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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仙 李白 詩

증숭산초련사(贈嵩山焦煉師) - 이백(李白)

by 산산바다 2020. 11. 8.

산과바다

소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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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숭산초련사(贈嵩山焦煉師) - 이백(李白)

              숭산의 초련사에게 주다

 

序文

嵩丘有神人焦煉師者, 不知何許婦人也. 又云生於齊梁時, 其年貌可稱五六十. (숭구유신인초련사자, 부지하허부인야. 우운생어제량시, 기년모가칭오육십)

숭산에 초련사란 도사가 있는데 어디서 온 여인인지 알 수 없다.

들리는 말로는 남조의 제양 때 태어났다고 하는데 나이와 생김새는 쉰이나 예순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常胎息絶穀, 居少室廬, 遊行若飛, 倏忽萬里. (상태식절곡, 거소실려, 유행약비, 숙홀만리)

언제나 복식호흡을 하고 곡식도 입에 대지 않는데

소실산의 움막에서 지내며 나다닐 때는 날아가듯 순식간에 만리를 간다고 했다.

世或傳其入東海, 登蓬萊, 竟莫能測其往也. (세혹전기입동해, 등봉래, 경막능측기왕야)

사람들이 그녀가 동해로 가서 봉래산에 올랐다고 하는데

끝내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余訪道少室, 盡登三十六峰, 聞風有寄, 灑翰遙贈. (여방도소실, 진등삼십육봉, 문풍유기, 쇄한요증)

내가 그를 만나기 위해 소실산으로 가서 서른여섯 봉우리를 모두 올랐는데

(끝내 도사를 만나지 못한 채) 바람이 전해줄 것이라는 소문만 듣고

멀리 있는 도사에게 보내려고 붓을 들었다.

嵩山

​          증숭산초련사(贈嵩山焦煉師) - 이백(李白)

          숭산의 초련사에게 주다

 

二室凌靑天(이실능청천) : 태실산과 소실산이 하늘 높이 솟아 있고

三花含紫烟(삼화함자연) : 삼화수 꽃들이 자줏빛 연무에 쌓여 있는데

中有蓬海客(중유봉해객) : 그 안에 사는 봉래산의 선객께서는

宛疑麻姑仙(완의마고선) : 생긴 모습이 마고선녀를 닮았다 하네.

道在喧莫染(도재훤막염) : 마음 속 크나큰 도 세상 때가 묻지 않아

迹高想已綿(적고상이면) : 크고 높은 뜻과 생각 끊임없이 펼쳐내는데

時餐金鵝蕊(시찬금아예) : 배고프면 계수나무 꽃술을 먹고

屢讀靑苔篇(누독청태편) : 한가할 때는 이끼 위에 쓴 경전을 읽네.

八極恣游憩(팔극자유게) : 우주의 끝까지 마음껏 유람을 하고

九垓長周旋(구해장주선) : 하늘에 있는 궁전들을 돌아다니며

下瓢酌潁水(하표작영수) : 영수의 물을 바가지로 떠서 마셔버리고

舞鶴來伊川(무학래이천) : 춤추는 학을 타고 이천으로 온다네.

還歸空山上(환귀공산상) : 저녁이 되어서야 빈 산으로 돌아가서

獨拂秋霞眠(독불추하면) : 가을 노을 덮고서 홀로 잠을 자는데

蘿月挂朝鏡(나월괘조경) : 아침에 보는 동경(銅鏡)에는 등나무 사이로 달 떠 있고

松風鳴夜弦(송풍명야현) : 밤이면 솔숲 바람 금을 타는 소리를 내지

潛光隱嵩岳(잠광은숭악) : 세상 떠나 숭산에 숨어 지내며

煉魄棲雲幄(연백서운악) : 구름 속에 집을 짓고 단약을 만드는데

霓裳何飄颻(예상하표요) : 가벼운 옷자락은 바람에 휘날리고

鳳吹轉綿邈(봉취전면막) : 듣기 좋은 음악은 끊임없이 흐른다네.

願同西王母(원동서왕모) : 바라건대 서왕모를 닮은 그대여

下顧東方朔(하고동방삭) : (인간세계로 유배 온) 동방삭 굽어보소서.

紫書倘可傳(자서당가전) : 혹시라도 그대의 서찰을 받아볼 수 있다면

銘骨誓相學(명골서상학) : 뼛속 깊이 새겨서 그대의 선도(仙道)를 배워보려오.

 

東方朔

* 嵩丘(숭구) : 숭산(嵩山)을 가리킨다.

* 煉師(연사) : 도사(道士)를 가리킨다.

* 何許(하허) : 언제; 어디. 어떻게.

* 齊梁(제량) : 남북조시대 때 남조에 속한 두 왕조 제와 양을 가리킨다.

* 年貌(연모) : 나이와 생김새를 가리킨다.

* 胎息(태식) : 입이나 코를 사용하지 않고 단전丹田을 기의 본원本源으로 삼아 태중의 아이처럼 호흡하는 것을 가리킨다.

* 絶穀(절곡) : 곡식을 끊는 것을 가리킨다.

* 少室(소실) : 숭산嵩山의 명승지 소실산少室山을 가리킨다. 태실산太室山을 마주하고 있으며 36봉이 있다.

* 倏忽(숙홀) : 너무 빨라서 잡을 수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 여씨춘추呂氏春秋결승決勝에서 倏忽往來, 而莫知其方(오가는 게 너무 빨라서 그 방향을 알 수가 없다).’이라고 했다.

* 蓬萊(봉래) :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蓬萊山)을 가리킨다. 선경(仙境)을 가리킨다.

