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원주학기(袁州學記) - 이백(李白)
원주에 학교를 개축한 과정을 기록하다
皇帝二十有三年(황제이십유삼년) : 인종 황제께서 즉위한 지 23년 되던 해
制詔州縣立學(제조주현립학) : 각 주현에 학교를 세우라는 칙명을 내리셨다.
惟時守令(유시수령) : 이 당시 주현의 태수와 현령 중에는
有哲有愚(유철유우) : 슬기로운 사람도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있었다.
有屈力殫慮(유굴력탄려) : 온갖 힘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여
祗順德意(지순덕의) : 삼가 성덕의 뜻을 따르는 사람도 있었고
有假宮借師(유가궁차사) : 학관의 지위를 형식적으로 지키고 교사의 지위를 명목상으로만 차지하여
苟具文書(구구문서) : 구차히 문서만 갖추는 사람도 있었다.
惑連數城(혹연수성) : 혹은 여러 성에는
亡誦弦聲(망송현성) : 글을 읽는 소리나 거문고를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倡而不和(창이불화) : 천자의 주장에 지방관이 호응하지 않아
敎尼不行(교니불행) : 교육이 정지된 채로 행하여지지 않는 곳도 있었다.
三十有二年(삼십유이년) : 인종 즉위 32 년에
范陽祖君無擇(범양조군무택) : 범양사람 조무택이
知袁州(지원주) : 원두의 자사가 되었다.
始至進諸生(시지진제생) : 처음 부임하자 여러 학생들을 불러들여 보고
知學宮闕狀(지학궁궐상) : 학교가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임을 알았고
大懼人材放失(대구인재방실) : 인재가 방치되어 없어져
儒效闊疏(유효활소) : 유학의 교육이 허술하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無以稱上意旨(무이칭상의지) : 천자의 뜻에 부합되지 못함을 크게 걱정하였다.
通判潁川陣君侁(통판영천진군신) : 통판 벼슬에 있던 영천 사람 진신은
聞而是之(문이시지) : 조무택의 그러한 얘기를 듣고는 그것을 옳게 여기어
議以克合(의이극합) : 그와 함께 의논하니 의견이 하나로 들어맞았다.
相舊夫子廟(상구부자묘) : 이에 옛 공자묘를 보았더니
陿隘不足改爲(협애부족개위) : 너무 좁아서 개축하기에는 부적당 하였으므로
乃營治之東(내영치지동) : 주관아 동쪽에 새로 세우기로 하였다.
厥土燥剛(궐토조강) : 그 곳의 토지는 마르고 굳으며
厥位面陽(궐위면양) : 위치는 남향이고
厥材孔良(궐재공양) : 목재는 매우 좋은 것을 썼다.
瓦甓黝堊丹漆(와벽유악단칠) : 기와 벽돌, 검은 칠, 흰 칠, 붉은 칠, 옻칠이
擧以法故(거이법고) : 모두 옛 법식을 따랐고
殿堂室房廡門(전당실방무문) : 전각의 당과 방들과 행랑채와 문들이
各得其度(각득기도) : 각기 법도에 맞았다.
生師有舍(생사유사) : 학생과 교사가 기거할 숙사가 있게 되고
庖廩有次(포름유차) : 부엌과 쌀 창고도 질서 있게 갖추어지고
百爾器備(백이기비) : 여러 사람들이 기물을 갖추어
幷手偕作(병수해작) : 손을 모아 공사를 하니
工善吏勤(공선리근) : 일꾼들은 일을 잘하고 관리들은 부지런하여
晨夜展力(신야전력) : 새벽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힘써서
越明年成(월명년성) : 이듬 해 낙성을 보게 되었다.
舍菜且有日(사채차유일) : 이에 옛 사채의 예를 지낼 날짜도 받아놓았다.
旴江李覯諗于衆曰(우강이구심우중왈) : 우강 사람인 나 이구는 여러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고하는 바이다.
