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옥화궁(玉華宮) - 두보(杜甫)
옥화궁
溪廻松風長(계회송풍장) : 개울물 굽이쳐 흐르고 솔바람 길게 불어오고
蒼鼠竄古瓦(창서찬고와) : 옛 기와 속으로 털 빠진 놀란 쥐가 숨어든다.
不知何王殿(부지하왕전) : 어느 왕의 궁전인지 알 수 없고
遺構絶壁下(유구절벽하) : 절벽아래에 남아 얽혀있구나.
陰房鬼火靑(음방귀화청) : 어두운 방에는 도깨비불 푸르고
壞道哀湍瀉(괴도애단사) : 무너진 길에는 흘러내는 물소리 애달프구나.
萬籟眞笙竽(만뢰진생우) : 들려오는 소나무 바람소리는 꼭 피리소리 같고
秋色正蕭灑(추색정소쇄) : 가을빛은 쓸쓸하고 물 뿌린 듯 맑도다.
美人爲黃土(미인위황토) : 미인도 죽으면 흙이 되나니
況乃粉黛假(황내분대가) : 하물며 분단장하고 눈썹 그린 거짓 미인이야!
當時侍金輿(당시시금여) : 당시에 모시던 임금의 수레
故物獨石馬(고물독석마) : 고물이 되고 돌로 깎은 말만 남아있구나.
憂來藉草坐(우래자초좌) : 시름에 겨워 무성한 풀밭에 안자서
浩歌淚盈把(호가루영파) : 호탕하게 노래 부르니 눈물이 손바닥을 흘러내린다.
冉冉征途間(염염정도간) : 가고 가는 인생길에
誰是長年者(수시장년자) : 영원히 사는 사람 그 누구이든가?
* 玉華宮(옥화궁) : 당태종의 아궁
* 溪廻 : 계류가 흘러 돌아
* 竄(찬) : 숨는다.
* 蒼鼠 : 털 빠진 늙은 쥐
* 構(구) : 헐어진 건물의 골조
* 壞道 : 문어진 길
* 湍瀉(단사) : 빠르게 쏟아져 흐름
* 萬籟(만뢰) : 자연의 모든 울림소리
* 笙竽(생우) : 피리의 일종
* 蕭灑(소쇄) : 산뜻하고 말쑥함
* 紛黛假(분대가) : 분과 눈썹먹(눈썹과 속눈썹에 바르는 화장품)
* 金輿(금여) : 왕의 수레
* 故物 : 옛 부터의 물건
* 藉草坐 : 풀을 깔고 앉음
* 浩歌 : 소리 내 노래함
* 盈把 : 솥 아귀에 가득함
* 冉冉(염염) : 앞으로 앞으로 나감
* 征途 : 가는 길
두보가 퇴임 후 본가. 부주로 향하던 도중 당태종 때 지어 폐허가 된 옥화궁 터에 들러 역사의 변천과 인생의 무상함을 회상하고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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