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박계행(縛鷄行) - 두보(杜甫)
닭을 묶어 내다 팔려고 하기에
小奴縛鷄向市賣(소노박계향시매) : 어린 종이 닭을 잡아 시장에 내다 팔려하니
鷄被縛急相喧爭(계피박급상훤쟁) : 붙들린 닭들이 다급해서 시끄럽게 서로 다투네.
家中厭鷄食蟲蟻(가중염계식충의) : 집에서는 닭들이 개미나 벌레 먹는 것을 싫어하지만
不知鷄賣還遭烹(불지계매환조팽) : 닭이 팔리면 도리어 삶아 먹히게 됨을 모른다.
蟲鷄於人何厚薄(충계어인하후박) : 사람이 벌레와 닭에게 어찌 厚(후)하고 薄(박)함이 있겠는가?
吾叱奴人解其縛(오질노인해기박) : 나는 종놈을 꾸짖어 묶은 것을 풀어주라 했네.
鷄蟲得失無了時(계충득실무료시) : 닭과 벌레의 이해득실 알 수 없어
注目寒江倚山閣(주목한강의산각) : 산 속 누각에 기대어 차가운 강물을 바라본다네.
계충득실(鷄虫得失) - (鷄: 닭 계. 虫: 벌레 충. 得: 얻을 득. 失: 잃을 실)
닭과 벌레의 득실이라는 말로, 중요한 것과는 무관한 작은 득실을 비유함.
두보(杜甫)시 박계행(縛鷄行)에 “종이 닭을 시장에 팔러 가는 것을 보고, 그 까닭을 물으니 "닭이 벌레와 개미를 쪼아 먹는 것이 보기 싫어서입니다." 하였다. 두보가 말하기를 “닭과 벌레는 같은 동물이니 어느 것에는 후하고 어느 것에는 박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니 그 닭을 풀어주라.” 하고 탄식하기를 “닭과 벌레 둘 다 온전할 수는 없다. 벌레를 살리자니 닭이 죽고, 닭을 살리자니 벌레가 죽는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잘못하는 것인가? 잘되고 못됨이 끝날 때가 없겠구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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