惟四代之學(유사대지학) : “우, 하, 은, 주시대의 학교 교육은
考諸經可見已(고제경가견이) : 여러 경전을 통해 고찰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秦以山西(진이산서) : 진은 산서지방을 근거로 하여
鏖六國(오육국) : 한, 위, 연, 조, 제, 초의 6국을 멸망시키고
欲帝萬世(욕제만세) : 만세까지 황제가 되고자 했다.
劉氏一呼(유씨일호) : 그러나, 유방이 한 바탕 소리치자
而關門不守(이관문불수) : 진군은 함곡의 관문도 지키지 못하여
武夫健將(무부건장) : 진나라 무사와 용장들은
賣降恐後(매강공후) : 앞을 다투어 행여 남에게 뒤질세라 항복하고 말았으니
何耶(하야) : 왜 그랬던가!
詩書之道廢(시서지도폐) : 그것은 시경과 서경의 바른 도리가 끊어지고
人唯見利而不聞義焉耳(인유견리이불문의언이) : 사람들은 오로지 이익만 보고 의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인 것이다.
孝武乘豊富(효무승풍부) : 한 나라 무제는 전대의 풍부한 재력을 이용하고
世祖出戎行(세조출융행) : 후한 광무제는 전쟁을 통하여 제위에 오르셨는데
皆孶孶學術(개자자학술) : 두 분 모두 학술에 힘쓰셨다.
俗化之厚(속화지후) : 풍속과 교화가 돈후하여져서
延于靈獻(연우령헌) : 후한말의 영제와 헌제에까지 그것이 이어졌다.
草茅危言者(초모위언자) : 초야에 묻혀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 중에도
折首而不悔(절수이불회) : 올바른 말을 서첨치 않아 그 일로 목이 잘리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이가 있었다.
功烈震主者(공렬진주자) : 또 공훈이 군주를 진동시킬 만한 실력자들도
聞命而釋兵(문명이석병) : 군명을 들으면 군사를 풀고 복종했다.
群雄相視(군웅상시) : 많은 영웅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며
不敢去臣位(불감거신위) : 감히 신하의 지위를 떠나지 못하는 일이
尙數十年(상수십년) : 수 십 년을 두고 계속되었다.
敎道之結人心如此(교도지결인심여차) : 교화의 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맺어 놓았기 때문에 그러하였던 것이다
今代遭聖神(금대조성신) : 지금의 시대는 성스럽고 신령스런 천자를 만났고
爾袁得賢君(이원득현군) : 또 그대 원주는 현명한 군자인 조무택을 얻었다.
俾爾由庠序(비이유상서) : 이분들은 그대들에게 이 학교로부터
踐古人之迹(천고인지적) : 옛 성인들의 발자취를 배우게 할 것이다.
天下治則譚禮樂以陶吾民(천하치칙담예악이도오민) : 천하가 잘 다스려질 때에는 예와 악을 담론하여 우리 원주의 백성을 훈도하고
一有不幸(일유불행) : 또 국가에 일단 불행한 일이라도 닥치면
尤當仗大節(우당장대절) : 더욱이 큰 절의에 따라
爲臣死忠(위신사충) : 신하로서 죽음으로 충성하고
爲子死孝(위자사효) : 자식으로서는 죽음으로 효도를 하여야 한다.
使人有所賴(사인유소뢰) : 이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의지할 것이 있고
且有所法(차유소법) : 또 본받을 것이 있게 되어야 한다.
是惟朝家敎學之意(시유조가교학지의) : 이것이 바로 조정이 백성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뜻이라 할 것이다.
若其弄筆墨(약기롱필묵) : 만약 붓과 먹을 놀려
以徼利達而已(이요이달이이) : 이익과 영달을 구하려는 것뿐이라면
豈徒二三子之羞(기도이삼자지수) : 어찌 그대들 몇 사람의 수치이겠는가.
抑亦爲國者之憂(억역위국자지우) : 그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걱정스러운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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