* 聞風(문풍) : 소식을 알아보다. 전언을 듣다.

* 灑翰(쇄한) : 붓을 휘두르다. 붓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다.

* 二室(이실) : 중악中岳인 숭산嵩山의 태실산太室山과 소실산少室山을 가리킨다. 왕유王維戱贈張五弟諲이란 시에서 閉門二室下, 隱居十年餘(태실산과 소실산 밑에서 문 닫아걸고 / 십 년 넘게 세상 피해 숨어 살았네)’라고 읊었다.

* 三花(삼화) : 삼화수(三花樹)의 약칭이다. 한 해 동안 세 차례나 꽃이 피어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패다수(貝多樹) 또는 다라수(多羅樹)라고도 하는 야자과의 상록 교목으로 종이가 발명되기 전 그 잎에 문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백은 鳴皋歌奉錢叢翁淸歸五崖山居란 시에서도 去時應過嵩少間, 相思爲折三花樹(가실 때 응당 숭산의 소실봉에 들를 터 / 생각나거든 다라수 가지나 꺾어 보내주시오)’라고 읊었다.

* 麻姑(마고) : 전설에 나오는 선녀(仙女)의 이름. 한환제(漢桓帝) 때에 고여산(姑餘山)에서 수도했는데, 길고 새 발톱처럼 생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어 주면 한없이 유쾌(愉快)했다 전한다.

* 金鵝蕊(금아예) : 계화(桂花), 즉 계수나무의 꽃을 가리킨다.

* 九垓(구해) : 중앙과 팔극(八極), 즉 여덟 방향의 끝을 가리킨다. 하늘을 가리키기도 한다.

* 周旋(주선) : 운전(運轉)하다. 운행하다. 교왕(交往)하다.

* 伊川(이천) : 지명. 이수(伊水)가 흘러가는 이하(伊河) 유역, 즉 하남(河南)의 숭현(嵩縣)과 이천현(伊川縣) 주변을 가리킨다.

* 蘿月(나월) : 등나무 덩굴 사이로 떠오른 달을 가리킨다.

* 潛光(잠광) : 은거(隱居)를 가리킨다.

* 煉魄(연백) : 도가(道家)에서 하는 수련을 가리킨다. ‘련백(鍊魄)’으로도 쓴다.

* 棲雲(서운) : 높은 지역에 사는 것을 가리킨다. 은둔(隱遁)을 가리킨다.

* 霓裳(예상) : 신선이 입는 옷을 가리킨다. 구름을 가리킨다. 춤을 출 때 입는 가벼운 옷을 가리킨다. 무녀(舞女)를 가리키기도 한다. ‘로 쓴 자료도 있다.

* 飄颻(표요) : 휘날리는 모양을 가리킨다.

* 綿邈(면막) : 멀다. 오래다. 품은 뜻이 깊고 심원한 것을 가리킨다.

* 西王母(서왕모) : 전설에 나오는 선녀로 장생불로를 상징한다. 산해경(山海經)서산경(西山經)에서 西王母其狀如人, 豹尾虎齒而善嘯(서왕모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표범의 꼬리에 호랑이 이빨을 갖고 있고 휘파람을 잘 분다).’라고 했다.

* 下顧(하고) : 하시(下視)하다. 손님이 찾아오는 것에 대한 경칭으로도 쓴다.

* 東方朔(동방삭) : 한무제 때의 문학가로 해학을 즐기고 언사가 민첩하며 유머와 지혜가 많았다. 한무제 앞에서 담소를 나누며 즐겼으나 정치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고, 한무제도 그를 배우처럼 대했다.

* 紫書(자서) : 도경(道經)을 가리킨다.

* 儻(당) : 혹시. 만약에.

* 銘骨(명골) : 뼈에 새겨 잊지 않다. 이백李白古風이란 시에서도 銘骨傳其語, 竦身已電滅(골수에 새겨지게 말씀을 전한 뒤에 / 몸을 움츠려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네)’이라고 읊었다.

 

* 이 시에 나오는 초련사(焦煉師)는 당시 저명한 여도사(女道士) 이기(李頎), 왕창령(王昌齡), 전기(錢起) 같은 이들도 그녀에게 시를 써서 보냈을 정도였다.

이백도 그녀를 만나기 위해 소실산(少室山)36개 봉우리를 모두 올랐다고 하는데 그녀를 만나지도 못하고 바랐던 선약도 얻지 못한 아쉬움이 얼마나 컸으면 이런 시를 지어 남겼을까 싶다.

* 도사를 만나 단약을 얻겠다고 생각한 것이 허망하다 싶기도 했지만 서른여섯 봉우리를 모두 올랐다는 대목을 읽을 때는 계산만 빠른 영악한 사람이었다면 시도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호협(豪俠)의 기질을 가진 이백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숭산에 초련사(焦煉師 - 초씨 성을 가진 도인)란 도사가 있는데 어디서 온 부인인지 알 수 없다. 또 남조 제()() 시기에 태어났다고 하는데 나이와 외모는 오륙십 세쯤 되어 보인다. 늘 태식(胎息)을 하고 곡식도 끊었다. 소실산 움막에 사는데 다닐 때는 날아가듯 순식간에 만 리를 간다. 세간에 그녀가 동해로 들어가 봉래산에 올랐다고 하는데 끝내 간 곳을 모른다. 내가 소실산에서 도를 구하고자 서른여섯 봉우리를 모두 올랐지만 그녀의 소문만 듣고 부치려는 뜻이 있어 붓을 들어 시를 짓고는 멀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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