구는 구당협(瞿塘峽)의 물속에서 빠끔히 머리를 드러낸 바위에 눈길이 가자, 고향으로 달려가고픈 생각에 그것이 그만 말처럼 보였고, 강가에 늘어진 등덩굴을 타고 내려와 거기에 매달린 채 흐르는 물로 갈증을 풀고 있는 원숭이에게 눈길이 가자, 자기도 고향에 가면 정겨운 가족과 정담을 나누면서 이별의 쓰라린 가슴을 달콤한 정감의 샘물로 달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감정의 기반 위에 다시 시야를 넓혀 세차게 뒤집히며 제 갈 길로 달려가는 물결을 보고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고조되어, 내 마음은 물결도 아닌데 왜 이처럼 요동치느냐고 스스로 반문함으로써 고향을 향한 격한 감정을 물결에 실어 우회적으로 표현하였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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