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봉선유소부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 두보(杜甫)
봉선현 유소부의 새로 그린 산수화 병풍을 노래하다
堂上不合生楓樹(당상부합생풍수) : 당 위에는 단풍나무가 자라기에 맞지 않아
怪底江山起煙霧(괴저강산기연무) : 괴이하나니, 어떠한 강산이기에 연무가 피어날까.
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그대가 적현도(赤縣圖)를 그렸다는 말 듣고
乘興遣畫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기분을 몰아 창주의 아취를 그리게 하어라.
畫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야 정말로 무수히 많지마는
好手不可遇(호수부가우) : 뛰어난 화가야 만날 수가 없어라.
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심신이 녹아있는 이 그림 대하니
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을 소중히 여김을 알겠어라.
豈但祁岳與鄭虔(개단기악여정건) : 어찌 오직 기악과 정건 같은 화가만 있겠는가!
筆跡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결단) : 필적은 양결단(楊契丹)을 훨씬 뛰어났어라.
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현포의 땅을 그대로 찢어온 것이 아닐까!
無乃瀟湘翻(무내소상번) : 진정 소강과 상강이 뒤집어진 것이 아닐까!
悄然坐我天姥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하게도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히니
耳邊已似聞淸猿(이변이사문청원) : 귓가에는 이미 원숭이의 맑은 소리가 들리어라.
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어젯밤 비바람 소리 사나웠던 일 돌이켜 생각해보니
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바로 포성 땅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아라.
元氣淋漓障猶濕(원기림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가 질펀하니 병풍이 여전히 젖어있는 듯하고
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참된 영혼이 올라가 호소하니 하늘이 응하여 우는 듯하여라.
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의 정자에 봄이 돌아오니 온갖 꽃들이 아득하고
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어부는 저녁 무렵 외로운 배를 밟고 마냥 서있어라.
滄浪水深靑溟濶(창낭수심청명활) : 창랑의 물은 깊고 바다는 광활한데
欹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기운 언덕과 기운 섬들이 추호처럼 가늘어라.
不見湘妃鼓瑟時(부견상비고슬시) : 순임금의 왕비들이 상수에서 거문고 타던 때를 보지 못했으나
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왕비들 눈물 자욱 얼룩 대나무가 강가에 살아있어라.
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후는 마음 씀이 지혜롭고 섬세하여
愛畫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함이 골수에 스미어 있어라.
自有兩兒郎(자유량아낭) : 절로 두 아들을 얻었는데
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도 견줄 사람이 없었어라.
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하여
能添老樹巓崖裏(능첨노수전애리) : 늙은 묏부리와 낭떠러지에 늙은 나무를 더할 수 있었어라.
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안목이 열려서
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상을 그려내었어라
若耶溪(약야계) : 약야계
雲門寺(운문사) : 운문사
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이 유독 어찌하여 진흙더미에 남아있으랴
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푸른 짚신과 베로 짠 양말이 여기서부터 시작하련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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